건강

'자연산 항암제' 콩의 모든 것

道雨 2010. 5. 25. 15:40

 

        '자연산 항암제' 콩의 모든 것

- 유방암·전립선암 이어 최근 위암 예방 효과 입증
- 콩 속 단백질 '제니스틴' 성분 여성호르몬 보충도
- 된장으로 섭취 땐 비만 억제·치매 예방에도 효과


[아시아경제 강경훈 기자]

 

 '밭에서 나는 쇠고기',

'식물성 단백질의 보고'.

바로 콩이다.

콩이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등 호르몬 관련 암에 좋다는 연구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특히 위암을 줄여준다는 결과가 발표돼 또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유근영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예방의학교실)가 진행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콩을 소화시키면서 생기는 물질의 혈중 농도가 가장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에 비해 위암 발병 위험이 50%나 낮았다. 특히 '다이제인' 농도가 높은 사람은 위암 위험이 80%나 줄었다.

유 교수는 "위암의 위험인자인 '염분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고려한다고 해도, 콩단백질(이소플라본) 농도가 높은 사람들의 위암 위험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콩이 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단백질이라고 다 같은 단백질 아니다!
미국 건강잡지 '헬스(Health)'지가 2007년 선정한 세계 5대 건강식품에는 일본 낫토와 인도 렌틸콩 등 콩 음식 2가지가 포함됐다. 지난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매일 일정량을 먹으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슈퍼푸드(Super Food)'에도 콩이 포함됐다.

콩은 조금 특이한 식물이다. 탄수화물이 많은 곡류와 무기질, 비타민이 많은 엽채류와는 확연히 다르다. 콩을 콩답게 만드는 것은 바로 단백질이다. 단백질을 동물의 살이 아닌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바로 콩이다.

콩단백질은 동물성 단백질과도 다르다. 동물성은 뼈에서 칼슘을 빼내는 작용을 하는 반면, 콩단백질은 빠져나가는 칼슘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콩 속 '제니스틴'이라는 성분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을 활성화시키는데, 에스트로겐이 활성화되면 장에서 칼슘의 흡수가 늘어나 뼈에 더 많은 칼슘을 공급하게 한다. 특히 폐경으로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진 여성들이 콩을 먹으면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는 콩을 주로 먹는 아시아권에서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발병율이 서구보다 10∼25%정도 낮은 것을 설명해 줄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 콩이 암을 일으킨다고??
콩이 화려한 조명만 받은 것은 아니다. 때론 억울한 누명을 쓰기도 했다. 유방암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암환자들은 먹어선 안 된다는 논란이다. 이는 호주암협회의 권고문을 확대 해석해 생겼던 해프닝이다.

2007년 호주암협회는 "유방암 환자에게 자연 상태의 콩은 괜찮지만 이소플라본 보조제는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이것이 "콩 성분인 이소플라본이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다"로 왜곡됐던 것. 오히려 이소플라본이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대신 붙어, 암세포가 자라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대세다.

이금주 팀장(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영양건강관리센터)은 "서양인들은 콩을 많이 먹지 않기 때문에, 이소플라본 성분만 농축해 보조제로 먹는 것의 효과가 불분명하다는 의미"라며 "반면 동양인들은 이소플라본 보조제를 따로 챙겨먹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콩의 유방암 예방효과는 어쩌면 어릴 때부터 꾸준히 콩을 섭취해야 누릴 수 있는 동양인만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유방암 위험이 높아지는 폐경기 때 부랴부랴 콩을 먹는 것 보다 오랫동안 콩을 먹은 사람들이 더 효과가 좋은 것은 당연한 이치다.

 
 
▲ 세월의 맛…묵히면 강해진다
메주로 만든 된장이 암세포의 DNA합성이나 성장에 관여해 암을 예방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된장의 역할이 여기서 그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들어 된장의 여러 새로운 효과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된장이 숙성되면서 생기는 '제니스테인' 성분을 고열량 먹이와 함께 먹은 쥐들이, 일반 사료를 먹은 녀석들보다 몸무게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박건영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제니스틴 성분이 된장으로 숙성되며 당분이 빠지면서 제니스테인이라는 물질로 바뀌게 된다"며 "이 물질이 비만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해석했다.

숙성된 된장에는 이외에도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신경세포의 염증반응을 줄이는 물질도 들어있다. 된장이 치매 예방에 어느 정도 효과적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신경전달물질의 원료인 레시틴은 기억력 및 집중력을 키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어린이나 수험생 두뇌활동에도 도움을 준다.

▲ 콩, 언제나 좋을까
콩물을 끓여 두부를 만들 때 하얀 거품이 끼는데, 이는 사포닌이라는 강력한 항암물질이다. 반면 사포닌은 요오드를 배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다시마를 통해 어느 정도 보충해 줘야 한다.

치즈 같이 칼슘이 많이 든 음식도 주의해야 한다.
콩에는 피틴이라는 지방을 억제하는 물질이 있는데, 철분이나 아연 같은 무기질이 몸에 흡수되지 못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빈혈이 있는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강경훈 기자 kwka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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