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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송사와 서암정사 (2010. 5. 30)

道雨 2010. 6. 3. 19:35

 

 

 

 

                                벽송사와 서암정사 (2010. 5. 30)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 의평마을에 있는 '풍경소리' 민박에서 가까운 곳에 벽송사와 서암정사가 있다.

 

지리산 칠선계곡 주등산로로 부터 약간 비껴진, 깊은 산간에 자리잡고 있는 벽송사는, 신라 말기 또는 고려 초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조선 중종 15년(1520)에 벽송 지엄대사가 중창하여 벽송사라 하였다.

 

한국전쟁 때 인민군의 야전병원으로 이용된 적이 있으며, 이때 불에 타 소실된 이후 다시 중건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판소리 여섯마당 중 외설적인 것으로 유명한 <변강쇠가>의 무대가 곧 벽송사이며, 벽송사 입구에 있는 나무 장승은 풍부한 표정과 함께 빼어난 조각솜씨를 자랑한다.

 

벽송사 인근에는 근래에 지어진 서암정사가 있는데, 암벽과 석굴의 돌벽면에 새겨진 많은 불상 조각으로 이색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 벽송사 가는 길 옆에 신축 중인 너와지붕의 황토집. 

 

 

* 벽송사 나무장승. 

원래는 벽송사 진입로의 길가 양 옆에 있었으나 지금은 벽송사 절 입구의 한쪽켠에 보호각을 세워 그 안에 옮겨놓았으며, 이 장승들이 원래 있던 자리에는 새 장승을 조각하여 세워놓았다.

 

 

* 풍부한 표정으로 민중미학의 본질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빼어난 장승 가운데 하나이며, 순천 선암사 앞에 있었던 나무장승과 쌍벽을 이룰 만큼 조각솜씨도 뛰어나다. 

왼쪽의 것이 여장승으로 '금호장군(禁護將軍)'이라 새겨져 있고, 오른쪽의 것은 남장승으로 '호법대장군(護法大將軍)'이라 음각되어 있다.

여장승은 1969년 산불이 났을 때 머리가 타버려 숯이 되었고, 코도 떨어져 나갔다고 한다.

두 장승에 새겨진 명문으로 미루어 사찰 입구에 세워져 사천왕이나 인왕의 역할을 대신하여 잡귀의 출입을 막는 수문장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 변강쇠와 옹녀의 설화가 얽힌 벽송사 나무장승을 뒤에 두고 기념사진을...

** 판소리 여섯마당 중 외설적인 것으로 알려져온 <변강쇠가>가 벽송사 일대를 그 무대로 삼고 있다.

벽송사 부근에 사는 변강쇠와 옹녀는 성력(性力)을 타고났으나, "어려서 못 배운 글 지금 공부할 수 없고, 손재주가 없으니 장인질 할 수 없고, 밑천 한푼 없으니 장사질 할 수 있나, 밤낮으로 하는 것이 그 짓뿐"인 비참한 가난뱅이였다.

그러던 변강쇠는 "그 중에 할 일이 없으니 오늘부터 지게 지고 나무나 하여 옵소" 하고는 나무를 하러 갔다가, 힘이 들어 낮잠이나 자면서 보낸 끝에, 궁여지책으로 애 안쓰고 나무하는 방법, 곧 길가에 세워져 있는 장승을 뽑아다가 태연히 땔감으로 써 버리고 만다. 

이에 팔도 장승들이 통문을 돌리는 등 수단껏 모여 회의 끝에 변강쇠를 혼내준다는 내용이다.

 

 

 

 

* 단청이 쇠락하여 이 절에서 유일하게 고색창연한 느낌을 갖게 하는 범종루. 그런데 종이 좀 작고 너무 높이 매달려 있는 듯한 느낌이네...

 

 

* 벽송사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보이는 것이 바로 이 소나무(美人松)이다.

 

 

* 보광전과 원통전 너머로 보이는 미인송과 도인송.

앞에 보이는 보광전 건물은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지붕선이 무척 아름답게 보인다.  

 

 

* 다른 하나의 소나무는 가지도 부러져 없어지고, 기둥도 쓰러질 듯 하여 받침을 설치해 둔 것이 안쓰럽게 느껴진다.

 

 

* 징검다리 모양으로 검은 돌을 다듬어 밟고 다닐 수 있도록 해놓았다. 

 

 

* 돌 하나하나 세심하게 정으로 쪼아 다듬어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배려한 공덕과 정성이 지극하고도 고맙다. 

 

 

* 징검다리의 돌판은 무척 자연스러운데 비해, 왼쪽의 석축과 계단은 너무나 인공적이고 단조로우면서 날카로운 느낌을 주고 있어 대비가 된다. 

 

 

* 절 옆으로난 숲길을 따라 올라가면 부도와 작은 삼층석탑이 있다.

 

 

* 본래의 금당 자리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 앞에 작은 삼층석탑과 석등의 받침으로 추정되는 석물이 있다.

이 석탑은 신라말이나 고려 초기의 것으로 추정되는데, 보물 제474호로 지정되어 있다.

 

 

* 미인송을 배경으로 한 컷...선글라스가 잘 어울리는군...

 

 

 

 

 

** 내려오는 길에 이색적인 서암정사를 구경하는 것도 좋겠죠... 

서암정사는 석굴암과 같은 일종의 석굴사원이다. 그러나 석굴암은 완전히 인공적인 석굴이지만, 서암정사의 석굴법당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석굴에 부분적으로 인공을 가하였으며, 석굴암처럼 내부는 온갖 조각을 새겨놓아 무척이나 이색적으로 느껴지는 곳이다.

 

 

* 입구가 여러 개로 되어있으나 안에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석굴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 석굴법당에 이르기 전 암벽에 새겨진 사천왕상. 사천왕은 동서남북 사방을 지키는 신장들이죠...

 

 

* 올라가거나 내려오는 길(길이 두 갈래이다)에 볼 수 있다. 사천왕상 조각. 

 

 

* 사천왕상 중에는 손에 탑을 들고 있는 상도 있는데, 암벽 위에 실제로 쌓은 탑이 보인다. 

 

 

 * 아미타부처님과 관세음보살(왼쪽), 지장보살(오른쪽).

 

** 지장보살에 대한 얘기 들으셨죠? 땅 지(地)에 감출 장(藏)을 쓰는 데 얽힌 어린 소녀의 설화... 

 

지옥에 떨어진 부모를 구원하기 위해, 부모가 남긴 전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길을 가다가는 급기야 자기가 입은 옷 마저 헐벗은 사람에게 벗어준 소녀... 

자기의 벗은 몸이 부끄러워 땅을 파고 벗은 몸을 감추고자 했다는 소녀가 바로 지장보살의 전신(前身 : 전생의 모습)이라고 하더이다...

그리하여 보살이름이 지장보살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지장보살은 지옥에 떨어진 모든 중생을 구원할 때까지 성불하지 않겠다는 서원을 세운 보살이라서, 절의 명부전(또는 지장전, 시왕전)은 주불(중심이 되는 부처님이나 보살)이 지장보살이라고 합니다.

 

 

 

* 풍경소리에서 벽송사 올라가는 길에서 보면 토종벌들을 키우는 벌통들이 보인다. 

 

 

 

 

*** 의평마을에서 산고개를 넘으면 남원시 산내면, 인월면, 운봉읍에 이르게 된다. 신라 말기 9산선문 중의 하나로 유명한 실상사(백장암 포함)가 있고, 고려말 이성계가 왜구를 크게 물리친 것을 기념하여 세운 황산대첩비가 있다. 

황산대첩비가 있는 인근마을은 판소리 동편제의 본향이기도 하다. 

 

경남(함양군 마천면)에서 전북(남원시 산내면)으로 道는 달리하지만, 실제 거리는 얼마되지 않는 매우 가까운 곳이다.

 

자, 그럼 전라도로 넘어가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