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관련

러시아 천안함 조사결과 밝히면 MB정권에 큰 타격될 것

道雨 2010. 9. 1. 15:50

 

 

 

   “러시아 천안함 조사결과 밝히면 MB정권에 큰 타격될 것”
- 그레그 전 대사 <뉴욕타임스> 기고서 ‘러시아 친구’ 발언 인용
- “북 소행이라는 한국 주장에 모든 국제사회가 동의하는건 아냐”
 
»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
 
 
러시아가 천안함 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않는 이유는, 조사 결과를 밝히면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이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증언이 나왔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국 대사는, 1일 천안함 침몰 사건과 관련한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러시아 친구’를 인용해 이렇게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는 또 카터 전 미 대통령의 방북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를 통해 북한과 미국 두 나라의 적대적인 현재 관계에 변화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의 반응 살피기’(http://www.nytimes.com/2010/09/01/opinion/01iht-edgregg.html)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러시아가 천안함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러시아의 조사 결과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큰 정치적 타격을 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해 천안함 침몰 관련 증거물을 검토한 러시아 정부가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믿을 만한 러시아 친구에게 물은 결과, 이런 답변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그런 질문을 한 배경에 대해 “천안함과 관련해 추가 대북제재 등 한국과 미국의 강경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문제는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한국의 주장에 모든 국제사회 성원들이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꼽았다.

 

 

 

해군 전문가로 구성된 러시아 조사단은 지난 6월 초 한국을 방문해 자체 조사를 벌인 뒤,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어뢰 공격이 아닌 기뢰 폭발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폭발에 앞서 배가 좌초한 흔적이 있으며 스크루에 엉킨 어망에 걸려 올라온 기뢰가 폭발의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7월27일 이런 내용의 러시아 조사단 보고서(국문 번역 요약본)를 단독 입수해 보도한 바 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천안함 침몰 사건이 한국과 미국의 강경한 대북제재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도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5월26일 한국의 천안함이 서해에서 발생한 불가사의한 상황에서 폭발해 침몰했다”며, “한국 조사단이 북한이 발사한 어뢰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고, 미국도 이에 동의하면서 대북 제재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고위 외교관을 인용해 “이명박 정부는 북한으로 통하는 모든 다리를 불태워버렸다. 그리고 출구전략 없는 강경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현재의 남북관계는 전통적인 치킨게임을 닮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군사훈련이나 경제적 제재, 비난이 김정일 체제의 붕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핵무장한 북한을 달갑게 여기진 않지만, 그보다는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더욱 우려한다는 것이다. 그는 “평양에 대한 최근의 가중되는 압력은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성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증거로 최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을 꼽았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런 상황에서 곰즈 석방 문제로 방북했던 카터 전 대통령이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적대정책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에서 천안함 문제를 논의했는진 알 수 없지만, 그는 김일성 주석과 우호적이고 유용한 대화를 한 전직 대통령으로 존경받고 있다”며, “카터 전 대통령이 북한 지도부로부터 천안함과 관련한 그들의 주장을 들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카터 전 대통령이 곰즈 이상의 것을 북한에서 가져올 수 있다”며, 그의 방북이 평양이 고려할 수 있는 대화의 형식을 찾는 데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그레그 “통킹만 사건 연상…합조단 보고서 전부 공개해야”
<한겨레> 인터뷰서 “러시아의 천안함 조사 활동 한국이 방해”
“당시 정황으로 볼 때 북한이 공격했다는 건 이해안돼”
 
»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기고를 통해 한국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던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대사(현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가 2일(현지시각), 한국 정부가 러시아 조사단의 조사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이날 <한겨레>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상세히 밝혀 모든 의문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지난 1일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기고에서 “러시아 조사단은 천안함 침몰 이유가 어뢰 공격이 아닌, 기뢰 폭발에 의한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말한 바 있다.
 
다음은 그레그 전 대사와의 일문일답.

 

-러시아 조사단이 그런 결론을 내린 근거는?

 “러시아 조사단의 결론은 잠정적인 것이다. 그들은 합조단의 조사 결과에 접근하지 못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 가상실험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러시아 조사단의 결론은 불확실한 것 아닌가? 그럼에도 어뢰가 아닌, 기뢰라는 판단은 어떻게 나왔나?

 “(합조단 발표에 따르면) 천안함은 어뢰 발사로 인해 발생한 버블제트에 의해 단번에 두동강 나 침몰했다. 북한 사정을 잘 아는 러시아는, 북한이 이런 수준의 고성능 무기 제작능력이 없고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고 판단했다.”

 

 - 러시아 조사단은 조사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도움을 못 받았나?

 “러시아는 자신들이 원했던 자료에 접근할 수 없었고, 실험도 허용되지 않아 조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중국 조사단이 한국에 안 간 것도 이 때문이다.”

 -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이 천안함 조사를 않는 이유에 대해 비공식적 자리에서 ‘중국이 진실을 아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번 주에 2명의 중국 고위급 관계자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러시아 쪽에서 한국에 가더라도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으니 조사팀을 서울에 보낼 필요도 없다는 충고를 들었다’고. 중국은 조언을 따랐다.”

 

 - 당신도 천안함 침몰 원인이 북한 공격이 아닌 사고라고 생각하나?

 “모른다. 다만 당시 정황을 볼 때, 북한은 3차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고, 미국과는 북-미 대화를 추진중이었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씨의 평양 방문을 초청한 상태였다. 그 상황에서 천안함 침몰로 모든 상황을 스스로 뒤엎는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합조단 보고서를 신뢰하지 않나?

 “한국 정부는 보고서 내용을 완전히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객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내가 두려워하는 건 (한국 정부가) ‘합조단 보고서는 기밀이다. 우리는 이를 말할 수 없다’는 방식으로 자신을 방어하는 것이다. 그 경우, 진실은 우리를 교묘히 피한다.

 

베트남전 원인이 됐던 1964년 통킹만 사건을 연상시킨다. 한국 정부는 합조단 보고서의 모든 내용을 모두에게 공개해 천안함 침몰 원인을 누구나 정확히 알도록 해야한다.”

(통킹만 사건은 통킹만에서 작전수행중이던 미 구축함이 북베트남으로부터 어뢰공격을 당했다는 주장으로, 미국의 베트남전 개입 계기가 됐다. 이후 베트남전 개입을 위한 미국의 조작극이었음이 밝혀졌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관련영상] “천안함 러시아 보고서, MB에 타격줄 수 있어”

 

 

‘지한파’ 도널드 그레그는 누구?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 대사는 미국 내의 대표적 지한파 인물이다.

1951년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레그 전 대사는 1973-1975년 CIA 한국지부 총책임자로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후 1989-1993년 주한 미 대사관 대사로 한국과 다시 인연을 맺기까지 미국 국가안보회의 위원(1979~1981)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안보담당 보좌관(1982-1988년)으로 계속 정보와 안보 부문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레그 전 대사는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레그 전 대사가 CIA 한국지부장으로 재임한 첫해인 1973년 8월8일 김 전 대통령이 일본 도쿄에서 납치되면서 구명작업에 깊숙이 개입한 것이 계기였다.

당시 그레그 지부장은 김대중 납치사건이 한국 중앙정보부에 의해 일어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당시 하비브 주한 미대사와 함께 사태 해결에 힘썼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납치 13일 만에 생환할 수 있었던 것은, 일본 정부의 노력과 함께 그레그 전 지부장의 노력이 큰 구실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레그 전 대사는 또 1980년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뒤 김 전 대통령에게 사형선고가 내려졌을 때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특사로 한국에 급파돼 김대중 구명운동을 벌였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이 7일 저녁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 6주년을 기념하는‘한반도 평화의 밤’행사에서 도널드 그레그 미국 소사이어티 회장으로부터 밴 프리트상을 받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 2006.12.7

도널드 그레그 전 대사는 주한 미 대사직을 마치고 미국에 돌아간 뒤는 뉴욕 맨해튼에서 코리아 소사이어티를 구성한 뒤 한국과 미국의 가교 구실을 해오고 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뉴욕에서 한국을 소개할 수 있는 각종 강연회나 전시회 등을 개최함으로써 미국 내에 한국을 알리는 데 큰 구실을 해오고 있다. 초기 회장으로서 직접 활동을 해왔던 그는 현재는 이사장으로서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업무를 전반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이렇듯 그레그 전 대사는 지한파이면서도 공화당의 핵심 요직을 지냈고, 한국 관련 정보활동에 정통한 인물이다. 이런 비중을 가진 도널드 그레그가 천안함과 관련해 잇따라 발언하고 있는 데 대해 그 의미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더욱이 그의 “러시아가 조사 보고서를 밝히지 않는 이유는, 이를 공개하면 이명박 정부에 큰 타격이 되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그의 기고문이 뉴욕임스에 실린 것 등을 고려할 때, 미국 내에서 천안함을 한국 정부와는 다른 시각으로 재검토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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