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기성 언론과 자칭 ‘진보’, 네 눈의 들보를 먼저 보라

道雨 2011. 12. 1. 19:12

 

 

 

기성 언론과 자칭 ‘진보’,  네 눈의 들보를 먼저 보라

쫄아 있는 두 집단에 대한 단상

 

(서프라이즈 / Bud White / 2011-12-01)


 

 

‘나는 꼼수다’가 여의도에서 크게 공연을 열었다. 그 수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으나 -별의별 논란들을 다 봤지만 어떤 공연 참가자가 1만 6천이네 3만이네 5만이네 10만이네를 두고 격론을 벌이는 것은 참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다. 촛불 때 그랬었던 이후로 말이다.- 아무튼 많이 모인 것은 인정해야 할 듯하다. 참 많이들 모였고 참가자들은 상당히 좋았던 모양이다. 일부 찌라시와 인터뷰 한 사람들은 ‘욕설이 많다’ ‘과도하게 정치화되었다’라는 푸념도 한 모양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나꼼수가 절대화되고 있고 마치 우리 사회를 바꾸는 양 행동 한다는 불만도 내놓는다. 내가 읽은 트윗 하나는 아예 대놓고 자기들이 공장과 현장에서 죽으라고 자본과 국가에 맞서 싸우는 사이에 김어준은 겨우 바이브레이터나 팔고 김용민은 청년 보수를 꿈꾸고 있었다는 비아냥까지 날리는 판이다. 김어준식으로 말하면 둘 다 엄청 쫄아 있는 모양이다.

먼저 정말 쫄아 있는 것으로 사실상 확인되는 집단은 ‘조중동’과 ‘김비서’, ‘MB씨’, 그리고 ‘씨방새’라고 불리는 주류 기성언론 집단이다. 사실 나꼼수가 하는 방식이 이들에게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누구 말대로 트윗 안 쓰던 시절에도 사람들은 문자 날리고 전화하고 하면서 확산시키는 것을 경험해 왔고, 오마이뉴스라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쓰고 전파하는 것을 경험해 왔다. 새로운 것? 아 스마트폰으로 받아 볼 수 있다는 거? 원래 스마트폰에서 제일 많이 받아 듣고 재생에 또 재생을 하는 분야에서 1등을 하던 것은 손석희 씨의 방송이나 여전히 입담 좋은 컬투쑈 아니었던가? 뭐가 새로운데? 별로 새로울 것 없다. 기술이 새롭지도 않거니와 방식도 보편적이다. 그런데 왜 나꼼수는 이 추운 날 다 모이게까지 하는 것일까?

그 원인은 두 번 말할 것도 없이 사주 눈치, 정권 눈치 보느라 할 말 안 하고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이야기 안 하면서 뉴스라고 하고 있는 지금 언론의 ‘작태’다. 예를 들어 볼까? 아침에 하는 뉴스는 아침 6시부터 주욱 보는 편인데 거기에 보면 인터넷 관심 뉴스 뭐 이런 꼭지가 있다. 그거랑 실제 인터넷에서 검색 돼서 화제를 일으키고 수천 개의 댓글이 붙는 내용의 차이를 한번 비교해 보시라. 국민들은 ‘문모씨네 집의 풍산개’ 이름과 같은 모씨가 국민들에게 대량 살포해준 대용량 슬러쉬에 맞아 고통받고 있을 때- 그 날씨에 쏘면 그게 물포냐? 슬러시포지- 그리고 인터넷에 댓글 달아가면서 화내고 있을 때 주요 검색어에 소개 안되더라. 인터넷 주요 검색어라고 뜨는 내용들도 한번 보시라. 그리고 비교해 보시라. 그 뉴스들에 보면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들은 해외에서 일어난 엽기 사건에만 관심이 있는 참 엽기적인 인간들이다. 물론 진실은 그런 엽기적인 것이나 찾아서 뉴스 꼭지 만들어 공중파 뉴스로 날리는 이들이 엽기적인 것이다.

FTA 통과되었을 때 미국산 체리 값이 내려가서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된다는 ‘김비서’ 방송의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기사, 국민들의 논란은 제쳐 두고 날치기 통과를 하는 폭력은 눈감고 최루탄 터진 것이 테러라고 울부짖는 여당 의원의 목소리나 반복해서 내보내는 기사, 겨울에 빙판길에서 넘어진 뒤에 멍들었을 때도 뗄 수 있는 3주짜리 진단서를 펄럭이며 맞았는지 안 맞았는지도 알 수 없고 도무지 그 동선을 왜 따라갔는지도 알 수 없는 종로 경찰서장의 행태에 그냥 시위대는 폭력적이다고 낙인찍기에 바쁜 기사. 그런 것을 봐줘야 하는 국민의 입장을 한 번이라고 생각한다면 왜 나꼼수라는 프로그램에, ‘나꼽살’이라는 프로그램에 국민들이 그렇게 열광하는지는 확실히 보이지 않는가?

사실 그게 윗선의 문제지 아래에서 뛰는 기자들은 열심히 하고 싶어 한다는 변명들을 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그런 변명을 변명이라고 하는 기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그자들은 김재철이보다 더 나쁜 자들인 것도 분명하다. 하는 말이 ‘우리는 기계적으로라도 공정하게….’ 그래 니들은 앞으로도 그렇게 기계적으로 공정하게 살아라. 그러면 너희에게도 여당 국회의원으로 가는 길, 좃선TV의 앵커로 가는 길이 열릴 것이다. 국민들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기계적인 공평성이나 중립에는 관심이 별로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말을 인정한다고 해도 대한민국 국민 중에 체리를 주식으로 삼아 연명하는 인간들이 몇이나 되기에 체리 값이 떨어지는 것을 그리 강조하는 것이 그 중립성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지 한번 설명해 보시라.

만일 정말 식료품 값이 문제라면 중국이랑 FTA 하면 축하 버라이어티 쇼라도 하겠다 니들은. 니들이 그 기계적 중립 타령이라는 말 같지도 않은 변명에 매달린다면 앞으로도 국민들은 공중파나 다른 찌라시에 눈길도 안 줄 것이다. 그리고 그건 사장 탓도 있지만 그 회사의 구성원들 하나하나 모두의 탓이다. 쓰라고 시키는 넘이나, 그렇다고 고따구로 쓰는 넘들이나 뭐가 다른데? 데스크가 시킨다고 그렇데 써대면 니들이 기자냐? 대본 읽어 주는 목소리 장사꾼이지. 사실 요즘 방송사에 나와서 떠드는 기자들보다 길거리에서 ‘못 쓰는 TV 냉장고 전자제품 삽니다’를 외치는 아저씨들의 목소리가 더 진실되게 들린다. (신문 기자들 마찬가지다. 니들은 어찌 쓰라고 시키면 그렇데 논조 잡는 모양이지만 나만 해도 그냥 내 생각대로 쓴다. 아 프로와 아마의 차이다? 그러면 니들은 앞으로 다 신춘문예에 원고 보내라.)

▲ 팟캐스트방송 ‘나는 꼼수다’ 멤버인 김용민 시사평론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봉주 민주당 의원,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한미 FTA 반대 특별 야외공원에서 특별게스트로 초청된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과 최재천 전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김선동 의원, 심상정 새진보통합연대 공동대표와 함께한 한미 FTA의 국민적 합의 없이 날치기 통과를 비난하면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번에 탁현민 씨가 조중동이랑 방송사들 취재 못 하게 했다고 몇몇 자칭 방송 기자들이 찡찡거리는 모양이다. 니들 가운데 누가 정말 진지하게 김어준이나 김용민 정봉주나 주진우랑 이야기해본 적 있기나 한가? 그리고 그것을 정규 뉴스나 중요한 시간대에 방송하는 것을 시도나 해본 적 있는가? FTA에 대해서 당신들이 게스트석에서 들어내 버린 비판적인 경제학자들 불러다가 제대로 이야기한 적이 있던가? 기계적인 중립 타령하지 말고 말이다(요즘 토론 프로그램 보면 언제나 여당 측은 한 명 더 많다. TV에 나오는 사회자라는 이름의 여당 숨은 선수가 늘 있어서 말이다).

한마디로 취재 거부는 자초한 일이다. 여담이지만 오늘 아침에 본 한 뉴스에 의하면 아랍권의 저명한 언론인 알자지라가 우리나라의 음악 순위 프로그램을 취재하기로 되어 있어서 앞으로 중동 지역의 한류 확산이 기대된다고 한다. 그 뉴스 보다가 뿜었다. 이를 어쩐다냐 나꼼수는 이미 소개됐는데…. 그러면 나꼼수는 중동에 욕설이지만 대단한 한류를 불러 일으킬 것 아닌가? 우리나라 TV시청자들이 모르는 이야기를 외국의 시청자들은 이미 아는 셈이다. 아주 전형적인 언론 탄압국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다른 자칭 진보라는 집단에게는 짧게 이야기하겠다. 당신들의 이념이 옳은지도 모른다. 그에 대한 평가는 뒤에 하자. 그러나 심상정이나, 김선동이나 이정희가 당신들보다 진보에 대한 신념이 적고 활동이 부족한 사람들이라서 사람들에게 그렇게 그 역겨운 사람들이 - 당신들의 표현으로- 하는 무대에 올라가서 이야기하고 우리같이 단단히 뭉쳐서 일해 봅시다라고 외쳐 대는 것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물론 당신들 중에 일부는 즐거운 투쟁이라는 말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모양이다. 니들 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책 좀 더 읽어 봐~아. 이기는 긴 싸움은 즐겁게 가지 않으면 승리하지 못하는 이유를 당신들의 운동사에서, 현대자본주의에 대한 분석들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못 찾겠다고? 그럼 찾을 때까지 읽고 읽고 또 읽으면서 글자만 외우려 하지 말고 고민에 고민을 해봐라.

결론이다.

조중동이나 방송사에 근무하는 자칭 기자들, 니들이 기자라면 정부에서 나눠주는 무상 슬러쉬 좀 맞아 보고 나서 니들이 하는 짓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기 바란다. 그리고 기계적 중립을 바라면 니들은 국민들에게 그 이야기 들으라고 하지 말고 어디 고물상 가서 고장 난 기계들 모아 놓고 너희들이 쓴 기사와 방송을 보여 주기 바란다. 국민들은 역겨워서 더 이상은 그 꼴 보기 싫다니까 말이다.

 

Bud Wh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