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군 의혹(정치, 선거 개입)

'국정원 사건'에 대한 궤변

道雨 2013. 4. 25. 10:23

 

 

 

<한겨레> "수구 <조선일보>, 위험한 불장난 마라"

"여당과 발맞춰 헌법유린 행위 옹호하려 들다니"

 

 

<한겨레>가 27일 국정원 대선개입을 일축한 <조선일보>를 '수구언론'으로 규정하며 맹질타했다.

<한겨레>는 이날자 사설 '국정원 방패막이로 나선 여당과 수구언론'을 통해 "최근 일부 여당 의원과 수구보수언론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사건의 진상 규명을 사실상 방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선일보>는 최근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 등의 댓글 활동이 대북심리전이라는 국정원 해명에 동조하는 취지의 편집부국장 칼럼을 1면에 내보냈다"며 지난 25일자 김창균 편집부국장의 <조선일보> 칼럼을 문제 삼았다.

사설은 "이는 <한겨레>가 다음날 취재기자 칼럼을 통해 반박했듯이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은 궤변에 가깝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세종시와 4대강 사업 등 국정현안을 거론하며 '대통령님과 정부정책의 진의를 적극 홍보하라'고 지시하고, 댓글공작을 주도한 심리전단이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 방안’까지 만든 사실이 보도됐음에도 애써 무시했다"며 칼럼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설은 또한 "방문자 순위 330위 운운했으나, 원 전 원장 지시에 따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사이트를 택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원장 ‘지시’와 이에 따른 정치 댓글을 보고도 ‘종북 수사 미끼용’이란 국정원 설명이 맞다고 한다면 백치에 가깝다"고 질타했다.

사설은 이어 "더욱 한심한 것은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조선일보> 보도 내용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아직도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인권침해'라고 강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 행태를 비판한 뒤, "지난해 대선 직전 경찰이 검색도 제대로 하지 않고 '특별한 혐의점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발표한 것도 새누리당의 외압에 의한 것이었을 가능성이 짙다"고 새누리당도 공범임을 강조했다.

사설은 결론적으로 "정보기관의 정치개입은 국민들이 피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절대 용납해선 안 되는 행위"라며 "이를 지적하고 비판해야 할 언론이, 여당과 발맞춰 헌법 유린 행위를 옹호하려 드는 건 위험한 불장난"이라고 <조선일보>를 거듭 맹질타했다.

 

박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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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사건'에 대한 궤변

 

 

‘방문자 순위 330위 게시판에 댓글 120여개밖에 안 되는데, 이게 무슨 대선 개입인가.’

 

국가정보원의 대통령선거 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조선일보>가 이례적인 1면 칼럼으로 국정원을 두둔하고 나섰다.

대선 개입이 목적이었다면,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29)씨 등이 주로 활동한 ‘오늘의 유머’(오유) 누리집보다 훨씬 많은 누리꾼이 몰리는 포털 등에 더 많은 글을 작성하지 않았겠느냐는 얘기다.

 

 

사실과도 맞지 않고, 상식과도 어긋나는 주장이다.

우선 ‘120’은 근거 없는 숫자다. 국정원 직원 김씨 등이 인터넷 세상에 올린 글은 지금까지 파악된 것만 400개가 넘는다. 이것도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지난해 대선 직전 경찰이 김씨의 오피스텔에 찾아갔을 때 이틀 동안 문을 걸어잠갔던 김씨는 안에서 무슨 일을 했을까.

김씨는 이틀 만에 문을 열고 나와 노트북 컴퓨터 등을 경찰에 제출했다. 그동안의 작업 내용을 지웠을 가능성이 높다. 김씨가 ‘오유’에 올린 글 상당수가 삭제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더구나 김씨가 소속된 국정원 심리정보국 요원은 70여명이나 된다. 경찰의 ‘부실한’ 수사망에 걸려든 또다른 국정원 직원 이아무개(39)씨와 민간인 이아무개(42)씨도 국정원 김씨와 함께 ‘작업’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게시글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고, 다른 요원들의 활동 내용도 추가로 드러날 수 있다.

 

 

국정원 직원들이 ‘330위’인 ‘오유’에서만 활동한 것도 아니다. 중고차 매매 누리집인 ‘보배드림’과 쇼핑정보를 모아둔 ‘뽐뿌’에서도 활동했다.

오유·보배드림·뽐뿌 등은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들 누리집을 선택한 것은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 방안”(2010년 7월19일)을 강조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을 그대로 따른 셈이다.

김씨 등은 국내 이용자 800만명이 넘는 트위터에도 여러 글을 남겼다.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의 내용을 오탈자까지 그대로 베껴둔 트위터 계정도 발견됐다.

“선거기간 동안 트위터·인터넷 등 (중략) 확실하게 대응”(2011년 11월18일)하라는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 전방위로 충실히 이행된 것이다.

 

 

‘오유가 종북성향 누리집이므로 이곳에서 북한의 사이버요원을 찾는 활동을 했다’는 국정원의 주장도 근거가 희박하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국정원은 ‘오유’가 종북성향 누리집이라는 증거자료를 제출했다. 그러나 수서경찰서 수사팀 관계자는 “부실한 자료”라며 실소를 보냈다. 증거라고 내놓은 게 수년 전에 쓰인, 다섯개도 채 되지 않는 글이었다.

 

 

무엇보다 국정원이 대선 기간에 ‘민심 공작’에 나선 것은 ‘성과’가 어땠는지 따지기 전에 그 자체로 권력의 정당성을 뿌리부터 허무는 행위이다.

어렵사리 이뤄온 한국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기 위해서라도,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일이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