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관련

증언에 남은 천안함의 지문

道雨 2014. 1. 24. 12:41

 

 

 

    [천안함] 증언에 남은 천안함의 지문
[제20차 공판 방청기 5편] 천안함의 생존자!…그들의 가슴엔 무엇이 남았을까
장유근 | 2014-01-23 16:10:4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증언에 남은 천안함의 지문
-천안함 사건 제20차 공판 방청기 제5편-

 

 

천안함의 생존자!…그들의 가슴엔 무엇이 남았을까.

 

천안함 사건 방청기를 끼적거리지 전에 필자의 블로그에 남긴 익명의 댓글 하나를 먼저 살펴보자. 댓글은 (천안함,결정적 좌초 단서 제공한 증인)이란 제하의 포스트에 누군가 비아냥거린 내용이다.

 

"본인이 방청기 본것도 아니면서 이런 낯간지러운 글을 쓰는게 부끄럽지 않나.. 본거처럼 쓰면서 소설을 쓰고 있네…아직도 정신나간 소릴 하는 사람들이 있네요.. 천안함과 비슷한 전시 함정을 타보고 헛소릴 해야지 방탄처리된 함정에  몇개 형광등이 멀쩡하다고 천안함 폭침이 아니라고 하다니 참 한심하다.. 

함정의 전등은 폴리카보네이트 즉 방탄물질로 된 커버가 달려 있고 저 위에 말한 어뢰가 TNT의 성분이라서 생존자가 없을 뿐만이 아니라 폭사체가 나올것이다 라고 하는건 기본적으로 최소한 합조단의 결과를  안 봤거나 뉴스를 안 보고 떠드는것 밖에 안 된다.. 비접촉신관어뢰에 의한 폭침인데 웬 폭싸체?  그러면서 진실을 가린다고 떠든다… 부끄러운줄 알아야지(IP 39.118.107.2X)"

 

필자는 이 댓글러(필명 혀니)의 주장사실이 같잖아서 삭제해 버렸더니, 다시 나타나 왜 지우냐고 방방 떠서 복원해 두고 '다음 공판 기일 때 나오시라'고 답글을 해 줬다. 얼굴 좀 보고 싶어서…이 댓글을 단 자는 제20차 천안함 사건 공판기에 딴지를 걸었던 것인데 그가 주장하고 싶었던 건 천안함이 폭침 되었는 데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형광등이 '방탄물질로 된 커버'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주장의 출처를 보니 합조단을 두둔하는 댓글러. 나는 그가 누구인지 짐작이 갔지만 그냥 마음 속에만 담아두고 넘어가기로 한다. 그대신 천안함 사건 방청기를 쭉 봐 왔던 사람들이라면, 그가 누구인지 짐작이 갈 것이라는 생각. 어쩌면 이 댓글러는 천안함 사건을 조작한 당사자인지도 모를 일이다. 익명 뒤에 숨을 수 밖에 없는 처지의 당사자들. 그들은 천안함의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는 걸 죽는 것 만큼 두려워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roder)를 겪고 있는 사람들의 슬픈 모습을 천안함 사건을 통해 만나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524호 법정에서 속개된 천안함 사건 제20차 공판에서는 두 증인이 출석했다. 이미 알려진 바 한 사람은 천안함의 침몰원인을 조사했다고 하는 합조단의 선체분과장 박정수 해군 준장이었고, 또 한 사람은 천안함의 사고 당시 함교 당직자였던 이광희 중사였다. 이광희 중사의 체구는 매우 컷다. 

증인선서를 할 때 박정수 준장과 같이 증인석에 섰을 때 그의 키는 180cm는 더 돼 보일 정도로 덩치 만큼은 장군감이었다. 그런 그가 변호인의 심문에 머리를 쥐어짜는 듯한 답변을 내 놓았는데 곁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딱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으며 현실감각이 '제로'에 가까운 환청을 듣고 있는 것 같았다. 변호인들은 이 중사에게 사고 당시의 정황을 소상히 케묻고 있었다.

변호인:천안함이 사고 당시 수심은 얼마나 됐나요?
이광희:10m 이상이었다.
변호인:수심이 10m라는 근거는...?
이광희:수심측정기를 보고 안다. 함교에 있어서 안다.
변호인:수심이 10m라는 걸 첵크한 때는 언제쯤인가?
이광희:항로가 10m 이상이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안다. 10m 이하 10m 이상만 보고 있었다.
변호인:10m 이하면 어떻게 하는가?
이광희:10m 이하라고 보고한다.
변호인:사고 당시 천안함이 백령도에 근접해 작전한 것으로 아는 데 근접항해 이유를 아는가?
이광희:(잠수함이 숨을 수 있는)음영구역으로 알고있다.

 

 

 

이 중사의 증언에 남은 천안함의 지문 '음영구역'이란?
 
여기서 잠깐 '음영구역(shadow zone)'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가자. 사고 당시 당직자의 입에서 증언된 '천안함의 지문'과 다름없는 중요한 단서일 것 같아서 해군이 정의하고 있는 음영구역이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대잠전에서는 무엇보다도 음파를 이용한 잠수함 탐지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훈련시 잠수함을 탐지해보면 가까이 있을 때 탐지가 되지 않다가 잠수함과의 거리가 멀어지면 탐지가 되거나, 같은 거리일 경우에도, 잠수함의 수심에 따라서 일정 깊이 이상일 때는 탐지가 되고, 잠수함이 깊은 수심으로 내려가면 탐지가 되지 않는 등 잠수함을 탐지하기가 매우 힘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음파가 굴절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동일한 밀도와 염분, 온도를 가지는 물 속에서 음파는 직진성을 띕니다. 그러나 실제 해양상황에서는 음파가 굴절을 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여러가지 조건이 음파를 휘게 만들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수온의 차이 입니다. 보통 바다에서는 해수면의 수온이 높고, 수심이 내려가면서 점차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을 보이다가 일정 깊이의 수심이 되면 다시 수온이 일정하게 안정화 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이런 수온의 차이에 의해서 음파는 수온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굴절하는 현상을 보여, 수상함의 소나에서 음파를 내보낼 경우, 이 음파는 굴절이 되어 해저 지형에 반사되고, 다시 수면쪽으로 전달되게 됩니다. 음파가 해저면에 부딪친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음파가 이동하면서 전달손실이 일어나며, 해저 저질의 특성, 즉 해저면이 암반이나 자갈 또는 모래나 뻘일 경우에 따라 각각 음파의 손실이 일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음파가 잠수함에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고, 수상함은 소나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잠수함을 탐지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수상함에서 소나를 이용해 음파를 내보내는 경우에도 음파가 전달 되지 않는 공간이 생기는데 이런 공간을 '음영구역'이라고 합니다.잠수함은 이런 복잡한 수중환경을 이용해서 넓은 대양을 활보하며 다니는 무기체계이며, 수상함이 잠수함을 탐지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음파의 굴절에 의해 발생하는 음영구역)"

 

 

 

천안함 사건 방청기를 보신분들은 증인들이 어떤 증언을 하고 있는 지 쭉 지켜봐 왔을 텐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해서는 안 될 말'을 하는 걸 종종 보게 된다. 그들은 나름대로 군에서 학습된 '군사기밀'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지 모르겠지만 세상에 널린 게 특정 분야의 자료들이다. 이날 이 중사는 최선을 다해 변호인의 질문에 비약된 주장사실을 늘어놓았지만, 그 속에서 천안함이 사고 당일 음영구역에 있었다는 것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발설(?)하고 만다.

 

천안함은 사고 당일 대잠수함전 훈련?
 
그는 천안함의 수심과 항로를 말하면서 천안함의 위치를 정확(?)하게 언급한 것이다. 이 중사의 증언을 재구성해 보면 천안함은 사고 당시 수심 10m 깊이의 음영구역에서 '나 잡아 봐라~'며 '대잠수함 작전'을 펼친 것으로 판단된다. 음영구역을 설명하는 해군의 자료를 참조하면 천안함의 위치는 잠수함이 숨기좋은 해저지형의 해수면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었던 것. 천안함 사건의 윤곽이 사고 당일 이 중사의 입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고 있었던 셈이다.

이 중사의 증언을 통해 위 그림처럼 '초계함의 대잠수함전 가상 시나리오' 개요도를 그려놓고 보니 천안함은 매우 위험한 작전을 펼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 중사는 증언을 통해 천안함이 작전 중일 때 수심이 10m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 초기 이용기 씨가 표기한 '최초 좌초' 위치의 수심은 6.4m로 드러나고 있었다.

또 수심이 10m라고 가정해도 천안함은 좌초를 당할 수 밖에 없는 매우 위험한 지경에 놓여 있었다. 천안함 사건 당시 민간위원 신분으로 천안함 침몰원인 조사에 참여했던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민간위원은 자신의 저서 <천안함은 좌초다>라는 책에서 저수심에 위치한 천안함의 상태(수심 8.6미터 바다에서 천안함 좌초가 가능할까?)를 이렇게 분석해 놓고 있었다.

 

 

 

"천안함의 흘수는 2.9미터로 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편의상 3미터로 잡자. 그러나 이는 완벽한 수평상태(trim = 0)일 때의 흘수이고, 운항 시의 배는 앞부분이 약간 들리고 뒷부분이 가라앉은 상태가 되기 때문에 함수 쪽 흘수는 '3-1 = 2미터'로 작아지는 반면 함미쪽 흘수는 '3+1 = 4미터'로 더 커진다. 게다가 배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앞쪽이 더 들리며 상대적으로 뒤쪽은 더 깊어진다. 따라서 실제 흘수는 제원상의 3미터보다 1~2미터 더 깊어진다.

또 여기에 프로펠러의 길이가 더해진다. 프로펠러는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함선의 기선 Base line 보다 1미터 가량 더 깊게 내려와 있다. 따라서 1미터가 더 깊어진다. 여기까지만 해도 배가 수면 아래 5~6미터까지 잠기는 셈이다.  여기에다 또 파고(파도의 골에서 마루까지의 높이)를 고려해야 하는데, 당시 파고는 2 ~ 3 미터였다. 천안함의 선체는 파고가 2 ~ 3 미터일 때, 적어도 3 ~ 4 미터는 오르내린다. 결국 흘수 3미터의 선체는 운항 시에는 실제로 수면 아래 8 ~ 9 미터까지 잠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8.6 미터의 수심 지점에서 얼마든지 좌초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중략)... 천안함은 사고 당일 파고 2 ~ 3미터인 해상 상황에서 수면 아래 8 ~ 9 미터까지 침하되는 선체를 이끌고 수심 8.6미터 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 결과 선체 하부가 해저에 닿는 '좌초'를 당했으며, 그로 인해 침수를 겪게 되고, 유입된 해수로 인해 선체는 더욱 침하하여 모래조개무덤을 파고 들어갔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한 댓글러의 딴지를 생각하면 답답할 때도 없지 않다.그러나 천안함 사건을 방청석에서 유심히 지켜보면서 신 선생이 쓴 <천안함의 진실>이 어떤 것인지 '확연히 드러내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증인이 내 뱉은 작은 단서 하나를 천안함의 진실에 대입해 보는 건, 거짓을 말하는 사람들 한테는 고통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진실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 한테는 희망 이상의 행복한 기분이 절로 드는 것.

아울러 이날 방청기를 통해 변호인의 심문과 증인의 증언과 신 선생의 판단사실 등을 종합해 보면 천안함은 사고 당일 대잠수함전 훈련중에 좌초를 자초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 사실 그대로 국민들게 이실직고 했더라면, 천안함의 진실은 거짓을 말하는 자들의 무덤이 아니라 우리 군이 '작전 중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사고'로 역사가 기록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이명박 정권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국고와 국토를 거덜 낸 4대강 사업에 쏠린 시선과 6.4지방선거에서 이겨보고자 조작되고 있었던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백령도 앞 바다에서 미국(이스라엘)의 핵잠수함이 활동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었던 것인지. 천안함 사건 공판을 통해 모조리 다 밝혀지기를 기대한다. 동시에 방탄물질로 도배된 한 댓글러의 '형광등 같은 사고방식'도 방청기를 통해 치유되기를 희망한다. 법정에 출석한 증인의 심정도 그랬으면 좋겠다. 생존자가 지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또 얼마나 크겠나. 천안함 사건 방청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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