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을 도와주고, 뱀의 도움으로 예언자가 된 멜람포스 이야기
멜람포스는 예언력을 부여받은 최초의 인간이었다.
그의 집 앞에는 참나무가 한 그루 있었는데, 그 둥치 속에는 뱀의 보금자리가 있었다. 멜람포스의 하인들이 어미 뱀을 잡아 죽이자, 멜람포스는 새끼들을 가엾게 여겨 정성스럽게 길렀다.
어느 날 그가 참나무 아래서 잠을 자고 있을 동안, 뱀들이 혀로 그의 귀를 핥았다. 번쩍 눈을 뜬 그는 몹시 놀랐다. 새를 비롯 땅 위를 기는 미물의 언어까지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이 덕분에 미래의 일을 예언할 수 있게 되어 유명한 예언자 노릇을 했다.
언젠가 멜람포스의 원수가 그를 잡아 아주 튼튼한 옥에다 가둔 일이 있었다. 멜람포스는 밤중 고요한 시각에 벌레들이 주고 받는 얘기를 들었다.
벌레들이 주고 받은 얘기는, 우리가 서까래를 다 갉아먹어 지붕이 곧 내려앉을테니, 어서 다른 곳으로 옮기자, 이런 내용이었다.
멜람포스는 자기를 가둔 자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는 어서 꺼내 달라고 하는 한편, 그들에게도 피난하라고 권했다.
그들은 이 말을 좇아 큰 화를 면하자, 멜람포스에게 후사하고 존경하여 마지않았다.
멜람포스의 후손으로 '코린토스의 예언자'로 명성을 떨친 폴뤼이도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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