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련안' vs '권은희안'…패스트트랙 오른 공수처法 쟁점은
기소심의위 설치여부, 처장·검사 임명, 피의자신문조서 증거능력 등서 차이
한국당"옥상옥이자 슈퍼사찰 기구" 2개案 모두 반대입장 표명
민주당·바른미래, 2개案 놓고 줄다리기…정의당·평화당 "선거법 先처리"
검찰개혁의 핵심화두로 떠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을 둘러싸고 여야가 '패스트트랙 대전(大戰) 시즌 2'에 돌입한 양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검찰개혁에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면서, 그 중에서도 공수처 설치 관철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공수처가 '옥상옥' 기구이자 정권의 입맛에 따라 움직이는 '슈퍼 사찰기구'가 될 것이라며, 설치 저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함께 한 야 3당의 협조를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당장 공수처 설치법을 패스트트랙에 함께 올린 바른미래당과도 각론에서 이견이 있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은 공수처 설치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공수처법을 포함한 사법개혁안을 선거제 개혁안보다 먼저 처리하는 것에는 선뜻 응하지 않고 있다. 정의당은 그나마 공수처법 등 사법개혁안 선(先)처리를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평화당은 반대 입장이 확고하다.
민주당은 정의당과 평화당을 설득하는 것은 물론, 바른미래당과 '2개의 공수처법'을 조율해야 한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지정 당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공수처법을 둘러싼 줄다리기 끝에, 추후 추가 논의를 하기로 하고, 민주당 백혜련 의원 발의 법안과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 발의 법안 등 2개를 동시에 올리는 고육지책을 선택했다.
백 의원 안과 권 의원 안은 모두 공수처를 설치해 검찰 권력을 분산·견제하고, 고위공직자 비리 행위 감시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백 의원 안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권 의원 안은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로 각각 공수처의 구체적 명칭을 정하는 등 세부 내용에서는 차이가 있다.
가장 큰 차이는 기소 방식이다.
두 법안 모두 행정부에서 대통령과 국무총리,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사법부에서 대법원장과 대법관,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 입법부에서 국회의장과 국회의원 등 현직에 있거나 퇴직한 고위공직자를 공수처의 수사 대상으로 한다.
다만, 공수처가 자체 수사한 사건 중, 판·검사, 경무관급 이상 경찰에 대해서만 제한적으로 기소권을 갖도록 했다.
그러나 이후 절차가 다르다.
백 의원 안은 공수처가 수사 후 기소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도록 했으나, 권 의원 안은 기소심의위원회를 설치해, 심의·의결을 거쳐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권 의원 안의 기소심의위는 만 20세 이상 대한민국 국민 중 무작위 추출을 바탕으로 뽑혀 위촉된 7명∼9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심의위가 공수처 검사로부터 수사 내용과 증거, 피의자와 변호인 주장의 요지 등을 듣고, 공소제기 여부를 심의해 의결하면, 검사는 이를 따라야 한다.
처장 임명 방식에서도 백 의원 안과 권 의원 안 차이가 뚜렷하다.
백 의원 안에서는 공수처장추천위원회에서 5분의 4 이상의 찬성으로 2명의 처장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중 1명을 지명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하도록 했다.
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호사협회장과 여당 추천 위원 2명, 야당 추천 위원 2명으로 구성된다.
권 의원 안은 추천위 구성과 대통령 지명까지의 과정은 백 의원 안과 동일하지만, 청문회는 물론 국회의 동의까지 받아야 처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했다.
공수처 검사 임명 방식의 경우, 백 의원 안은 인사위원회 추천, 처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도록 했다.
전직 검사는 공수처 검사 전체 인원의 최대 2분의 1로 제한했다. 검찰 견제라는 목적을 살리기 위해서다.
반면 권 의원 안은 인사위원회 추천을 거쳐 처장이 바로 공수처 검사를 임명할 수 있게 했다.
전직 검사 출신 제한 규정도 따로 두지 않았다.
이외에도 피의자신문조서(피신조서) 관련 규정이 백 의원 안에는 따로 없지만, 권 의원 안에는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담겼다.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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