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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100일

道雨 2021. 5. 3. 17:21

바이든의 100일

 

 

도널드 트럼프 4년과 치열한 대선, 1월6일 의사당 난입 사태 뒤 미국은 여전히 심하게 분열된 나라다. 연방의회나 주의회뿐 아니라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그리 높지 않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의 대통령직 수행을 긍정평가한 응답은 52%다. 지금까지 그의 지지율 평균은 54%에 가깝다. 취임 100일 즈음에 42%였던 트럼프보다는 확실히 낫지만, 예를 들어 버락 오바마는 이 무렵 훨씬 더 인기 있었다.

민주당원의 90%가 바이든을 지지하지만, 공화당원은 13%만 그를 지지한다. 이 당파적 분열은 바이든이 첫 3개월 동안 미국인들을 위해 한 일들을 고려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미국은 코로나19 백신을 매일 거의 300만회씩 접종하고 있다. 18살 이상 인구의 절반 이상이 1차 접종을 받았고, 3분의 1 이상은 완전 접종을 받았다.

바이든 정부는 또 2조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경기부양 법안을 통과시켰고, 방대한 규모의 인프라 법안과 육아·교육 등에 초점을 둔 ‘미국 가족 계획’도 내놨다.

 

외교정책에서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가 반대했던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기후변화협정 같은 조직이나 협약에 다시 합류했다. 바이든은 ‘지구의 날’에 기후정상회의를 열었고, 러시아와 신전략무기감축협정을 연장했으며, 이란 핵협상에 재가입하는 것을 협상하고 있다. 또 오는 9월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모든 것은 지금까지 큰 스캔들이나 명백한 무능, 백악관으로부터의 비열한 공격 없이 달성됐다. 더구나 공화당의 지원을 거의 받지 않고 달성됐다.

 

바이든 정부가 하겠다고 계획한 모든 것을 이뤄내지는 못했다. 국내적으로 경찰감독위원회를 만들거나 총기규제법을 밀어붙이지 못했다. 국제적으로는 백신 배분의 형평성을 더 높이려 노력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고소득 국가에서는 4명 중 1명이 백신을 맞았지만, 가난한 국가에서는 500명 중 1명꼴로 운이 좋았다. 바이든 정부는 캐나다·멕시코와 백신을 공유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백신 원료 수출의 걸림돌을 제거하고, 현재 팬데믹이 가장 심한 인도에 의료기기를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백신을 공유하자는 프랑스의 제안을 거부했다.

 

이든은 또한 이민과 난민 문제에서 흔들렸다. 그는 남부 국경장벽 건설과 무슬림 국가에 대한 여행금지와 같은 최악의 트럼프 시대 정책들을 뒤집었고, 국경을 넘어온 가족들을 찢어놓는 정책도 중단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는 남쪽 국경을 넘어오는 사람들의 급증에 직면했다. 이 급증은 주로 계절적이며, 코로나19 국경 폐쇄로 인해 억눌렸던 수요의 결과다. 그럼에도 정부 비판자들은 바이든이 전 정부의 정책을 뒤집은 결과라고 잘못된 주장을 하고 있다. 이민 문제를 의도적으로 무기화하는 것은 공화당 사람들이 과거에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했던 전술인데, 이는 난민 문제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접근 방식을 혼란스럽게 하는 데 일조했다.

정치적 이유나 전쟁 때문에 모국을 떠났기에 난민 자격자들은 이민자들과는 다른 범주에 속하지만, 그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종종 혼동된다. 바이든 정부가 난민 수용 연간 한도를 12만5000명으로 올리겠다던 약속에서 물러선 것은 그 때문이다. 바이든은 민주당 사람들이 약속 뒤집기라고 비난하자 다시 난민 제한을 풀겠다고 말했다.

 

난민 문제에서 알 수 있듯이 바이든 정부는 여전히 고도로 분열된 정치적 환경을 항해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국내에서 팬데믹을 종식시키고 경제를 부양하는 두 가지 우선순위에 상당한 정치적 자본을 투자할 의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다른 것들에서는 발걸음이 좀더 조심스럽다.

 

100일 만에 바이든 정부는 많은 성과를 거뒀고, 훨씬 더 많이 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트럼프 시대에 입은 모욕과 상처로 망가진 국가를 수리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존페퍼  미국 외교정책포커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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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993530.html#csidx8aa0a49f824d54bb21b19b950e8e06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