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재

[스크랩] 부산 임시수도청사 `박물관`으로 재탄생

道雨 2009. 5. 21. 09:14

부산 임시수도청사 '박물관'으로 재탄생

동아대 개.보수후 개관..국보 2점 등 문화재 3만여점 소장

 

 

국보 제249호 동궐도(東闕圖)

 

일본 강점기에 지어져 6.25전쟁의 참화를 온몸으로 견뎌낸 부산 임시수도정부청사가 수많은 문화재를 품에 안은 채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부산 임시수도정부청사는 6.25 종전이후 1983년 7월까지 경남도청으로 사용되다 경남도청이 창원으로 옮긴 뒤 부산지방법원.부산지방검찰청 본관으로 쓰였으며 2002년 동아대학교에 매각됐다.

동아대학교는 임시수도정부청사를 학교박물관으로 사용하기 위해 2004년부터 개.보수공사에 들어갔으며 19일 5년여의 공사를 마치고 개관식을 개최했다.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난 임시수도청사는 국보 2점과 보물 11점, 부산시지정문화재 11점 등 3만여점의 문화재를 소장하게 됐다. 국내 대학박물관 가운데 가장 많은 유물을 품에 안게 된 것.

유물의 규모뿐만아니라 질도 어지간한 국립 박물관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동아대 박물관의 대표선수라고 할 수 있는 국보 제249호 동궐도(東闕圖)는 조선후기 순조 연간에 도화서 화원이 창덕궁과 창경궁의 전각을 조감도식으로 그린 작품이다.

가로 576㎝, 세로 273㎝의 16폭 병풍형태로 구성돼 있으며 동아대 박물관이 임시수도청사 건물로 이전하기 전에는 전시공간이 부족해 접힌 채 보관돼 있었다.

옛 궁궐의 모습을 화려하고 장엄하게 묘사한 동궐도는 회화사적 가치가 높을 뿐만아니라 화재 등으로 소실된 창덕궁과 창경궁의 전각을 복원하는데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동아대 박물관이 소장한 또 한 점의 국보 개국원종공신녹권(開國原從功臣錄券.국보 제69호) 역시 문화재적 가치가 동궐도에 뒤지지 않는다.

개국원종공신녹권은 태조 6년(1397) 10월 공신도감에서 왕명을 받아 개국원종공신인 심지백에게 내린 것으로 태조 4년(1395년) 심지백이 원종공신으로 책봉됐으며 은전을 하사한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이 녹권은 지금까지 발견된 10종의 개국관련 녹권과는 체제나 양식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두문을 사용해 고려말 조선초의 언어와 문서양식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다.

보물 제595호인 초충도수병(草蟲圖繡屛.보물 제595호)도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을 작품이다.

신사임당의 작품으로 알려진 이 8폭 병풍은 검은 비단에 색실로 풀, 꽃, 벌레, 나비 등을 수놓아 만든 작품으로 다음달 초 발행될 5만원권의 디자인 소재로 사용돼 일반에 널리 알려졌다.

등록문화재 제41호인 박물관 건물 자체도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 특히 임시수도정부청사 개.보수 공사는 근대문화재 복원의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주로 근대기에 세워진 건축물을 대상으로 지정하는 근대문화재는 국보, 보물, 사적, 명승 등과 같은 지정문화재와는 달리 소유주의 재산권 보장 차원에서 신고만 하면 원형변경은 물론 철거도 자유롭다.

따라서 사유재산권의 침해를 우려한 소유주들이 등록문화재를 철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현 수도청사인 서울시청 건물이다.

그러나 부산의 임시수도정부청사는 철거와 보존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있는 다른 등록문화재와는 달리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택했다.

동아대학교는 임시수도정부청사의 외관을 최대한 원형대로 살려 3층짜리 붉은 벽돌 건물로 복원했다.

특히 예전 건물의 재료로 사용된 벽돌 가운데 쓸 수 있는 것을 일일이 골라내 새 벽돌과 함께 청사 복원에 사용했다.

겉에서 보면 모두 새 벽돌로 지은 건물처럼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식민지의 고통과 전쟁의 상처를 고스란히 간직한 벽돌이 곳곳에 박혀 있다.

지금은 사용할 일이 없는 원통형 굴뚝 역시 그대로 보존돼 관람객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으며 전시 공간 확보를 위해 증축한 공간에는 철거한 벽의 일부가 하나의 전시물로 설치됐다. 본래 이 자리에 벽이 있었음을 알리기 위함이다.

건물 자체의 연륜과 문화재적 가치를 세심하게 배려한 흔적이 곳곳에 묻어있다

 

 

**********************************************************<부산=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2009.5.19>

 

출처 : 토함산 솔이파리
글쓴이 : 솔뫼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