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강식품 혹은 일부 약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연일 신문 지면과 방송 뉴스를 채우고 있다.
한 예로 암이나 아토피 질환에 효험이 있다고 광고한 한 ‘밀싹 생즙’ 음료는 약 3000명에게 팔려나갔지만, 실제로는 그런 효험은 전혀 증명되지 않았고 보건당국으로부터 인정받지도 않았다고 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과일이나 채소 주스에는 넣을 수 없는 첨가물까지 들어 있었으며, 더욱이 정밀검사 결과에서는 세균 수가 기준치의 16배나 검출돼 먹는 것 자체가 더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건강을 챙기기 위해 마셨다가 오히려 세균 감염에 시달릴 수 있는 것이다.
새해가 되면 많은 이들이 건강 향상을 위한 계획을 세우곤 한다.
가장 흔한 것이 금연이나 절주, 규칙적인 운동 등이다. 하지만 종종 건강식품이나 영양제에 의존하는 이들도 있다. 규칙적인 운동이나 금연 등은 웬만한 의지로는 실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밀싹 생즙처럼 실제 효능보다 과대 포장돼 있는 건강식품도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알약으로 만들어진 비타민이나 항산화제는 별 의심 없이 먹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약이라는 것은 일정 정도의 이익이 있으면 손해도 반드시 뒤따른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한 예로 최근 웬만한 우리나라 국민들은 거의 모두 그 이름을 알고 있으며 한번쯤은 먹어 보았을 게보린이나 사리돈에이와 같은 진통제도 재생 불량성 빈혈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이 약을 만드는 제약회사들이 약과 부작용의 관련성이 없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있다.
흔히들 챙겨 먹는 비타민이나 항산화제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는 물론 미국이나 덴마크 등에서도 비타민이 암 예방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심지어 일부 지용성 비타민은 오히려 사망 위험을 더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덴마크의 연구 결과는 이른바 ‘코페하겐 쇼크’라 부르는데, 합성 비타민제를 먹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일찍 사망할 가능성이 5% 정도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연구 결과가 너무 충격이 컸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미국에서도 종합비타민제를 일주일에 7개 이상 먹은 이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전립샘암 발병 가능성이 더 높았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항산화제, 비타민에 대해 미국암협회는 2000년대 중반에 암 환자가 암 치료를 받을 때는 오히려 치료 효과를 줄이는 등 해가 될 수 있으므로 먹지 않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평소 과로, 스트레스, 흡연, 과음, 유해한 작업 환경 등에 노출돼 있는 이들이 위해 습관 및 환경은 그냥 두고 단지 건강식품이나 항산화제 등만으로 건강을 챙기겠다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새해 들어 시작한 금연, 운동 등 건강 습관에 대한 결심이 흔들릴 때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잘 알려진 규칙적인 운동, 골고루 규칙적으로 먹는 습관, 유해하지 않은 작업 환경, 금연, 절주 등이 정답이라는 말을 명심하며, 다시 한번 맘을 다잡아보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 >
몸에 좋은 ‘최고의 명약’은 건강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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