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관련

4대강 사업, 낙동강 대준설 이후

道雨 2011. 7. 13. 09:07

 

 

 

 

   
낙동강 수심 조사팀이 낙동강과 황강이 만나는 경남 창녕군 이방면 죽전마을 앞에서 보트를 타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곳 합류부에는 두께 3~4m 정도의 대규모 수중 모래톱이 형성돼 있었다. 박수현 기자 parksh@kookje.co.kr

 

 

황강의 물살은 예전보다 빨랐다. 150~200㎜의 장맛비에도 강은 요동치고 있었다. 본류의 대규모 준설 이후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5일 경남 창녕군 이방면 죽전마을 앞 낙동강과 황강의 합류부. 본류 위쪽으로 약 2㎞ 떨어진 지점에 준공을 앞둔 합천보가 가동보를 열어 강물을 내려보내고 있었다. 예정된 준설도 거의 끝난 듯했다.

준비된 6인승 보트가 띄워졌고, 인제대 박재현(토목공학) 교수팀이 에코사운더(echo sounder)라 불리는 음향측심기를 보트에 실었다. '뚜우뚜~'. 보트가 나아가면서 수심 측정이 시작됐다.

■ 황강 합류부 30~40% 재퇴적

조사지점은 황강 합류부를 중심으로 위 아래로 약 2㎞ 구역. 조사는 물길을 가로질러 지그재그 식으로 진행됐다. 총 조사지점은 179곳. 조사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됐다. 당초엔 다이버 잠수를 통해 하상 퇴적물까지 체크하려고 했으나 흙탕물로 시계가 확보되지 않았다.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이곳의 관리수위는 EL(해발고도) 5m이고, 준설라인은 -1m이다. 그러니까 유지 수심이 6m라는 얘기다. 당시 상류 2㎞ 지점의 합천보 아래 수위는 6m였다.

음향측심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음향측심기는 물의 표면 바로 밑에서 발생한 소리(음파 펄스)가 물의 밑바닥에서 되돌아오는 시간, 즉 반향되는 시간을 측정해 물의 깊이를 재는 장치다.

먼저 합수부 위쪽 본류를 따라 수심을 체크했다. 음파측심기에 나타난 수심은 -2m, -1.5m, 0m로 점점 얕아졌다. 여기서 0m라는 것은 준설라인 -1m를 기준으로 볼때 1m가 재퇴적되었다는 의미다.

합류부 쪽으로 다가가자 수심은 4m, 3.5m, 2.5m, 1.5m, 0.5m로 달라졌다. 합류부 일대에 1.5~5m  두께의 재퇴적이 이뤄졌음을 말해준다. 범위를 넓히면 전체적으로 약 30~40%가 재퇴적됐다는 것이 조사팀의 분석.

박재현 교수는 "합류부에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타원형의 수중 모래톱이 형성돼 있었다"면서 "장맛비에도 이 정도이니 본격적으로 홍수가 지면 재퇴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강 합류부에는 이미 하상유지공이 설치돼 있었으나 하상 퇴적을 막지는 못한 것 같았다.

조사 현장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낙동강 살리기 20공구 시공사인 SK건설 관계자와 수자원공사 직원이 현장에 나타나 취재 모습을 지켜봤다. SK건설 측은 별도의 선박을 띄워 수심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 상주보 아래 하상은 자갈밭 변모

낙동강 본류와 병성천이 만나는 경북 상주시 중동면 상주보 바로 아래는 재퇴적과 함께 하상의 모래가 자갈로 변하는 장갑화(裝甲化)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 역시 황강 합류부와 같은 방법으로 박 교수팀이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지점은 총 113곳. 재퇴적은 합류부 아래쪽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고 두께는 약 2~3m였다.

박 교수는 "물살이 빨라진 탓인지 하상에 광범위하게 장갑화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는 하천의 생태가 바뀌고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함께 조사한 이준경 생명그물 정책실장은 "장갑화가 되면 모래 생태에 적응하던 어류들은 다른 데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생태계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주보 아래 낙동강 본류에서는 준설공사가 한창이었다. 낙동강 33공구인 이곳의 준설사업 공정은 96%. 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공사가 사실상 끝나야 하는 데도 재퇴적 때문에 끝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주보 바로 아래 좌안 제방은 지난달 26일 태풍 메아리와 장맛비로 불어난 거센 강물이 몰아치면서 200m  가량의 붕괴 사고가 났던 곳. 지난 5일 오후 시공사에서 긴급 복구 및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제방붕괴 원인이 상주보의 설계 잘못에 있는 만큼 근본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박재현 인제대 교수

- "재퇴적 예상보다 빨라… 준설과정 등 공개를"

   
지난 4~6일 본지와 낙동강지키기 부산시민운동본부가 함께 실시한 낙동강 준설 수심 조사는 인제대 박재현(45·토목공학·사진) 교수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 교수는 이날 제자 2명과 함께 무거운 수심체크 장비를 들고 현장에 나타났다.

이번 낙동강 준설 수심 조사는 그에게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현장 연구다. 시공사가 아닌 민간에서 준설 수심을 체크하기는 처음인 데다, 일각에서 제기해온 '헛준설'을 부분적으로 증명하는 작업이다.

박 교수는 시민환경단체 사이에서 '4대 강 스타 학자'로 불린다. 정부의 불도저식 사업 추진과 논리적 허구를 학자적 양심으로 맞서왔기 때문이다. 함안보 관리수위를 EL(해발고도) 7.5m에서 5m로 낮춘 것도 바로 그다. 함안보 설치 이후 인근 지역에서 발생하게 되는 지하수위 영향을 조사 연구해 발표하자 철옹성에 가깝던 수자원공사가 설계를 바꿨다. 계란이 바위를 깨뜨린 셈이다.

폭염 속에서 조사를 하느라 얼굴이 붉게 탄 그는 "정보가 없는 데다 현장 접근이 쉽지 않고, 보트와 장비, 인력까지 필요한 작업이었지만, 4대 강 사업 막바지에 꼭 점검해보고 싶었던 게 바로 수심 체크였다"고 말했다.

"예상은 했지만 낙동강 주요 합류부의 재퇴적이 이처럼 심하게 진행될 줄은 몰랐다"고 밝힌 그는 "지금이라도 정부가 준설 과정과 퇴적 상황, 보 운영 매뉴얼 등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 부작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대준설 효과 논란

- 지류·지천서 역행침식(강바닥·기슭 무너지는 현상)… 준설량 축소도 의문점

취재팀이 돌아본 경남 창녕의 토평천, 황강, 회천, 경북의 영강, 감천, 병성천에서 거의 공통적으로 부분 역행침식과 재퇴적이 일어나고 있었다. 낙동강의 지류와 지천이 120여 개에 이르므로, 전체적인 재퇴적은 엄청날 것으로 분석된다.

역행침식(일명 두부침식)은 본류의 강바닥이 낮아져 지류와의 하상 차이로 물 흐름이 빨라지면서 강바닥과 기슭이 무너지는 현상. 역행침식이 일어나는 지천과 본류가 만나는 지점에는 어김없이 모래가 쌓이고 있었다. 3∼4m를 준설해 강 깊이를 6∼7m로 만드는 것이 4대 강 사업의 핵심인데, 자연의 힘이 이를 우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재퇴적이 문제가 되자 최근 시공사들이 정부에 사후 유지준설사업 계획안을 제출했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시민환경연구소 박창근 소장(관동대 교수)은 "얼마 전 헬기를 타고 낙동강과 남한강을 돌아봤더니, 합류부 곳곳에 재퇴적으로 인한 하중도가 드러났다"면서 "하천의 자연성을 인위적으로 비틀어 하천의 평형상태가 깨진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4대 강 준설 사업은 준공할 수 없는 국책사업"이라고 했다.

부산국토관리청 김정훈 하천국장은 "합류부의 재퇴적은 가물막이 등이 떠내려왔을 수가 있고, 준설이 아직 덜 끝난 상태일 수도 있다"면서 "지천의 역행침식도 다음 달부터 보에 물을 채우고 정상가동을 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낙동강의 총 준설량도 논란거리다. 낙동강은 당초 4.4억㎥를 준설키로 했으나 실제는 약 1억㎥이 줄어든 3.4억㎥을 준설하고 있는데, 축소의 근거와 축소 부분의 예산은 어디로 갔느냐는 것. 박 소장은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1억㎥만큼 홍수예방 효과가 사라지고 1억㎥의 물 확보량이 줄어든 것인데, 이는 하천기본계획을 수정하고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할 심각한 내용이다"고 주장했다.

준설 물량과 관련, 부산국토관리청은 준설토 처리량은 당초 3억9800만㎥였는데, 유역의 침수 우려 등에 따른 관리수위 조정 등의 사유로 현재 3억3800만㎥로 줄여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준설의 효과를 둘러싼 논란은 올여름 홍수기가 지나면 1차 판단이 가능할 전망이다.

 

 

 

 

<2> 습지의 역습
드넓은 해평습지 결딴… 유속 빨라진 강물 '물폭탄'으로

 

 

- 경북 구미에선 취수장 이어 대형 송수관로 잇단 파괴
- 4대강 사업으로 물길 바꿔 강물 흐름 수시로 달라져
- 해평습지 흑두루미 위기, 하중도 비탈면 침식 심화…매설 관로 2차 파손 우려


 

   
경북 구미시 고아읍 구미정수장 앞 낙동강에서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송수관로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거세진 강물이 송수관로 밑을 뚫어 콘크리트 보호공을 망가뜨렸다. 박창희 기자


 

낙동강 중류에 위치한 경북 구미시는 최근 두 달 새 '단수(斷水) 도시'라는 새로운 오명을 뒤집어썼다.

지난 5월 초 구미시 해평면의 낙동강 취수장 가물막이 터져 5일간 시내 전체가 단수됐고, 6월 말엔 낙동강 횡단 대형 송수관로가 파손돼 구미 4공단 등이 단수 고통을 겪고 있다.

화난 구미 시민들은 1차 단수피해 배상을 위해 온라인 서명운동을 시작, 현재 1만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낙동강 525㎞ 중 구미 구간 100리(40㎞)는 지금까지 4대 강 사업의 '녹색성장 축'으로 불렸던 곳. 그런데 물그릇을 키운 4대강 사업이 도리어 물 폭탄을 안길 꼴이 되자 민심이 돌아서고 있다.

낙동강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송수관로, 세굴현상으로 파손

   

구미시 고아읍과 해평면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마주 보고 있다. 강폭이 1㎞가 넘는다. 동쪽의 해평면에는 구미광역취수장이, 서쪽 고아읍에는 구미정수장이 각각 자리한다. 그 중간에 가까스로 살아남은 해평습지에 딸린 하중도가 있다.

지난 주말 찾아간 구미정수장 앞 송수관로 파손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정수장 진입로부터 급수차가 줄을 서 있었고, 낙동강엔 가물막이 쳐진 채 송수관 복구작업이 한창이었다.

파손 지점은 구미정수장에서 동쪽으로 각각 135m, 177m 정도 떨어진 두 곳이었다. 사고지점의 낙동강 횡단 송수관로는 모두 3개. 예비 취수 관로인 1100mm, 생활용수 관로인 900mm, 공업용수 관로인 700mm가 그것이다. 강바닥 아래 약 3m 지점에 콘크리트 보호공을 에워싸 한덩어리로 파묻혀 있었는데, 강물이 콘크리트를 부수고 관로 부위 42m를 쓸고 가버렸다. 강물의 가공할 위력을 실감케 한 장면이다.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많은 비로 유속이 빨라져 송수관로 밑에 세굴현상이 발생해 관로가 내려앉았다"며 "관로 부근은 준설하지 않았기 때문에 4대 강 사업과는 관계 없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이 물길·유속 바꿔

졸지에 물 폭탄을 맞은 구미시는 초비상 상태다. 구미 시민단체 관계자는 "최근 구미의 민심이 안 좋은 상태"라며 "또 무슨 사고가 날까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 전했다.

구미시의회 김정미 의원은 지난 7일 정례회 5분 발언을 통해 "4대강 사업은 거대한 자연의 물줄기를 인간이 바꾸려는 사업이다. 물 확보를 위한 사업이 오히려 물 부족사태를 유발하는 꼴"이라며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구미YMCA 나대활 시민사업부장은 "낙동강의 횡단 관로가 이뿐만 아니고,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정확한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어 더욱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해평습지를 없애고 넓은 해평들에 준설토를 잔뜩 쌓아 홍수터를 없앤 것도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경북 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지난 10일 구미정수장을 방문해 "최근 2차례의 단수 사태는 4대 강 사업으로 인한 인재였다"면서 대책을 요구했다.

■사라진 습지, 급해진 강물

구미시 해평면 구미광역취수장 앞 제방.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사무국장이 강 상류 쪽을 가리켰다. "아무 것도 없어요. 무려 760㏊에 이르는 대규모 습지가 이렇게 몽땅 사라진 겁니다. 문명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해평습지 제거는 국제적 웃음거리입니다."

처음엔 눈을 의심했으나, 해평습지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없었다. 방대한 모래톱과 무수한 버들군락, 다양한 물길들이 4대 강 인공수로에 몽땅 쓸려 가 버린 것이다. 원래 이곳은 3000마리 이상의 흑두루미가 찾던 곳으로, 지난 겨울에도 1000마리가 왔다. 그러나 완전히 결딴난 올해에도 그만한 무리가 찾아올까. 구미시는 인근 상류의 고아습지에 300억 원을 투입해 대체습지를 추진 중이지만, 환경단체들은 "돈을 써서 습지를 없애놓고 돈 들여 쓸데없는 습지를 만든다"고 비판한다.

멍해진 시선을 하류 쪽으로 돌리자, 문제의 구미광역취수장이 눈앞에 다가왔다. 지난 5월 임시 가물막이 터져 난리가 난 곳이다. 낙동강 본류에 달랑 남겨진 하중도가 외롭다. 모래톱은커녕 비탈면이 눈에 띌 정도로 깎여나가고 있다. 구미 경실련은 "구미정수장 쪽 하중도의 비탈면이 이번 장마로 상당 부분 유실돼 강바닥과 하중도에 매설된 송수관로의 2차 파손 위험이 높다"면서 "실제 이번 물 폭탄으로 하중도 취수장 쪽 400m, 정수장 쪽 300m가량이 각각 유실됐다"고 주장했다. 해평면 주민 황 모(67) 씨는 "잇단 단수사태는 성난 강물 때문이야. 그 넓은 습지를 죄다 걷어냈으니 강물이 가만 있나, 날뛰지"라며 혀를 찼다.

■근본이 변해버린 낙동강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구미 단수사태에 4대 강 사업의 난맥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면서 "앞서 일어난 구미취수장 사고, 왜관철교 붕괴 역시 4대 강 사업이 몸통이다"라고 주장했다.

구미의 낙동강에서 벌어진 단수 사태를 현장르포 형식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소개해온 정 국장은 "연이은 사고는 직강화된 깊은 강에서 빠르게 흘러가는 강물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주며, 과거의 낙동강에선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사고들이다"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준설과 습지 제거, 직강화, 대형 보 설치 등으로 낙동강은 이제 사실상 '인공 대수로'로 변했다. 1976년 안동댐으로 꼭대기의 물길이 막히고 1987년 맨 아래쪽에 하굿둑이 세워져 위 아래가 막힌 상태에서 그나마 큰 흐름이 유지되던 본류마저 8개의 대형 보로 차단된 것이다.

낙동강공동체 김상화 대표는 "낙동강은 단순한 하천이 아니다. 영남권 전체, 1300만 유역민, 이곳의 산과 들, 거미줄처럼 짜여진 생태의 유기적 총합이 바로 강 생태계를 이룬다"면서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낙동강의 대변화를 맞딱뜨린 만큼 후유증이나 재앙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경철 '습새' 사무국장

- "습지의 보고 곳곳 사라져… 생태공원 기능 의문"

   
습지와 새들의 친구 김경철 사무국장이 사라진 해평습지 자리를 가리키고 있다.

구미 해평습지의 소멸을 누구보다 가슴 아파하고 분노하는 사람이 '습지와 새들의 친구(습새)' 김경철(49) 사무국장이다. 지난주 그는 구미시 해평읍 옛 해평습지 자리를 안내한 뒤 한동안 멍한 시선으로 강을 응시했다. 4대강 사업에 맞서 끈질기게 '습지 사수'를 외쳤건만 정부의 귀는 열리지 않았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낙동강 중 상류는 원래 습지의 보고인데 속속 결딴이 났고, 지금도 결딴나고 있습니다. 안동의 검암습지 마애습지는 대부분 사라졌고, 구담습지 병산습지 등은 대거 준설 라인에 들어가 있어요. 강을 살린다 하면서 습지를 없애는 건 야만이죠."

그는 구미의 단수사태와 왜관 철교붕괴, 지천의 역행침식 같은 사고가 이 같은 습지 훼손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거센 강물을 잡아주고 달래주던 습지가 없으니 강의 성질이 급해졌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수변습지를 없앤 자리에 정부가 돈을 들여 조성하는 생태공원(생태하천 사업)도 결코 '생태적'이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창원 본포대교 위 본포 하중도는 모래톱과 식생이 양호한 곳이었는데, 깡그리 걷어내고 그 옆에 2~3m를 성토해서 인공 생태공원을 만들었어요. 저게 언제쯤 '자연'으로 안정이 될까요. 큰물이 지면 잠기게 되는데 관리 비용은 누가 댑니까. 접근성도 떨어져요. 이런 형태의 생태공원이 낙동강에 무려 70개나 들어서고 있어요."

4대강 사업은 마무리 국면이지만, 그의 4대강 지킴이 활동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 이명박 정부 들어서 2008년 실시한 부자감세 조처로, 이 대통령 재임 5년간 총 96조원, 그리고 그 뒤에도 매년 25조원(이상 2008년 불변가격)의 감세 혜택이 부유층에게는 계속되고 있다.

 

*** 4대강 사업 시작 전에는 4대강 하천관리비용으로 매년 약 250억원이 들어갔는데, 총 22조원의 예산을 투입한 4대강 사업 이후로는 관리비용(이자비용 4천억원 포함)이 이전의 40배인 약 1조원(최소 7천억원)이 매년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