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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앞 진보매체 해킹 누가? 네이버는 2박3일 과잉차단

道雨 2012. 3. 13. 12:08

 

 

         총선앞 진보매체 해킹 누가?

         네이버는 2박3일 과잉차단

 

 

‘한겨레’ ‘경향’ ‘오마이’ 등 동시다발 해킹공격 당해
네이버 ‘해킹당한 매체 3일 차단’으로 진보언론 과중 폐쇄

이번에 해킹 공격을 받은 8개 매체 가운데 정치·사회 뉴스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언론사는 <한겨레> <경향> <오마이뉴스> 등 3개사다. 이들은 우리나라 언론 지형에서 진보 진영의 대표적인 매체들로 평가받는다. 보수매체라고 할 수 있는 <데일리안>이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비교하기 어렵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인 배경이 의심되는 이유다.

 

특히 네이버가 지난 5일 뉴스캐스트 정책을 바꿔 한번 악성코드가 발생하면 2박3일동안 뉴스 서비스를 차단한 조처가 문제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해당 악성코드 문제를 해결하면 바로 차단을 풀어줬다.

 

네이버는 이용자 환경 보호를 새 정책 도입의 이유로 꼽는다. 네이버 운용사인 엔에이치엔(NHN) 원윤식 홍보팀장은 “뉴스캐스트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 3년 동안 악성코드로 인한 이용자 피해가 계속 발생해 왔다”며 “언론사의 자체 보안 강화를 유도하고자 강력한 정책을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런 정책이 지나친 징벌적 조처이며, 총선 등 여론 다양성이 중요한 시기를 앞두고 특정 성향의 여론을 제한하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비판한다.

황용석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교수는 “제3자에 의한 악성코드 공격으로 피해를 본 특정 언론사 뉴스를 과도하게 배제하는 것은 특정 뉴스의 유통을 막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뉴스캐스트라는 형식의 뉴스 공급 체제를 만들어 놓고 이에 대한 관리 책임을 언론사들에게 일방적으로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악성코드가 발견됐다고 뉴스를 일방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에게 하는 것과 똑같은 짓을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며 “네이버가 뉴스라는 단물만 빼먹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언론사의 경우 24시간 방화벽을 유지하는 일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네이버는 협력사와의 상생 차원에서 뉴스캐스트에 들어온 언론사들에 바이러스 차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식을 택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배나무 밑에서 갓끈도 고쳐매지 말라고 했는데 (총선을 앞둔) 지금 (2박3일 차단 조처를 하는 것은) 자칫하면 정치적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