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군 의혹(정치, 선거 개입)

MB국정원 불법사찰. 집중 미행, 프락치... 명진 스님 "난 이렇게 당했다"

道雨 2021. 3. 5. 11:37

집중 미행, 프락치... 명진 스님 "난 이렇게 당했다"

 

[이 사람, 10만인] 오마이TV 출연 ① MB국정원 불법사찰 문건 전격 공개

 

"제가 그만큼 거물급이라는 거죠. 하하~"

명진 스님은 여전히 유쾌통쾌상쾌했다. 지난 3일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정권 때 자행된 불법 사찰을 성토하면서도 유머를 잊지 않았다. 이날 명진 스님은 과거 국정원의 충격적인 사찰 기록을 전격 공개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020년 2월, '명진 스님 X파일' 보도를 통해 불법 사찰을 조명한 바 있지만, 문건을 전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 기사 : 명진 스님 X파일]
① "명진 스님 집중 미행... 협조자 포섭해 불교계 퇴출" http://omn.kr/1mitx
② '명진 뉴스 다루지마'... 국정원과 언론의 공모 http://omn.kr/1mjfp
③ 한 시민을 매장하려 한 문건, 작성자는 공무원 http://omn.kr/1mk3z
④ 국정원 개혁위의 비개혁적 결론, 대통령은 알까 http://omn.kr/1ml6u
⑤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문재인 대통령도 사찰했을까 http://omn.kr/1nz4q

 

박형준 "선거 공학적 냄새가 난다" 반박에 명진 스님의 재반박

이날 인터뷰의 주요 논점 중의 하나는 다음날인 4일 부산시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불법사찰 연루 의혹'이었다. 박 후보는 지난 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그 당시에 특별한 특별사찰, 또는 불법사찰의 지시에 관여했거나 또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그런 적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는 또 "이 사안을 무리하게 저에게 연루시키려고 하는 것은 온당치도 않고, 또 선거를 바로 앞둔 이 시점에 그렇게 한다는 것이 제가 보기에는 상당히 선거공학적인 냄새가 짙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진 스님은 이날 오마이TV 인터뷰와 사전 인터뷰에서 "청와대 정무수석 시절에 박 후보가 저의 퇴출 문제나 사찰 문제를 몰랐다면 허수아비였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고 말도 안된다"면서, 다음과 같은 당시 정황을 언급했다.

"박형준씨는 2009년 9월에 청와대 정무수석이 되었습니다. 2010년 7월까지 일했죠. 이 기간에 최대 종교현안은 나를 봉은사에서 퇴출시키는 것이었습니다. 2009년 10월 말 자승이 MB정부가 원하는 대로 총무원장이 된 직후인 11월 2일, 박형준이 자승에게 MB 축하난을 가지고 인사를 갔어요. 청와대 청불회 회장을 놔두고 자기가 갔습니다.



그 얼마 뒤인 11월 13일 자승을 만난 한나라당 원내대표 안상수가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 부자 절의 주지를 그냥 놔두어서 되겠느냐?'면서, 나를 봉은사에서 내쫓으라고 했습니다. 바로 이날 국정원에서 만든 문건이 바로 <좌파인물들의 이중적 행태 및 고려사항>입니다."

 

                     ▲  국정원이 2009년 11월 13일에 작성한 <좌파인물들의 이중적 행태 및 고려사항> 문건
 


이 문건에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1. 검찰·경찰·감사원·국세청 등과 긴밀협조하 좌파의 부정부패 등 취약점을 철저히 조사, D/B를 구축함으로써 차후 좌파견제, 대응논리로 활용
2. 공식·비공식 루트를 통해 좌파 핵심인물들의 비위사실을 언론에 적극 전파하는 한편, 폭로기사 및 비난 사설, 칼럼 게재를 측면 지원
- 주요 월간지 등을 통한 좌파실상 관련 특집·종합기사 보도 방안도 모색
- 또한 관련 정보 전파수단으로서 보수단체 웹사이트를 정비하고 건전 블로거를 집중 육성, 국민들의 혐오·거부여론 확산에 주력
* 증거제시가 어려운 설에 대해서는 인터넷 등을 통해 의혹 적극 유포
3. 특히 좌파 핵심인물들의 반도덕적·파렴치한 행태폭로를 통해 조직내 분열을 꾀하면서 기존 회원들의 탈퇴 및 지원중단 유도에 박차
* 내부조직원들의 자괴감·분노 확산을 통해 투쟁의지 무력화
4. 한편 정부보조금 횡령, 공금 유용 등 범죄에 대해서는 관련법을 적극적으로 적용, 의법처리

 


명진 스님은 "MB정권이 이렇게 추접스럽게 사찰할 줄은 몰랐다"면서 "유언비어를 만들고, 그걸 인터넷 매체나 보수언론에 널리 퍼트려서, 신도들로부터 타격을 줘야 한다는 내용이, 국정원 문건에 버젓이 실렸다"이라고 성토했다.

 

"승려 생명에 치명타 가할 확실한 물증 부족"



이날 공개된 2010년 3월 31일 문건의 제목은 '명진 봉은사 주지 관련 각종 추문 확인 결과 및 평가'이다. 문건의 앞머리에서는 "부조리 의혹과 함께 개인적 부도덕성을 집중 부각함으로써 불교계에서 퇴출 유도"라고 적었다.

 

                         ▲  국정원이 2010년 3월 31일 장성한 불법 사찰 문건의 표지
 

                                        ▲  국정원이 2010년 3월 31일에 작성한 불법사찰 문건.

 

 
이 문건 마지막 장인 '평가 및 조치 고려사항'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다.
 

승려 생명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확실한 물증이 부족

 


명진 스님은 "저는 이 문건 내용을 다른 스님에게 이야기하면서 '난 국정원으로부터 검증받은 청정한 비구 스님이다'라고 말하고 다닌다"면서 웃기도 했다.

하지만 명진 스님은 거듭 박형준 후보의 불법 사찰 연루 의혹을 제기했다.

"저에게 11월 13일 자승을 만난 한나라당 원내대표 안상수가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 부자 절의 주지를 그냥 놔두어서 되겠느냐?'고 말한 사실을 전해준 것은 김영국 거사였습니다. 당시 김영국 거사는 조계종 총무원장 종책특보였고, 그 전에 문광위원장 고흥길 의원 보좌관이었죠. 조계종의 템플스테이 예산 때문에 고흥길과 자승 당시 총무원장과의 만나는 자리에 안상수 원내 대표를 불렀습니다. 예산을 더 타내기 위해서겠죠.


김 거사는 그 자리에 참석을 했고, 안상수 대표가 자승 총무원장에게 '강남 좌파 주지를 그대로 놔둘 거냐'라고 말하는 것을 직접 들은 당사자입니다. 김 거사에 따르면, 자승은 안 대표의 말에 '임기가 보장돼 있어서 쉽지 않다'고 말하면서, '여러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답니다.

그래서 저가 법회 때 이 이야기를 폭로해서 문제가 됐고, 김영국 거사가 이를 증언하려고 할 때, 당시 이동관 홍보수석이 직접 전화해서 거의 회유 협박을 했다고 합니다. 이 수석은 'VIP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이야기 했답니다. 이런 상황인데, 당시 정무수석이었던 박형준이 아무 것도 몰랐을까요?"



원세훈 재판부 설명자료 "정무수석비서관 등에게 보고"



명진 스님은 "한 달 뒤인 그해 12월 24일 박형준은 자승의 주선으로 마곡사와 수덕사 등 충남지역 사찰 주지들을 모아놓고 '이명박 정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세종시 백지화에 동참해서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이런 내막 속에서 박형준씨가 저에 대한 퇴출 문제나 사찰 문제를 몰랐을까? 허수아비가 아니라면...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사찰 문건과의 무관함을 주장하는 박형준 후보에 대해 "절집에서 거짓말은 '불통참회', 즉 용서가 안 되는 죄"라면서, 지난 2020년 2월 각종 불법 정치공작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의 판결문 설명 자료도 제시했다.

 

▲  지난 2020년 2월 각종 불법 정치공작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징역 7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의 판결문 설명 자료도 제시했다.
 


이 자료에는 지방자치단체장 등 불법 사찰과 관련, "정무수석비서관, 민정수석비서관 등에게 보고하게 하는 등"이라고 적시된 부분이 나온다.
 

국익전략실 소속 직원으로 하여금 국가정보원의 직무 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야권 출신 지방자치단체장의 동향이나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자치정책 등 동향을 살피고, 이들에 대한 견제·제압 방안을 마련하여 보고하게 하여, 나아가 이를 청와대의 대통령 비서실장, 정무수석비서관, 민정수석비서관 등에게 보고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함.


명진 스님은 "박형준 후보가 정무수석 하기 전 홍보기획관을 맡았다. 그때 국정원과 군, 경찰을 동원해 인터넷상에 댓글을 다는 '사이버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기획한 책임자였다는 것이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면서 "박형준에게는 불법공작 DNA가 있다"고 주장했다.



"불법사찰 문제,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에 화가 난다"



명진 스님은 "박형준 후보측에서 이번 사찰 문건과 관련해 정치적 음모가 있는 양 이야기를 하는데, 이 사찰 문건은 2019년 말에 법원 판결로 받은 것"이라며 "법원이 당시 오는 4월에 보궐선거가 있을 것을 예상했다는 주장과 다를 바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이 문제가 정치적 악용되는 것에 대해 화가 난다"면서 "1년여 전에 국정원 사찰 문건이 나왔는데, 그 때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와 관련이 되자 최근 원내 대표를 비롯해서 한마디씩하고 있다"며 불편한 감정을 토로했다.

명진 스님은 "이 문제는 부산시장 선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이명박이 지시하고 이동관, 박형준이 하수인인 자승에게 그 지시사항을 전달해서 제 승적을 박탈한 사건"이라면서 "종교와 국가권력이 힘을 합쳐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것을 정치와 연결시키지 말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명진 스님 격정토로 ② 집중 미행, 프락치... 명진 스님 "난 이렇게 당했다"로 이어집니다.)

 

[ 김병기 ]

 

********************************************************************************************************************

 

[이 사람, 10만인] 오마이TV 격정 토로 ② MB국정원 불법사찰 문건 전격 공개

 

(* 이 기사는 명진 스님 격정토로 ① "모른다고? 박형준은 허수아비였나"에서 이어집니다.)
 

▲  명진 스님이 4일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문건을 제시하면서 불법 사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위의 문건 한 장. 봉은사 전 주지였던 명진 스님이 <오마이뉴스>에 공개한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불법 사찰 내용의 한 페이지다. 2010년 4월 15일에 작성된 국정원의 불법 사찰 문건 제목은 '명진의 종북 발언 및 형태 종합'이다. 당시 국정원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명진 스님이 한 이명박 정권 비판 발언을 '종북'으로 규정했다.

정권을 비판하는 사람들, 당시 광우병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 4대강사업 반대하는 환경단체에도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여 공안몰이식으로 마녀사냥을 했던 엄혹한 시절이었다는 것을 이 문건 한 장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기록만 한 것은 아니었다. 명진 스님은 지난 3일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이 조계종단과 보수 언론을 동원해 명진 스님의 불교계 퇴출 공작을 벌였고, 이를 실행에 옮긴 충격적인 불법사찰의 민낯을 공개했다. <오마이뉴스>는 2020년 2월, '명진 스님 X파일'을 통해 불법 사찰을 조명한 바 있지만, 문건의 구체적 내용이 문서 형태로 전격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련 기사 : 명진 스님 X파일]
① "명진 스님 집중 미행... 협조자 포섭해 불교계 퇴출" http://omn.kr/1mitx
② '명진 뉴스 다루지마'... 국정원과 언론의 공모 http://omn.kr/1mjfp
③ 한 시민을 매장하려 한 문건, 작성자는 공무원 http://omn.kr/1mk3z
④ 국정원 개혁위의 비개혁적 결론, 대통령은 알까 http://omn.kr/1ml6u
⑤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문재인 대통령도 사찰했을까 http://omn.kr/1nz4q

이날 명진 스님이 오마이TV에 전격 공개한 불법 사찰 문건과 사전 인터뷰 내용 등을 종합해서 재정리했다.

[2010년 7월 13일 문건] 일명 포청천팀에서 '미행 감시' '프락치 포섭'
 

                   ▲  2010년 7월 13일에 작성된 "종북좌파세력 연계 불법 활동 명진승 내사계획" 문건

 

 

집중 미감 실시


2010년 7월 13일에 작성된 '종북좌파세력 연계 불법 활동 명진승 내사계획' 문건에 표현된 용어이다. 여기서 '미감'은 '미행 감시'의 줄인 말이다. 국정원은 주간보고 형식으로 작성된 이 문건에서 단계별 추진계획을 이렇게 작성했다.
 

[1단계] 상세 신원 확인 및 기초자료 입수 분석 ○ 속가 가족 및 친인척 신원사항 확인, 월북자 등 신원 특이자 적출 ○ 출가 전후 행적과 종단과의 관계 및 봉은사 주지 임명 내막 확인

[2단계] 대상자 주변인물 협조자 포섭 및 집중 미감('미행감시'의 약어 - 기자 주) 실시 ○ 봉은사 내부사정에 정통한 신도(OOO, OO세)를 협조자로 포섭, 해외 연계 종북좌파세력에 자금 제공 여부 파악 주력 ○ 대상자 집중 미감을 실시, 종북좌파세력 등 접촉인물 확인

 


이 계획은 어느 정도 진행된 것일까? 우선 명진 스님에게 '당시 국정원이 미행감시하고 있다는 정황을 알고 있었냐'고 물었다.

"저는 봉은사에서 천일기도를 하면서 산문 밖으로 나가지 않았습니다. 하-하. 미행감시를 할 수도 없었겠죠. 만약 부자 절의 주지였던 제가 슬쩍 저녁에 나가서 곡차라도 마셨다면 난리가 났을 것입니다. 봉은사에서 꼼짝하지 않고 들어 앉아 있었기에 미행 감시를 할 수도 없는 구조였죠."

하지만 명진 스님은 "봉은사 내부사정에 정통한 신도를 협조자로 포섭하려 했던 공작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나중에 저를 배신하는 사람인데, 원세훈이 찾아와서 명진을 봉은사에 발도 못 붙이게 하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좋지 않은 소문도 떠돌았다고 했다.



"봉은사의 제 옆 방에서 손님맞이 등의 역할을 하는 스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신도분이 와서 눈물을 글썽이면서 저에게 '애도 둘이나 있고, 식당하는 여자도 있다는 데 어떻게 그렇게 감쪽같이 속일 수 있냐'면서 따지듯 물었습니다. 누가 그랬냐고 확인하니 옆방에서 보좌하는 스님이 그랬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을 대질시켰습니다. 그렇게 말한 게 사실이었습니다. 스님을 봉은사에서 내보냈죠.

이런 일들이 다반사였습니다. 또 한번은 대학교에 입학하려고 미국으로 건너간 학생이 제게 문자를 보내왔더라고요. '그동안 스님 좋아하고 존경하고 의지가 됐는데 스님이 이런 분인줄 몰랐다'면서 '연락을 끊겠다'고 말입니다. 아마도 국정원에서 유포시킨 여자 문제나 '벤틀리를 타고 다닌다'는 등의 헛소문을 들은 게 아닌가 싶었어요."

명진 스님은 "국정원에서 나를 사찰한 곳은, 종북좌파 척결을 위한 특명팀, 일명 '포청천팀'이었다"면서 "그 정도로 내가 거물급이었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2010년 1월 7일 문건] 명진 스님 퇴출에 언론-보수단체 동원


 

                    ▲  국정원이 2010년 1월 7일 작성한 "명진 봉은사 주지 최근 특이 동향 및 평가" 보고서

 

위의 문건은 2010년 1월 7일 작성된 '명진 봉은사 주지 최근 특이 동향 및 평가' 보고서에 있는 내용이다.
 

언론매체·보수단체를 통한 반 명진 분위기 조성 병행
- ○○○ 보수언론 대상 명진 및 봉은사 관련 홍보성 보도가 명진을 미화하는 효과를 주고 있음을 지적하고 기사화 자제 촉구
- ○○○ 보수 인터넷 매체 대상 명진의 좌파활동 실체를 조명하는 기획보도 독려
- 3대 국민운동단체 등 보수권 대상 명진의 비이성적 반정부 행태 실상을 전달, 소속 회원들로 하여금 종교인 본분 일탈에 대한 비난 댓글달기를 전개하여 입지 위축

 


국정원이 명진 스님의 불교계 퇴출에 언론과 보수단체를 활용하는 내용은, 위의 2010년 3월 31일 작성된 '명진 봉은사 주지 관련 각종 추문 확인 결과 및 평가' 문건에도 적시돼 있다. 조계종단에는 '징계'와 '퇴출' 등을 직접 주문했고, 언론과 보수단체에는 '추문'을 들춰내거나, 확인되지 않는 각종 '설'을 퍼트려, 명진 스님의 사회적 입지를 축소시키려 한 것이다.

국정원과의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당시 일부 인터넷 매체들은 <명진 스님은 사실 종북주의자에 가깝다> <"주지 더할 욕심" 발언에 '속물 명진' 비판> <명진 스님은 종법 파괴자... 조계종에서 퇴출하라> 등의 기사를 실었다.

명진 스님은 "특히 불교계 언론들이 나에 대해 음해모략을 펼쳤는데, 그 중 하나가 불교신문의 봉은사 땅을 팔아먹으려고 했다고 한 보도였고, 이 허위보도에 대한 재판결과 1000만원의 손해배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조계종이 제 승적을 박탈할 때도, 한전부지 3만평을 이용해서 제가 500억원을 어느 사업자에 주려고 했다고 주장했는데, 실제 내용은 1960년대에 강남 개발 당시 정부에 수용당한 땅 3만평에 속하는 한전부지를 개발해서 개발이익금 500억원을 봉은사에 시주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명진 스님은 "조계종단이 얼마나 급했으면 그쪽에서 받기로 한 돈인데, 내가 누구에게 주려고 한 것으로 둔갑을 시켜서 저를 파렴치한으로 몰아 징계했다"면서 "법적으로도 명백하게 허위사실로 밝혀진 것이기에, 조계종단은 저에게 사과하고, 스스로 제 승적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찰 13건? 빙산의 일각] "대통령이 직접 지시해서 전부 공개하고 폐기해야"

 

                       ▲  국정원이 작성한 명진 스님의 불법 사찰 파일

 

명진 스님은 "국정원이 국가안보에 관한 것이라면서 17건의 문건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산중에 사는 중을 뒷조사한 것이 무슨 국가안보와 관련이 있냐"면서 "17건을 포함한 총 30건의 사찰 문건도 사실상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영포빌딩에서 나온 사찰 문건들, 2008년 정무수석실에 보고된 것들도 다 빠져 있습나다. 사찰은 늦어도 2008년부터 해왔는데, 내가 받은 가장 빠른 문건은 2009년 11월 13일 문건입니다. 이전의 사찰 자료를 다 내놓아야 한다. 특히 '명진의 막가파식 행태에 대한 전략적 대응 강구'라는 문건이 영포빌딩에서 검찰 압수수색을 통해 발견되었는데, 그것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또 원세훈이 간부회의에서 나에 대해 몇 차례 발언한 문건도 없고, 그 발언 후 어떤 일을 했는지에 대한 문건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종합문건인데, 이 문건이 만들어지기까지 국정원 IO들이 만든 첩보문건이 하나도 없습니다. 조계종의 누구와 만나 이야기한 것들이, 보다 세밀하게 날짜까지 적시된 첩보문건들도 모두 공개한 뒤 폐기해야 합니다."


명진 스님은 "최근 사찰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자는 주장도 있는데, 그 이전에 불법으로 만든 사찰 자료는 장물이고, 국가기관이 장물을 어떻게 가지고 있을 수 있냐"면서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지시를 해서 전면공개하고 폐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조계종단은 지금?] "나의 퇴출 앞장선 자승은 '서초동 어르신' 추앙"



명진 스님은 2017년 8월 조계종 적폐청산을 요구하면서 조계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기도 했다. 그는 "조계종단은 국정원과 손잡고 나를 퇴출시키는데 앞장선 MB 하수인 자승에 대한 징계절차에 돌입하는 것이 합당한 도리이지만, 종회를 장악한 자승이 퇴임 이후 조계종의 상왕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일갈했다.

"지금 자승은 형식적으로는 봉은사 회주를 맡고 있는데, 불교계에선 '서초동 어르신'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게다가 온갖 정치인들이 자승이 조계종의 실세라며 만나기 위해 줄을 선다고 합니다. 이번에 선거에 출마한 사람들도 자승을 찾아갔는데, 자승이 자기랑 찍은 사진을 선거에 써도 좋다고 했다는 보도를 봤습니다. 정치권에서 이렇게 자승에게 힘을 실어주니 불교가 더 엉망진창이 되는 것입니다."

명진 스님은 지난 2021년 11월 조계종교육원장이었던 현응 스님(현 해인사 주지)이 <PD수첩> PD와 작가를 상대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조계종단의 문제를 거듭 비판했다. 검찰은 불기소 이유서에서 현응 스님이 술집에 가서 법인카드를 긁은 사실을 확인했지만, 죄를 묻지는 않았다.



명진 스님은 "박근혜 때 조계사 앞마당에서 경찰이 보는 앞에서 적광 스님이 폭행을 당할 때도 조계종 중들은 처벌을 받지 않았고, 몇 년 사이 자승의 횡령 의혹이나 프로포폴과 관련된 의혹도 제대로 조사 안했다"면서 "종교는 부담스러우니까 선택적 정의를 선택하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또 2017년 11월 6일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6개월간의 활동을 종료하면서, 명진 스님에 대한 불법사찰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겠다고 했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명진 스님은 "그동안 내가 여러 경로로 수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진행이 안 되고 있어 의아해하고 있었는데, 최근 발행된 <월간조선>(2021년 2월) 기사를 보면서 좀 이해가 됐다"면서 "MB정부 청와대에서 사찰과 나에 대한 퇴출 건을 주도한 것이 정무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이었는데, 당시 민정수석이 권재진이었고, 실무담당이었던 선임행정관이 지금 법무연수원 연수위원으로 있는 한동훈 검사"라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불법사찰의 당사자가 2017년-2019년 어간에 대검의 핵심인사인 셈"이라면서 "이것도 공수처에서 조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  명진 스님이 4일 오마이TV와의 인터뷰에서 문건을 제시하면서 불법 사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명진 스님에게 매월 1만 원 이상씩 <오마이뉴스>를 후원하는 10만인클럽 회원이 된 이유를 물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살아있는 소리, 거슬리는 소리도 많이 들어야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이지요. 입에 단 음식은 몸에 해롭고 귀에 듣기 좋은 말은 인생을 망친다고 합니다. 오마이뉴스는 끝없이 우리 사회 현실과 문제에 대해 쓴 소리하면서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향해서 애쓰는 매체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10만인클럽 회원과 독자들이 오마이뉴스 잘 되도록 도와야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모양이 제대로 나올 수 있도록 보도하는 마지막 매체를 살릴 수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한국사회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소식을 내보내는 매체입니다. 10만인클럽에 가입해주시고, 구독해주시고, 좋아요 꾹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유튜브 방송 명진TV를 광고해야 겠습니다. 좋아요, 구독 눌러주시면 저에게 크게 시주하는 겁니다. 하-하-."

 

김병기(minif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