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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유층 감세로 대혼란 일으키고 물러난 영국 총리

道雨 2022. 10. 22. 08:51

부유층 감세로 대혼란 일으키고 물러난 영국 총리

 

 

 

신자유주의 이념을 맹신한 대규모 부유층 감세안을 추진해 전세계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일으킨,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45일 만에 사임을 발표했다. 세계 각국이 불평등으로 인한 정치·사회적 위기를 겪고 있고 금융시장도 매우 불안정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부자 감세 실험’을 강행한 트러스 총리의 몰락은 한국에도 의미심장한 교훈을 준다.

 

트러스 총리는 보수 진영의 ‘철의 여인’으로 불린 마거릿 대처 총리를 따라 ‘제2의 대처’가 되고자 했다. 당 안팎의 우려와 비판에도, 지난달 23일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법인세 인상 철회를 중심으로 2027년까지 450억파운드(약 72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다. 부자와 기업의 세금을 줄여주면 투자로 이어져 경제 전체가 이익을 얻는다는 낙수이론을 믿고 밀어붙인 정책이었다.

 

하지만 영국 정부의 재정 적자가 폭증할 것이라는 공포에 파운드화 가치와 영국 국채 가격이 폭락했다. 전세계 금융시장도 대혼란을 겪었다. 트러스 총리는 뒤늦게 부자 감세안을 철회하고 재무장관을 경질했지만, 가라앉지 않는 여론의 분노에 결국 영국 역사상 최단임 총리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고 물러났다.

 

부자 감세안을 골자로 한 트러스의 자유시장주의 정책은, 극심한 불평등과 불공정으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고통이 커진 현실을 무시한 채 우파 이념에 매몰된 정책을 강행할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러스 총리가 우파 이념에 매몰된 채 영국인을 실험 쥐로 만들어 이데올로기 실험을 하다가 역풍을 맞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낮은 세금과 적은 규제가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우파의 이상을 실추시키면서, 전세계 자유시장주의 이념에도 ‘죽음의 키스’를 남겼다고 했다.

대기업 법인세 인하로 조세 수입을 줄이고 사회복지 예산에도 타격을 주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반드시 새겨야 할 경고다.

 

영국의 상황은 전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 속에서 정책 당국의 어떤 실수도 순식간에 큰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교훈도 함께 남겼다.

한국의 이달 1~2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하고, 무역수지 적자도 계속되고 있다. 일본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0엔 선을 돌파해 엔화 가치가 3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중국 위안화 가치도 사상 최저로 하락했다.

아시아 외환위기까지 거론하는 것은 아직 섣부르더라도, 정책 당국의 경계와 대비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 2022. 10. 22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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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세계 지도자 지지율 최하위 재탈환 확률 급상승↑...英 트러스 총리 44일 만에 사임

 

 

 

보수 지지층을 위해 부자 감세 등 정책을 펼치며 물가 폭등을 유발해, 영국의 윤석열이라고 불렸던 리즈 트러스 (Liz Truss)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 만에 총리로서 능력이 안 된다고 자인하며 스스로 물러났다이로서 리즈 총리는 역대 최단기 영국 총리라는 불명예를 얻게 되었다.

 

 

 

리즈 총리는 영국 현지 시간 20일 오후 130분 경 런던 다우닝가 10번지에서 긴급 사퇴기자회견을 가졌다.

 

파티 게이트 등 논란으로 물러난 전임 보리스 전 총리에 이어 보수당 출신 총리에 오른 트러스 총리는 이날 총리로 임명돼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없어 물러난다고 밝혔다이어 다음 주 당 지도부 선거를 통해 후임자 선출 때까지는 총리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러스 총리는 총리 후보 시절부터 부자들에게 감세를 해준다면 성장이 촉진되고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주장하며 보수당 지지층들의 환심을 샀다.

 

결국 16만 명의 보수당 대의원의 마음을 훔친 트러스는 집권 보수당의 위임을 받고 지난 96일 영국의 총리로 선출된다선출 된 이후 제2의 대처 수상을 꿈꾼 그는 성장을 앞세워 보수 지지층들의 기대에 부흥하려는 정책을 펼쳤다.

 

실제로 부자 감세를 펼쳤고 결국 재원 없는 감세안으로 영국의 경제의 기틀인 금융시장을 대혼란으로 만들어 파운드화와 국채가 폭락했다덩달아 물가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 모밍 컨설트에서 지난 10월 12-18일 집계된 세계 지도자 지지율 조사 결과 발표에서, 트러스 영국 총리가 윤석열 대통령을 제치고 지지율 최하위를 기록했다.   © morning consult

 

 

 

 

결국 집권 한 달도 안돼서 보수당의 지지율이 19%까지 떨어졌으며, 국제적 조사기관인 모닝 컨설트 (Morning Consult)에서 지난 10월 12-18일까지 집계한 세계 지도자 지지율 순위 조사에서도, 앞서 최하위를 기록했던 윤석열 대통령마저 7%차로 제치고 지지율 11%, 부정평가 79%를 기록하며, 조사 대상이 된 주요 22개 국 지도자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참고로 해당 조사에서 윤 대통령은 지지율 18% 부정평가 75%로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기록한 최하위 자리 (지지율 20%, 부정평가 72%, 91)를 트러스 총리에게 내주었다.

 

 

 

▲ 젖은 상추 vs 트러스 총리 누가 먼저 썩어 사라질까 하는 대결에서 상추가 트러스 총리에게 승리했다.  © Dalily Star 유튜브

 

 

 

더 처참한 건 트러스가 젖은 상추(wet lettus)와의 버티기 대결에서도 졌다는 것이다데일리 스타라는 영국 황색언론에서 지난 14일부터, 하야 압박에 내몰렸던 트러스 총리와 영어 발음이 레러스로 트러스 총리 성()과 비슷한 상추를 두고, 누가 먼저 썩어 문드러질 것인지 하는 풍자적 대결을 유튜브로 생중계해왔다.

 

해당 대결은 젖은 상추에 금발 가발을 씌워 트러스 총리와 비슷하게 만들어 놓고, 그 옆에는 트러스 총리 사진을 등장시켜 실시간으로 상추가 썩어가는 모습을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 윤석열 대통령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서울의소리

 

 

 

한편트러스 총리 취임 후 부자 감세 정책 등 보수당 지지층만을 위한 정책을 펼치자, 당시 한국 보수 언론들은 트러스의 분배보다 성장증세 아닌 감세를 칭송하며, 왕성한 기업 활동여부가 국가 경제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대라고 평했다그러면서 법인세 완화 등을 부자 감세를 주문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7법인세를 최고 25%에서 22%로 낮추고, 다주택자 적용 중과세율은 폐지하겠다는, 대기업과 다주택자를 위한 감세 정책을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반면 내년 예산안에서 공공임대주택 관련 예산과 지역거점 병원 공공성 강화 예산, 지역화폐 국비 지원 예산 등 복지 예산은 대폭 삭감시켰다.

 

해당 감세 정책에 노동계는 국내 86만 여개 기업 중 고작 0.01%인 80여개 대기업만이 혜택을 보는 법인세 인하 등 재벌 대기업과 다주택자 등 부자에 대한 대규모 감세를 선언했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과 트러스 총리는 정치 스타일이 많이 닮은 지도자로 평가 받고 있다윤 대통령은 자신과 닮은 트러스 총리가 능력의 부족함을 깨닫고 급하게 사임을 결정한 것에 대해 한 번 심도 있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윤재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