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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욕설 댓글, 50대 이상 연령대가 가장 많이 올려

道雨 2023. 2. 14. 10:35

네이버 욕설 댓글, 50대 이상 연령대가 가장 많이 올려

 

 

 

네이버 댓글 통계로 본 현재 대한민국의 자화상

50대와 60대 댓글 수가 전체의 절반 이상 차지

보수 성향은 네이버, 진보는 다음 더 많이 이용

남성이 여성보다 댓글 3.2배 많이 써 차이 뚜렷

연예기사 댓글 창 닫은 뒤 전체 댓글 수 '반토막'

'정치력 부재' '‘정치 실종'이 댓글 전투부대 키워

 

 

네이버 데이터랩 댓글 통계를 들여다 봐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시민언론 민들레 2월 4일자 ‘좌표 찍기 전사들, 어디서 무얼 하고 계십니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고 나서다. 그리고 이 기사에서 언급한 조선일보 기사(1월 31일자, 이재명 기사 좌표 찍고 ‘여론 나쁨 화력지원’ ...댓글작업 사이트 있다)도 살펴봤다. 조선일보 기사에 대한 평가는 앞에서 언급한 민들레 기사로 충분해 여기서는 길게 설명하지 않겠다.

두 기사를 보면 조선일보가 어떤 방식으로 편파 · 왜곡 보도를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민들레 기사에서 언급한 8만 7000여 회원이 모여 있는 건승코리아의 ‘좌표 찍기’와 조선일보가 보도한 ‘댓글 사이트’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다.

 

네이버 데이터랩이 제공하는 댓글 통계를 분석하기 전에는, 댓글에 욕설이나 혐오성 글을 남기는 연령대가 10대나 20대 등 젊은 층일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데이터 분석 결과와 다양한 연구보고서 결과를 분석하면서 확인한 것은, 댓글에 욕설이나 혐오성 표현을 가장 많이 쓰는 연령대가 50대 이상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우리사회를 리드하는 50대와 그 이상 연배에서 욕설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에 의문을 품기도 했다.

 

통계 분석 결과 40대는 가장 많은 인원이 댓글 작업에 참여하고, 50대는 가장 많은 댓글을 달고 있다. 특히 60대와 70대 이상 1인 평균 댓글 수가 50대 이하 모든 세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로 정치 분야에 집중적으로 댓글을 달고 있다. 또한 남성은 여성보다 훨씬 많은 댓글을 달고 욕설 댓글을 많이 쓴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갈등 등 사회병리 현상의 깊은 뿌리가 50대 이상 남성들로부터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네이버 댓글 창, 특히 정치 분야는 이들의 독무대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 주말인 10일 오후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보수단체가 주사파 척결 집회를 하고 있다. 2022.12.10. 연합뉴스

 

 

 

네이버엔 하루 몇 명이 몇 개의 댓글을 달까

 

네이버 데이터랩에서 1년 이상의 통계치를 살펴봤다. 1년 전만 해도 15만 명 전후의 사람들이 하루 40만 개에서 50만 개 정도의 댓글을 쓰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많을 때는 1인 평균 3개 정도의 댓글도 달지만, 보통 때는 2개 전후의 댓글을 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그 숫자가 크게 줄어 댓글 수는 40만 개를 넘지 못하고, 30만~40만 개인 날짜가 더 많다. 당연히 댓글 참여 인원도 2만~3만 명 정도 감소했다.

 

이번 분석에서는 2월 3일 하루치를 대상으로 했다. 매일 댓글을 다는 인원과 댓글 수는 차이가 있지만 연령별 참여 인원과 댓글 수는 비율적으로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하루치를 분석하더라도 댓글 참여 인원과 댓글 수에 대한 윤곽을 충분히 그릴 수 있다. 또 이날 댓글 수가 평균 수준인 데다, 시민언론 민들레가 2월 4일자에 댓글 관련 기사를 보도한 점도 고려했다.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데이터랩 참조)

 

 

 

댓글 참여자 12만 8000여 명, 댓글 수 33만 4478개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50여개국 유입 댓글 2% 포함

 

1월 3일자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댓글 순수 참여 인원은 12만 8403명(분야별 댓글 참여 인원은 19만 695명), 댓글 수는 33만 4478개다. 이 가운데 본인이 삭제한 댓글이 2만 6893개, 기준 미달로 삭제된 댓글은 793개로 현재 30만 6693개가 남아 있다. 1인당 평균 2.6개( 분야별로는 1인당 평균 1.75개)의 댓글을 남겼다.

 

분야별 남성 참가인원은 14만 5555명, 여성은 4만 1110명으로 남성들의 참여 인원이 여성보다 3.2배나 많다. 남성이 쓴 댓글은 25만 5927개이고, 여성이 작성한 댓글은 7만 8547개로 집계됐다. 여성이 댓글 1개를 썼다면 남성은 평균 3.3개를 작성한 셈이다.

네이버 댓글 창은 남성들의 놀이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참고로 국내에서만 댓글을 쓴 게 아니라,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50여개 국가에서 댓글을 쓰고 있는데, 댓글 통계 숫자에는 모두 포함했다. 나라별 상위 댓글 수는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태국 등의 순이고, 댓글 전체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등 7개 분야별 댓글 참여 인원과 댓글 수를 연령별‧ 성별로 분석하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연령별‧ 성별 댓글 특성은 아래와 같다.(표 참조)

 

                                * 연령별,성별, 분야별 댓글 작성자와 댓글 수 비교표(단위: 사람=명, 댓글=건수)

 

 

 

10대는 소수만 댓글 써

 

표에서 알 수 있듯이 10대는 319명(분야별 댓글 참여인원)이 7개 분야별로 댓글을 달았다. 아주 소수의 10대들이 네이버 기사에 댓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19명 중 남성은 260명이고, 여성은 59명에 불과하다.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은 인원(4.4대1)이 댓글을 작성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 분야보다 사회 분야 기사에 댓글을 많이 쓴다.

통계를 보면 10대들은 악성 댓글 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댓글 수는 전체의 0.1%에 불과하다. 이처럼 10대들의 댓글 참여 인원과 댓글 수가 적은 것은, 3년 전에 연예 관련 기사의 댓글 창이 폐쇄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댓글 수는 연예 댓글 창이 폐쇄되기 전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이다.

 

 

20대는 정치보다는 사회 분야에 관심

 

20대는 5390명(남성 4173명, 여성 1217명)이 참여해 8296개의 댓글을 썼다. 10대도 그렇지만 20대도 정치 분야보다는 사건 사고나 수사 등 사회 분야에 댓글을 많이 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역시 악성 댓글을 남발하는 연령대와는 거리가 멀다. 댓글 참여 남녀 비율은 3.4 대 1로 남성이 높게 나왔다. 인터넷 세계의 댓글 흐름을 좌지우지할 댓글 수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댓글 수는 전체의 2.5%에 불과 하다. 20대의 댓글 수가 적은 것 역시 연예기사 댓글 창 폐쇄와 연관성이 높다. 이들 역시 10분의 1로 줄었다.

 

 

30대 댓글 참여 인원과 댓글 수는 20대의 5배 이상

 

30대는 이전 연령에 비해 댓글 참여인원과 댓글 수가 크게 증가했다. 댓글 참여 인원은 2만7천770명(남성 2만1천566명, 여성 6천204명), 댓글 수는 4만1천656개로 집계됐다. 표에서 알 수 있듯이 20대와 마찬가지로 정치보다는 사회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남성과 여성 참가비율은 3,5대1로 남성이 많다. 전체 댓글 수의 12.5%여서 어느 정도 댓글 파워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악성 댓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 이하일 것으로 보인다. 댓글 통계는 우리나라 30대 이하 젊은이들이 정치 분야에 큰 관심이 두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40대, 가장 많은 인원이 댓글 작업에 참여

 

40대는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는 세대다. 연령대별로 가장 많은 인원인 6만 154명(남성 4만 4629명,여성 1만 6425명)이 댓글 9만 9422개를 달았다. 이들 역시 정치 분야보다는 사회 분야에 더 많은 댓글을 달고 있다. 두 분야의 차이는 이전 연령대에 비해 더 좁혀졌다. 나이가 많을수록 정치 분야 관심이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남녀 비율은 2.7대 1로 여성들의 댓글 참여율이 모든 연령층에 비해 높았다. 그렇지만 남성들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전체 댓글의 29.7%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보여준다.

2022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40대가 댓글을 가장 많이 쓰는 연령대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치 성향이 강하고 욕설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는 평가를 받는 50대에 댓글 1위 자리를 내줬다.

 

 

50대,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많은 댓글…욕설 등 악성 댓글 최다

 

50대 댓글 참여 인원은 5만 7173명(남성 4만 3414명, 여성 1만 3759명)으로 40대보다 3000명 가량 적지만, 댓글 수는 10만 5665개로 가장 많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중추를 담당하는 연령대로 가장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 공간에서 피력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더 부각된다. 댓글 수가 많은 만큼 욕설 등 혐오성 악성 댓글도 많기 때문이다. 이들 역시 정치 분야보다는 사회 분야에 더 많은 인원이 댓글을 달고 있다. 그러나 그 차이는 40대보다 더 좁혀졌다. 남성과 여성 성별 참여 비율은 3.2대1로 나타났다. 댓글 수는 전체의 31.6%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60대, 정치 분야 비중 더 높아…1인 평균 댓글 수는 50대보다 많아

 

60대 댓글 참여 인원은 3만 3143명(남성 2만 6960명, 여성 6183명)이며, 댓글 수는 6만 6861개로 나타났다. 가장 특징적인 점은 정치 분야 댓글이 3만 276개로 사회 분야 2만 7456개보다 2820개가 많다는 것이다. 정치 분야에 집중적으로 댓글을 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1인당 평균 댓글 수는 약 1.8개로 50대의 1.6개보다 많아 왕성한 댓글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4.4대 1로 남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댓글에 참여하는 60대 남성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댓글 수는 20%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50대와 60대의 댓글 수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댓글 대비 정치 분야 악성 댓글 비율은 50대보다는 60대가 더 높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70대는 1인 평균 댓글 수 가장 많아

 

70대 이상 노인들의 댓글 참여 인원은 20대와 비슷하다. 5846명(남성 4583명, 여성 1263명)으로 댓글 수는 1만 2132개다. 20대보다 참여 인원은 451명이 많은데 댓글 수는 3836개가 더 많다. 70대 이상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1인당 평균 2개의 댓글을 쓰고 있어, 60대 1.8개보다도 더 많은 댓글을 생산한다. 숫자는 적지만 가장 왕성한 누리꾼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정치 분야 댓글이 사회 분야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댓글 통계를 보면서 “70대 이상 노인들이 특정 정치인을 너무 혐오하다 그 정도가 지나쳐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는 우스갯소리에 수긍을 하게 됐다. 70대 이상의 댓글 참여 성비는 3.6대 1이다. 댓글 수로는 전체의 3.6%를 차지하고 있다.

 

                        * 10대, 20대와 60대 이상 투표율 간의 큰 격차를 보여주는 역대 선거 결과. YTN 화면 갈무리

 

 

참여 인원과 수, 일정한 패턴 유지…하룻치 분석만으로 윤곽 그릴 수 있어

 

참고로 글 서두에 댓글 참여 순수인원이 12만 8403명이라고 했다. 그러나 연령별 분야별 인원은 댓글 참여 인원이 19만 695명이다. 이렇게 참여 인원이 차이가 나는 것은 댓글 참여 순수인원 가운데 6만 2293명이 정치 분야 등 7개 분야별 통계에서 중복 집계됐기 때문이다. 중복 집계된 참여자 6만여 명은 1개 이상의 분야에 댓글을 달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글에서 분석한 자료는 2월 3일자 하루치다. 하루의 통계를 가지고 일반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3일 이전 한 달, 3일 이후 이 글을 쓰고 있는 7일까지 댓글 참여인원은 40대>50대>60대>30대>70대 이상≧20대>10대 등의 순이고, 댓글 수는 50대>40대>60대>30대>70대 이상≧20대>10대 등의 분포를 유지하고 있다. 날짜마다 구체적인 참여 숫자와 댓글 수는 차이가 있지만, 연령별 참여 인원과 댓글 비중은 일정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단 하루의 통계이지만 네이버 댓글 현상을 설명하는 데는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댓글 참여 1000명 당 2~3명으로 소수…습관성, 스트레스 해소용 많아

 

댓글을 분석하면서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매일 댓글을 다는 인원수는 생각보다는 소수이고, 댓글 수도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인구를 5000만 명으로 잡았을 때 많아야 1000명 중 3명이 안 된다. 기사 하나에 댓글이 수천 개 달리는 사례도 있지만, 우리나라 인구를 감안하면 많은 숫자는 아니다.

그러나 매일은 아니지만 한 번이라도 댓글을 통해 정치에 참여한 국민은 32.5%라는 조사도 있어, 댓글이 소극적이면서도 적극적인 정치 참여의 통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댓글 중에는 좋은 글도 많다. 가끔 댓글을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극적이고, 악성 댓글을 남기지 않는다. 문제는 욕설 등 악성 댓글이다. 악성 댓글은 ‘습관성’이고,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댓글을 쓰는 이유가 ‘자신은 아니지만 타인은 댓글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이 한몫을 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이 글을 읽는 민들레 독자들은 악성 댓글과 멀어지길 바란다. 악성 댓글은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건전한 비판, 긍정적인 댓글이 많은 사람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이제 연구보고서를 통해 왜 사람들이 댓글을 작성하고 있는지, 누가 욕설 등 악성 댓글을 작성하는지 살펴보자.

 

 

연구보고서 조사 결과와 네이버 데이터랩 댓글 통계는 상관관계 높아

 

댓글에 관한 학술 논문이나 연구 보고서와 네이버 댓글 통계의 현황을 상호 비교했다. 먼저 ‘사람들은 왜 댓글을 쓰는가’ 라는 궁금증에 대해 연구 보고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사람들은 댓글 읽기가 개인의 의견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자신보다는 타인에게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2006, 정일권 김영석)

 

이 보고서에서 자신은 아니지만 타인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댓글을 쓴다는 댓글 작성 심리 및 동기를 발견할 수 있다. 이런 부류는 어떤 분야에 확신을 갖고 있는, 다시 말해 정치성향이 강한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자신은 영향을 받지 않지만 자신이 쓴 댓글을 읽고 누군가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믿음 속에는, 댓글을 쓰지만 댓글을 읽는 사람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의사소통이 한 방향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구시대의 유물이다.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신념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역효과만 낸다. 댓글이 갖고 있는 태생적 한계라고 할 수 있다.

 

과거나 현재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욕설이나 혐오감을 주는 악성 댓글이다. 정치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댓글을 많이 작성한다는 보고서다.

 

“한국 국민의 32.5% 정도만이 댓글을 통한 정치 참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성향별 분석에서는 보수 성향과 진보 성향 국민 모두 댓글을 통한 정치 참여와 유의미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보수성향의 국민은 기타 성향의 국민보다 2.95배, 진보성향의 국민은 2.17배 더 많이 댓글을 통해 정치 참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6, 김학량)

 

국민의 3분의 1정도가 댓글을 통해 정치 참여를 경험했다고 한다. 이들 가운데 특히 보수성향과 진보성향 등 정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댓글을 통한 정치 참여도가 높다. 자연스럽게 이들이 많은 댓글을 달고 욕설 등 악성 댓글을 단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보수 성향인 사람의 댓글을 통한 정치 참여가 진보 성향의 사람들보다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다른 조사에 의하면 보수 성향 사람들과 진보성향 사람들이 댓글을 통해 정치에 참여하는 포털은 다르다. 보수 성향은 네이버를 통해, 진보성향은 다음을 통해 의견을 피력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네이버뉴스 댓글은 보수정당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의 비율이 더 높은 반면, 다음뉴스 댓글은 진보정당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내용의 비율이 더 높았다. 따라서 네이버뉴스는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 이용자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반면, 다음뉴스는 진보성향 이용자들이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022, 박광순 안종묵)

 

                             * 서울 세종대로에서 '보수' 단체가 집회를 열고 있다. 2022.11.19 연합뉴스

 

 

 

이 같은 현상은 동일한 언론사, 동일한 기사에 달린 댓글을 분석해 보면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네이버에는 진보성향 정치인에 대한 악성 댓글이 넘쳐나고 그 숫자도 많다. 다음에는 댓글 숫자도 적지만 악성 댓글 역시 순한 맛이다. 포탈 이용자들의 성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는 네이버 댓글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댓글 참여자도 보수성향이 진보성향보다 많다고 할 수 있다.

 

댓글에 욕설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령대가 50대 이상 연령층이고, 남성이 여성보다 4배 이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는 네이버 데이터 랩 통계와도 일치한다.

 

“누리꾼들은 성기‧성행위, 장애‧질병, 죽음, 신분‧품성 등 여러 가지 유형의 욕설을 쓰고 있으며, 그 가운데서 장애 및 질병 관련 욕설이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성별 면에서 남성이 여성의 4배 이상 욕설을 많이 썼고, 세대별로는 50대 이상의 나이 많은 누리꾼들의 욕설 사용이 가장 많았다.”(2018, 이정복)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가는 50대와, 숫자는 많지 않지만 60대 및 70대에서 사회적 금기어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이들은 정치적으로는 보수와 진보라는 진영논리로 무장, 댓글 공론 장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를 뒷받침 하는 또다른 연구 보고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정치 기사에 대한 댓글이 많고, 정부 정책을 비판하거나 전·현직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이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 댓글을 쓴 사람들은 보통 40대였고, 욕설을 덧붙이는 댓글 작성자들은 50대였다. 또한 욕설을 사용하여 댓글을 다는 남성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정치 기사 논평의 경우 남성 저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사회·문화 기사의 경우 논평을 작성한 여성의 비율이 높았다.” (2019, 이정복 박은하)

 

네이버 댓글 통계와 기존의 연구보고서는 상관관계가 있음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네이버 통계 역시 40대가 가장 많이 댓글에 참여하고, 50대가 가장 많은 댓글을 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난하는 글과 욕설도 댓글 수에 비례해 50대 이상에서 가장 많이 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이 여성보다 댓글 참여 숫자도 압도적으로 많지만, 악성 댓글 숫자는 성비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2월 3일자의 댓글 수로는 전체 댓글의 55.2%를 50대 이상에서 생산하고 있다. 아마도 욕설 등 악성 댓글은 이보다 훨씬 많은 60% 이상이고, 악성 댓글을 쓰는 사람의 상당수가 보수성향의 남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연예기사 댓글 창 닫은 이후 댓글 수 크게 감소해

50대 악성댓글 전투부대 탄생, 정치력 부재에서 비롯

 

2020년 3월 5일부터 네이버와 다음 등에서 연예기사 댓글 창을 폐쇄했다. 오는 3월 5일이면 연예기사 댓글 창을 폐쇄한 지 만 3년이 되는 날이다.

댓글 창을 닫기 하루 전인 4일만 해도 네이버 댓글 수는 90만 개 이상이었다. 평균 80만 개에서 100만 개가 작성됐다. 댓글이 100만 개 이상인 날도 많았다. 댓글 창을 닫은 뒤 열흘 뒤부터 60만~50만개로 줄어들고, 2021년에는 40만~50만 개를 유지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40대의 댓글 수가 50대보다 많았다. 그러나 20대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2022년 1월부터 40대와 50대의 댓글 수가 엎치락뒤치락하다가 8월부터는 정치 성향이 강한 50대 우위 현상이 뚜렷해졌다.

 

네이버 댓글 수 변천 과정과 현재의 상황을 종합하면 중요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40대보다 정치 성향이 강한 50대, 나아가 60대, 70대 이상이 댓글 공간을 장악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윤석열 정부의 ‘정치력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민의 힘 대표 경선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이를 설명하고도 남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무자비한 압수수색과 수사, 비판언론에 대한 고소 고발, 정치와 법치를 파괴하는 윤 대통령과 검찰의 행태,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는데도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우지도 지지도 않는 등 ‘정치력 부재’ ‘정치 실종’의 사례는 손가락으로 꼽기도 부족할 정도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시작된 ‘정치 실종의 시대’에, ‘50세 이상 남성이면서 정치 성향이 강한 소수의 사람’들이 40대를 밀어내고 네이버 댓글 창을 욕설과 악성 댓글로 도배를 하고 있다. 악성 댓글에 참여하는 숫자는 보수 성향 50대 이상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앞에서 본 연구 보고서에서 알 수 있듯이 진보 성향 누리꾼의 주 무대는 네이버가 아닌 다음인 데다, 보수 성향이 진보 성향에 비해 댓글 작성에 더 열심인 까닭이다.

 

바로 이러한 모습이 네이버 댓글 통계로 들여다 본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정치가 복원되지 않는 현재와 같은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동형 광주대 초빙교수(전 서울신문 상무)mindle@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