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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에 피는 ‘대나무꽃 피었다’

道雨 2008. 10. 17. 09:18

 

 

 

               100년만에 피는 ‘대나무꽃 피었다’

ㆍ거제 칠천도 곡촌마을 주민들 "생전 처음 본다"

경남 거제시의 한 섬마을에 '100년만에 꽃을 피운다' 는 맹종죽 수백그루가 일제히 꽃을 피웠다. 거제시 하청면 칠천도 곡촌마을 야산에 꽃을 피운 대나무들은 벼가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으로 바람에 꽃가루를 날리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지난 4월 죽순을 캐고 난 이후부터 대나무의 색깔이 변하기 시작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것. 주민 박남규씨(63)는 "대나무가 꽃을 피운 광경은 처음본다" 며 "색깔이 변해 죽어가는 줄로만 알았다" 고 말했다.

↑ 남해안의 작은 섬 거제시 칠천도 곡촌마을에 핀 진귀한 대나무 꽃이 화제다.

마을 어귀뿐만 아니라 이 마을을 둘러싼 야산 세 곳의 대나무 밭에서 꽃을 피웠다.
거제 하청면은 90년대까지 전국 맹종죽 생산의 80%를 차지했던 지역이다. 한때 300㏊가 넘었던 재배면적은 지금 130여㏊로 줄어들었다.

대나무가 꽃을 피우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주말이면 관광버스와 승용차를 타고 온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대나무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감상하고 있다.

'대나무는 60년 또는 100년만에 꽃을 피운다'는 설은 있지만 수백그루가 한꺼번에 세 곳에서 집단적으로 꽃을 피운 사례는 처음이기 때문이다.

솜대·왕대·조릿대 등에서 꽃을 피운 경우와 달리 맹종죽이 꽃을 피운 사례는 보고된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나무가 꽃을 피우는 이유로 기후 이상설, 태양흑점설, 영양부족설 등이 있지만 설에 불과하다.

현지조사에 나섰던 거제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대나무가 꽃을 피운 이유를 단정하기 어렵지만 특정 효소나 양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 말했다. 꽃을 피운 대나무는 3년 정도 지나면 검은 열매(씨앗)를 맺은 후 죽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대나무 꽃은 뿌리번식을 포기하고 종자번식을 택한 대나무의 마지막 생존방식인 셈이다.

일부에서는 대나무 꽃이 '흉조' 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은 대나무가 꽃을 피운 일이 번식을 위한 대나무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마을의 풍요를 가져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대나무가 꽃을 피우자 마을에 관광객이 오고 방송과 신문에 소개되는 것 만으로도 '길조'가 아니냐" 고 말했다.

거제시는 하청면 일대에 내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맹종죽 숲을 이용한 관광테마 공원 조성, 체험 프로그램 개발, 대나무 숯을 이용한 건축 마감재 생산시설 구축, 맹종죽을 이용한 가공품 개발 연구·용역, 맹종죽 공예품 개발 및 생산시설 구축에 역점을 두고 3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