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인물 관련

흥덕왕과 앵무새설화

道雨 2008. 10. 22. 19:43

 

 

 

         흥덕왕과 앵무새설화

 

 

 

  흥덕왕이 짝을 잃은 앵무새가 슬퍼하다 죽는 것을 보고 노래를 지었다는 설화가 삼국유사에 수록되어 있다.

  흥덕왕이 왕위에 오른 지 얼마 안되어 당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사람이 앵무새 한 쌍을 가져왔다. 오래지 않아 암놈은 죽고 수놈이 슬피 우는지라, 왕이 거울을 앞에 걸어 주도록 하였다. 수놈은 거울 속의 그림자를 짝으로 생각하여 거울을 쪼았는데 나중에 그것이 그림자임을 알고 슬피 울다가 죽었다. 이에 왕이 노래를 지었다.

  흥덕왕이 짝을 잃고 슬퍼하다가 죽은 앵무새를 두고 노래까지 지어 공감을 나타냈던 것은 자신의 처지가 실제로 그와 비슷하였기 때문이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흥덕왕이 즉위하던 해에 아내인 장화부인이 죽었는데, 왕은 아내를 잊지 못하고 슬퍼해서 군신들이 재혼할 것을 청했으나 거절했다고 한다. 또한 “척조(외짝새)가 짝을 잃어도 슬퍼하는데 어찌 사람이 짝을 잃었다고 곧 다시 아내를 맞겠느냐"고 하면서, 시중드는 여자도 가까이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흥덕왕의 아내에 대한 절실한 애정과 아내를 잃은 고독감을 삼국사기에서는 사실적으로, 삼국유사에서는 상징적으로 표현하여 기술하였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