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언, 귀감이 되는 말

눈부신 지느러미

道雨 2010. 2. 11. 09:19

 

 

 

                 눈부신 지느러미


내 곁에는

거센 물살을 힘겹게 가르는, 작은 친구 물고기들이 있다.
그들은

물살을 따라 내려가다가, 또는 거슬러 올라가다가
몸에 생채기가 나고, 한쪽 지느러미가 잘려나갔다.

우린 모두

서로에게 실오라기 한 올만큼이라도 힘이 되어줄 수 없음을 나는 안다.

다만

이 말만은 할 수 있을 듯하다.

고통의 한가운데를 늠연하게 견뎌내는 이들의 지느러미에는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는 눈부심이 깃들어 있을 것이라고.

그것을 찾아내는 일만이

이 혼돈의 세상을 사는 보람이라고.


- 박찬순의《발해풍의 정원》중에서 -


* 지느러미에 상처가 나는 것은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거센 물살을 가르려고, 정말이지 온 몸으로 몸부림을 치기 때문입니다.
움직이는 지느러미만 생채기가 납니다.
살아있는 지느러미만 상처가 납니다.
살아 움직이는 것이 곧 상처이고, 사는 것이 곧 눈부신 것입니다.

 

 

 

 

*** 윗 글은 '고도원의 아침편지'에서 옮겨왔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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