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국정화 TF팀 운영은 헌법 유린이었다

道雨 2015. 11. 26. 12:16

 

 

 

국정화 TF팀 운영은 헌법 유린이었다

 

 

 

지금 여기 털리면 큰일 나요, 교육부 작업실이란 말이에요”라는 다급한 전화가 112로 걸려왔다. 상대방은 아홉 차례나 전화를 걸어 경찰 출동을 요청하며 “이거 (경찰력을 더) 동원 안 하면 나중에 (경찰이) 문책당해요”라며 경찰을 겁박하기도 했다.

도종환 의원 등 야당 의원들이 서울 대학로에 있는 국제교육원 건물에 설치된 국정화 비밀 티에프(TF)팀 사무실을 지난 10월25일 폭로하고, 조사방문할 때 있었던 일이다.

 

도종환 의원은 “내부자 제보에 따르면, 비밀 티에프는 최근 전국역사교사모임 워크숍 자료를 입수해, 이를 근거로 좌편향 단체로 몰아가기 위한 자료를 종합편성채널과 보수 신문에 제공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여당의 국정화 반대 논리와 국정화 반대 학계·집필진에 색깔론을 덧씌운 논리·자료도 이 비밀 티에프팀에서 주도적으로 마련했다.

정부·여당이 정상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을 야당 의원들이 “감금”했다고 적반하장의 억지를 부린 것은, 대선 개입 국가정보원 여직원을 야당 의원들이 감금했다는 궤변을 연상시켰다.

 

그런데 그 뒤 교육부는 한술 더 떠 티에프팀을 ‘역사교육 정상화 추진단’으로 공식화했다.

청와대가 진두지휘하고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직접 관리하는 국정화 비밀 티에프팀의 존재는, 헌법 31조가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국기문란행위와 다름없다.

헌법 61조에 보장된 국회의 ‘국정감사권·조사권’도 무시하는 처사다.

정부조직법 2조(중앙행정기관 설치와 조직), 4조(부속기관의 설치)에도 위배된다.

또한 운영비 44억원을 예비비에서 불법 전용하고도, 여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의 국정화 예산 세부내역서 제출 요구를 거부했다. 국회의 예산·결산권까지 무시한 것이다.

 

 

게다가 교육부는 문책받아 마땅한 비밀 티에프팀장 오석환 충북대 사무국장을 11월4일 대구시교육청 부교육감으로 승진 발령했다. 공무원들에게 법률을 무시하고 청와대의 지시만 잘 따르면 출세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정권은 국정화를 자행하면서 유신정권이나 전두환·노태우 군사정권에서 하던 짓을 서슴지 않고 있다.

 

 

노태우 정권이 교육민주화운동을 탄압하면서, 문교부 장관도 모르게 청와대와 직거래하는 비밀 티에프팀(‘교원 정보부’)을 불법 운영한 사실이 1988년 10월 국정감사에서 탄로 났다. 그나마 당시 김영식 문교부 장관은 바로 사과하고 티에프팀장을 좌천 발령했다.

 

 

2007년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 위원회’는 <과거와 대화, 미래의 성찰>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89년 청와대와 안기부가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통해 국가권력기관과 언론·재벌·반상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교조 결성을 탄압했던 것을 반성하고,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데도 박근혜 정부는 과거 정권보다 더한 불법·탈법을 공개적으로 뻔뻔하게 추진하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의 최근 상황을 잘 아는 역사학과 후배는 위원회 직원들이 그곳을 “침묵의 궁전”이라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수많은 연구사와 장학관이 배치되어 있음에도 김정배 위원장은 소속 역사 전공자 대부분을 좌편향이라며 무시하고, 교육부 파견 직원들하고만 논의한다는 것이다.

 

 

지난 23일 발표한 국정교과서 집필진에 대해서도 명단과 소속기관을 감춘 채, 내부 입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대통령 한마디에 나라를 두쪽 내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국정화 작업도 갈수록 문제를 양산하고 있지만, 전두환·노태우 정권 때나 있었던 비밀 티에프 설치·운영은 공조직을 무너뜨리고 국기를 문란하는 행위다. 여기에 면죄부를 주면 여당은 물론 야당도 내년 총선에서 심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이상호 해직교사 소송지원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