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용공(조작) 사건

'스포트라이트' 어느 기무사 요원의 양심선언…"불법 사찰로 간첩 조작"

道雨 2017. 10. 12. 15:28




'스포트라이트' 어느 기무사 요원의 양심선언…"불법 사찰로 간첩 조작"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최근 공개된 이명박 정부 당시 '국군기무사령부의 민간인 사찰'에 대해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최근 공개된 이명박 정부의 '국군기무사령부의 민간인 사찰 동향 문건'이 화제다.

실제로 2009년 '쌍용차 파업 집회' 현장에서 기무사 신모 대위가 붙잡혔고, 2011년에는 조선대 교수의 전자 우편을 해킹한 기무 요원들이 적발됐다. 하지만 기무사는 불법 사찰은 아니라는 입장.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은 기무사의 민간인 사찰에 대해 취재하던 중, 전직 기무사령부 대공수사관 이모 씨를 만났다.

이씨는 노태우 정권부터 박근혜 정권까지 30년 가까이 기무사 요원으로 재직한 베테랑.

이씨가 제작진에 밝힌 기무사의 내밀한 실체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이씨는 "사찰 대상은 대다수가 민간인이다. 군인과의 연관성은 나중에 갖다 붙이든지, 안 되면 경찰이나 국정원과 삼각공조하는 것"이라고 폭로했다.

이씨가 직간접으로 사찰했다고 밝힌 대상은 25명 가량. 김두관 의원(더불어민주당), 고 신영복 교수, 고 진관 스님, 박상중 목사(아름다운재단), 김용태 전 이사장(민예총), 고 한단석 교수(전북대), 안재구 교수, 유진식 교수(전북대), 서울신문 이○○ 기자 등이다. 조국 민정수석(유진식 교수 지인)과 임종석 비서실장(안재구 교수 지인)도 사찰 과정에 등장한다.

이규연 JTBC 탐사기획국장은 "재야 인사 사찰도 문제지만, 평범한 시민을 간첩으로 만든 사례가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제작진은 이씨와 함께 피해자들을 찾아 만나봤다.

1990년 10월 4일 윤석양 이병은 보안사령부가 만든 1300명의 민간인 사찰카드를 언론에 공개했다. 이듬해 보안사는 기무사로 이름이 바뀌고, 민간인 사찰 금지가 약속됐다.

제작진은 주인공 윤석양 씨를 어렵게 찾아, 사건 27년 만에 방송 최초로 인터뷰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미공개 사건 비화도 처음 공개된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찰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게 한 걸까.

제작진은 이씨의 '기무사 업무노트'를 입수해 심층 분석했다. 한편, 기무사는 이씨가 제기한 사찰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폭로! 민간인 사찰과 조작, 기무사 원사와 윤석양 이병 편은 10월 12일(목) 밤 9시 30분에 방송된다.

(JTBC 뉴스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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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수사관 양심 선언…"민간인 사찰로 간첩 조작"





[앵커]

국군 기무사가 민간인들을 불법으로 사찰해왔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습니다. 지난 1989년부터 지난 2016년까지 30년 가까이 기무사에서 근무를 한 수사관이 저희 JTBC 탐사프로그램인 스포트라이트 제작진에게 밝힌 내용입니다. 오늘(12일) 방송이 될 예정입니다. 어떤 얘기인지 미리 보도를 좀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도청과 미행은 물론이고, 명절에는 집에까지 침입을 했고, 열쇠를 따는 담당도 있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먼저 봉지욱 기자입니다.


[기자]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0년 10월, 윤석양 이병은 보안사가 민간인 사찰을 했다고 폭로했습니다.

1300여 명의 사찰 대상엔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현재 문재인 대통령 등 야당 정치인과 각계 민주 인사들이 포함됐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보안사는 국군기무사령부로 간판을 바꾸고, 민간인 사찰 금지를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28년간 기무사에서 수사관으로 일했던 이모 씨는 거짓 약속이었다고 주장합니다.

[이모 씨/전직 기무사 수사관 : 90년에 윤석양 사건 터지고 나서 민간인들은 하지 마라가 아니라, 가급적 하지 마라. 단, (사찰)하되 군 관련성은 꼭 집어넣어라.]

사찰 방법으론 도청, 미행은 물론 주거 침입까지 동원했다고 합니다.

[이모 씨/전직 기무사 수사관 : (기무사에) 열쇠 따는 담당이 따로 있어요. '해정'이라고. 통상 우리가 들어가면 명절날만 들어가요. 우리는 명절을 못 보내요. 우린 명절이 대목이에요.]

이씨가 관련 업무를 담당한 1989년부터 2003년까지 직간접으로 사찰했다고 밝힌 민간인은 25여가량 입니다.

김두관 의원, 고 신영복 교수, 진관 스님, 박상중 목사 등 재야 인사는 물론 일반 시민도 있습니다.

군인은 1명뿐입니다.

지난 1999년엔 경찰이 고 한단석 전북대 교수를 간첩 혐의로 수사해 재판에 넘긴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경찰이 아닌 기무사가 조작해서 간첩으로 만든 사례라고 말합니다.

[이모씨/전직 기무사 수사관 : 어떤 죄도 짓지 않으셨는데. 나중에 (기무사가) 뒤처리 하는 거 보니까. 죄스러운 마음도 있고 사과도 드릴 겸 찾아왔습니다.]

[고 한단석 교수 부인 : 진실이 밝혀져 너무나 감사합니다. 내가 이런 말을 들어야 하는 게 아닌데. 그 양반이 살아계셨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국군 기무사는 윤석양 사건 이후 민간인 불법 사찰은 없어졌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이 씨의 폭로가 나오면서 사찰이 언제까지 얼마나 더 이어졌는지 규명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영상촬영 : 이선우, 영상편집 : 오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