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재

국보 암각화 있는 울주 반구천, 심의 20년만에 명승 지정

道雨 2021. 4. 28. 19:10

국보 암각화 있는 울주 반구천, 심의 20년만에 명승 지정

 

지질·선사·역사시대가 어우러진 경관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에도 탄력받을 듯
"지자체 싸움과 정치에 휘둘린 훼손,늑장 지정"

 

 

국보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울주 반구천(현재 이름 대곡천) 일대가 국가 명승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반구대 계곡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반구천 일대

 

문화재청은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있는 자연유산인 울주 반구천 일원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001년 명승가치에 대하여 처음 조사한 이후 여러 차례의 추가조사와 논의를 거쳐, 울산광역시 신청을 받아 20년 만에 지정된 것이다.

반구천(盤龜川)은 조선 시대까지 지금의 대곡천을 부르던 원래 이름이다.

울주 반구천 일원은 계곡물이 수많은 절벽과 협곡, 구하도(옛 물길), 습지 등을 거치며 다양한 지형과 숲 경관을 만들고 있으며, 구곡(九曲)문화와 함께 저명한 정자 등 자연경관, 역사문화경관이 복합된 명승으로서 가치가 뛰어난 자연유산이다.

 

                  * 반구천 일원에 남아있는 공룡발자국

 

이 일대는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층으로, 초식공룡과 익룡의 발자국 화석이 있으며, 특히, 암각화 인근의 코리스토데라(수생 파충류) 발자국은 세계 최초로 발견되어, 노바페스 울산엔시스(Novapes ulsanensis)로 명명까지 된 한반도 공룡 연구의 중요한 자료다.

특히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으로 선정된 선사 시대 고래사냥 모습의 암각화(국보)가 반구천 일대에 있다.

 

* 반구대 암각화 20년전 찍은 사진. 지자체들 간의 물싸움 때문에 무분별하게 댐이 만들어지면서 물에 잠기기를 거듭해 지금은 많이 풍화됐다. 아쉽게도 흔적을 겨우 찾을 수 있다.

 

                  * 반구대 암각화의 일부. 수몰 등 과정에서 지금은 상당부분 풍화됐다.

 

* 한 어린이가 오랜 기간 반구대 암각화 공부를 한 뒤, 지금 남아있는 미미한 흔적을 토대로 그린 반구대 암각화 상상도.

 

선사 시대부터 삼국 시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각석(국보), 정몽주(1337~1392)가 유배 중 머문 포은대(반구대의 다른 이름)와 반고서원유허비(울산 유형문화재), 반구서원, 집청정(集淸亭) 등은, 선사 시대부터 삼국 시대를 거쳐 조선 시대로 이어지는 조상들의 생활과 유람문화를 알려주는 역사문화적 가치도 높다.

반구천의 아름다운 구곡(九曲) 경관은 많은 사람들이 남긴 시, 글, 그림으로 남아있으며, 특히, 겸재 정선(謙齋 鄭敾, 1676~1759)이 「공회첩(孔懷帖」에 남긴 반구 그림을 통하여 이곳이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명승임을 알 수 있다. 반계구곡(磻溪九曲)의 일부는 사연댐에 수몰됐고, 백련구곡(白蓮九曲)은 대곡댐 건설로 사라졌다.

 

                    * 정선의 공화첩에 나타나있는 반구천 명승

 

                 * 반구천 일대 기암괴석과 반석

 

문화재청은 지정추진 과정에 주민설명회 개최, 주민불편사항을 수렴하였으며, 지정 이후에도 주민과 관람객에게 불편한 도로를 개선하고, 사유지 매입, 경관 저해 지장물 철거 등 제반 관람환경을 조성하여, 주민과 상생하는 문화재관리의 바람직한 유형을 만들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 들간의 싸움과 정치 논리에 휘말려, 반구천(대곡천)과 암각화와 기타 문화재는 거듭 훼손 당했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 못지 않은 우리 선사인들의 우수성을 보인 국보와 문화재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역사이고, 이는 길이 자부심으로 남을 엄청난 자산이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두번 다시 이런 파괴적 싸움에 휘말리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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