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상식

야권 192석 대승…탄핵 의석엔 못 미친 '미완의 심판'

道雨 2024. 4. 12. 14:33

야권 192석 대승…탄핵 의석엔 못 미친 '미완의 심판'

 

 

 

'정권 심판' 분출했지만 '매직 넘버' 200석은 미달

수도권과 부‧울‧경 등 주요 격전지 패배에 아쉬움

민주주의 회복 위한 싸움 앞으로도 지난할 듯

민주 175…21대 총선 때보다 줄었지만 조국당 12

유례없는 관권선거와 극심한 편파 보도 속 쾌거

연대 가능 진보 1, 개혁 3, 새미래 1 합하면 192

국힘은 108…사실상 1석도 안 늘었지만 최악 면해

윤 대통령, '데드덕' 아니라도 조기 레임덕 가능성

'한동훈 참패' '용산 책임론' 두고 여권 갈등 불가피

 

https://youtu.be/XUNl9sweYYM

 

                                * 4·10 총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결과 정당별 의석수


 

 

 

윤석열 정권 2년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총 300석 가운데 192석을 획득했다. 그간 정치‧경제‧사회‧외교‧안보 등 전분야에 걸쳐 거대한 퇴행을 초래한 검찰독재정권의 무능하고 무도한 행태에 대해, 다수 국민이 '정권 심판'이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대통령 거부권 행사 무력화와 탄핵소추안 의결을 위한 '매직 넘버'로 꼽혀온 200석을 확보하는 데까지는 못 미쳐, 촛불 시민들에게 상당한 아쉬움도 남기고 있다. '미완의 정권 심판' 상태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향후 국정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희박해, 야권과 시민들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싸움은 앞으로도 지난하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실시된 22대 총선의 개표 작업은 11일 오전 10시 32분 기준 개표율 100%를 기록했다. 개표 결과에 따르면 전국 254곳의 지역구에서 민주당은 161곳, 국민의힘은 90곳에서 승리했다. 군소정당 가운데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진보당은 각각 1곳에서 승리했다.

또한 46석이 걸린 비례대표 의석은 민주당 주도의 범진보 통합비례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4석,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18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2석으로 확정됐다.

 

 

이에 전체 300석 가운데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0년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지역구 163석에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7석을 합쳐 180석, 열린민주당 3석까지 더하면 183석을 차지했던 것보다는 감소한 결과다.

그러나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의석을 더하면 188석이 되기 때문에 연대 관계인 범진보 정당의 총 의석 수는 더 늘었다고 볼 수 있다. 반(反)윤석열 정권이라는 기치 아래 각종 특검법 통과 등 사안에 따라 협력 가능한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김종민 의원) 의석까지 합치면 야권 의석은 192석이 된다.

반면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108석을 확보했다. 21대 총선 때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지역구 84석에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19석을 포함해 총 103석을 얻었던 것과 비교하면 5석이 증가했다. 21대 총선 당시 무소속 당선자 5명(홍준표‧김태호‧윤상현‧권성동‧이용호)이 모두 국민의힘에 흡수된 걸 감안하면 이번에 단 1석도 늘지 않은 셈이다. 사실상 의석 수 증가는 없지만 국민의힘은 그래도 개헌 저지선(100석)을 지켰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민주당은 지역구 의석을 21때 총선 때보다 2석 적게 얻었고(163→161), 국민의힘은 6석을 더 얻었지만(84→90) 이번에도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결과임은 틀림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유례없는 관권선거 행태와 대다수 언론의 극심한 편파 보도 속에 일궈낸 성과라 더욱 그렇다.

 

                                    * 4·10 총선 지역구 표심

 

 

그러나 수도권과 부‧울‧경의 주요 격전지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에게 패배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그로 인해 윤석열 정권에 결정적 타격을 안겨줄 수 있는 200석 확보에 실패했다.

서울의 이른바 '한강 벨트' 가운데 대통령실이 위치한 상징적 지역구인 용산에서는 민주당 강태웅 후보가 국민의힘 권영세 후보에게,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였던 동작을에서는 민주당 류삼영 후보가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에게, 그리고 마포갑에서는 민주당 영입 인재인 이지은 후보가 국민의힘 영입 인재인 조정훈 후보에게 각각 고배를 마셨다.

부산 경남의 '낙동강 벨트' 10개 선거구에서는 민주당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전직 도지사간의 빅매치가 벌어진 경남 양산을에서 김두관 후보가 김태호 후보에게,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갑에서 이재영 후보가 "문재인 죽여"라는 막말로 파문을 일으킨 윤영석 후보에게,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의 불출마로 승리 가능성이 높았던 부산 사상에서 배재정 후보가 김대식 후보에게, 사하을에서 민주당 영입 인재로 큰 기대를 모았던 이재성 후보가 5선 중진 조경태 후보에게 패해 민주당에 깊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함께 재적 의원 5분의 3인 180석을 훌쩍 넘김으로써,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률안을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통과시키는 등 막강한 입법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의힘이 법안 상정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시도해도 24시간 내에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5월 30일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과반 의석을 토대로 국회의장과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하며 법안·예산 처리를 주도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특히 법사위원장을 도로 가져오는 게 관건이다. 국무총리·헌법재판관·대법관 임명동의안 처리 등도 민주당이 열쇠를 쥐게 된다. 윤 대통령이 이미 거부권을 행사한 김건희 특검법과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이태원 참사 특별법, 노란봉투법, 방송3법, 간호법, 양곡관리법 등을 여당을 '패싱'하고 재추진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이종섭 특검법'과 '한동훈 특검법' 등 여권 핵심을 겨냥한 특검법들을 이미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야권 의석이 200석에는 미치지 못함으로써 윤 대통령의 상습적인 거부권 행사를 뚫어내지는 못하게 됐다. 재적 의원 3분의 2에 해당하는 200석에 도달했다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야당이 재의결해버리면 그만인데 그게 불가능해진 탓에 '국회 본회의 법안 통과→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국회 재의결 실패→법안 폐기'의 악순환이 22대 국회에서도 되풀이될 전망이다. 200석을 확보했다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올 때까지 윤 대통령의 직무 자체를 정지시키고 실제 탄핵까지 연결할 수도 있는데 그 같은 시도 역시 어렵게 됐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강고한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국정 동력을 더욱 상실해, '데드덕'까지는 아니라도 조기 레임덕을 맞게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특히 최측근이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간판'으로 내세워 이번 총선을 치렀는데도 참패로 결론난 만큼, 여당 내부에서도 친윤 목소리가 힘을 잃고 심지어 '반윤' '탈윤'의 원심력이 강해질 수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대선, 지방선거에 이은 전국 단위 선거 3연승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총선에서 내리 3연패를 해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민심 이반을 여실히 확인한 만큼, 당정 관계의 재정립을 두고 내부 논란의 확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용산 책임론'과 함께 국정 기조의 대전환을 요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그간 지속한 언행으로 볼 때 이를 받아들일 리는 만무해 보인다. 21대 국회와 비교할 때 여소야대 의회 지형에 큰 변화가 없다고 판단해, 그간 해오던 관성대로 '마이 웨이'를 고집하며 당무 개입, 야당 무시 기조를 유지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방식을 두고, 여당 내 비판 목소리가 불거지고, 당과 대통령실 간 충돌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호경 에디터haojing610@mindlenews.com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https://www.mindl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