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만드는 음울한 신세계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패권에 바탕을 둔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으나, 그 균열 역시 드러내고 있다.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은 전례 없는 제재를 러시아에 가했다. 나토 등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은 이 전쟁을 계기로 다시 결속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이후 표방했던,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싸움 전열의 강화로 이용한다. 하지만 미국 주도의 제재 대열에는 빈틈도 커지고 있다. 유엔 안보리의 대러시아 비난 결의안에 중국·인도·방글라데시·파키스탄·남아공 5개국이 반대하고, 35개국이 기권했다. 투표에 불참한 옛 소련 지역의 신생 국가들이나 아프리카 국가들을 고려하면, 미국의 제재 대열에는 적잖은 국가들이 발을 뺀 상태이다. 실제로, 미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