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태극기와 쌍화탕

道雨 2007. 6. 8. 23:30

 

 

 

                 태극기와 쌍화탕


                                                                 -  오 봉 렬   -


  태극기(太極旗)를 쳐다보고 있노라면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곧잘 든다. 초등학교 때는 일장기(일본국기)와 비교하며 그저 보기좋다고만 여겨졌었지만, 한의학 공부를 하면서 동양철학을 접하다보니 태극(太極)의 도형이나 괘(卦)의 모양과 위치배열 등에 대해 고개가 끄덕여지며 친근감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예전에 괘의 모양과 위치를 기억하기 위해 3·4·5·6 식으로 외웠던 것이 생각나서 웃음을 머금게되곤 한다.


  한의학은 동양의학으로서 동양철학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바로 음양오행론(陰陽五行論)이다. 오행(五行)은 좀 복잡하므로 여기에서는 태극과 음양[음양을 양의(兩儀)라고도 한다]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알아보기로 한다.

  태극은 생성과 변화의 시초가 되는 것으로 숫자로 보면 1에 해당되고, 음양은 태극에서 파생되어 나온 것으로 숫자 2에 해당된다고 하겠다. 따라서 숫자 1인 태극이 먼저 설명되어져야 마땅하지만 이해를 쉽게하기 위해 음양에 대해 먼저 알아본다.

  음양은 상대적인 개념이다. 이 세상의 만물과 기운을 음과 양의 둘로 크게 나눈 것이다. 하늘과 땅, 남자와 여자, 낮과 밤, 불과 물,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 잘 움직이려는 성질과 가만히 있으려는 성질, 올라가려는 기운과 내려가려는 기운, 소모하려는 기운과 저장하려는 기운이 있다.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상대적인 성질들을 우리는 접할 수가 있다.

  위에서 하늘 · 남자 · 낮 · 불 · 뜨거운 것 · 가벼운 것 · 잘 움직이려는 성질 · 올라가려는 기운 · 소모하려는 기운 등은 양(陽)에 속하고, 그 반대의 것은 음(陰)에 속한다. 그러나 뜨거움에도 더 뜨거운 것과 덜 뜨거운 것이 있듯이, 양속에 음이 있고, 음속에도 양이 있으니 항상 상대적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이러한 음양의 기운이 균형과 조화를 유지하며 한 울타리 속에 있는 상태를 태극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태극은 하나이기는 하되 그 속에 둘이 잘 융화되어 있는, 생성과 변화를 이루기 위한 이상적인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태극을 표현하는 도형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의 태극기 중앙에 있는 태극의 도형은 그 중에서도 가장 적절한 모양이라고 생각된다. 붉은 색으로 표시된 윗부분은 양을 상징하고, 푸른 색으로 표시된 아랫부분은 음을 상징하고 있다. 그리고 이 양과 음의 사이를 직선으로 그어 물과 기름처럼 확연히 분리된 모습이 아니고, 물결처럼 곡선으로 그려져 있어 아래 위로 오르내리며 섞이려고 하는 모습을 하고 있어, 생성과 변화를 이루기 위한 역동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양의 기운은 위에 있으면서 아래로 내려오도록 하고, 음의 기운은 아래에 있으면서 위로 올라가도록 하여 서로가 잘 섞이도록 한 것이다. 서로가 본성만 나타내려고 하면 양은 위에만 몰려있게 되고 음은 아래에만 머물게 되어 변화를 일으킬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의 인체도 음양의 기운이 잘 조화되어 있으면 질병이 생기지 않지만, 부모로부터 받는 유전적인 소인이나, 출생 후 외부로부터 받는 각종의 정신적 · 물질적인 자극, 그리고 자신의 잘못된 생활습관에 의해 음양의 불균형이 초래되면서 각종 질병을 일으키게 된다. 한방에서는 인체에 있어서의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고 약해진 기혈(氣血)을 보완해 주는 것을 중점으로하여 질병을 치료하게 된다.


  한약 중에 널리 알려진 약으로 쌍화탕(雙和湯)이라는 약이 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감기약 정도로 알려져 있으나 이 약은 원래 감기약이 아니다. 음과 양, 기(氣)와 혈(血)을  조화있게 도와준다는 뜻으로 쌍화탕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으로 과로(過勞) · 방사(房事) 등으로 기와 혈이 약해진 경우에 쓰는 약이다. 요즘 약국에서 파는 쌍화탕 종류는 그 약물의 구성이나 배합이 원래의 쌍화탕과는 달리 초기 감기에 쓰이는 약들이 일부 가미되어 있다.

  원래의 쌍화탕은 그 성질이 따뜻한 약과 시원한 약, 기에 작용하는 약과 혈에 작용하는 약이 모두 들어 있어서, 음과 양, 그리고 기와 혈을 모두 조화있게 도와준다는 면에서 볼 때 태극의 의미를 잘 지니고 있는 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혈이 약해진 사람들의 피로회복을 위해 비교적 무난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쌍화탕도 모든 사람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니고, 사람에 따라서는 소화에 장애를 주기도 하므로, 피로하다고 하여 무조건 복용하는 것은 옳지 않고 적절하게 가감(加減)을 하는 것이 좋다.


  인체는 여러가지 면에서 음양의 불균형이 초래되고 있고, 각 장부의 상태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그 사람의 체질 및 기혈의 상태와 병의 정황, 그리고 주변환경 및 계절에 따라 그때그때 적절하게 처방을 달리해서 약을 써야 한다.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모든 사람에게 맞고 또 모든 질병에 듣는 만병통치약은 있을 수가 없으므로, 약의 효능을 과대선전하는 그릇된 광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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