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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자녀 의대 편입 ‘아빠 찬스’ 의혹, 철저히 검증해야

道雨 2022. 4. 15. 11:04

정호영 자녀 의대 편입 ‘아빠 찬스’ 의혹, 철저히 검증해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딸과 아들이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과 병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시기에 잇달아 경북대 의대에 편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후보자의 두 자녀가 편입 시험에 앞서 아버지가 근무하던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두 자녀의 편입학에 ‘아빠 찬스’가 활용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점점 짙어지는 모양새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정 후보자의 두 자녀가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한 시기는 2015년 1월, 2016년 1월과 7월 세차례다. 정 후보자가 진료처장을 맡고 있던 때다. 각각 5일간 환자 이송 등의 활동을 했다고 한다. 2016년 1월과 7월의 경우 딸과 아들이 같은 날짜에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돼 있다.

이후 정 후보자의 딸은 2016년 말에 실시된 2017학년도 경북대 의대 학사 편입 전형에 합격했다. 이어 정 후보자의 아들도 이듬해에 실시된 2018학년도 편입 시험에 합격했다. 봉사활동 이력은 편입 전형의 서류평가에 반영됐다. 정 후보자는 딸이 편입 시험을 치를 때는 진료처장으로, 아들이 시험을 치를 때는 병원장으로 재직했다.

물론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는 정 후보자가 자녀의 편입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그러나 아버지가 병원의 최고위층으로 재직하는 동안, 딸과 아들이 연거푸 같은 대학의 의대 편입 시험에 합격한 것을 단지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석연치 않다.

더욱이 신입생 선발과는 달리 학사 편입은 대학의 자율성이 상대적으로 크고 감시도 소홀해, 그동안 크고 작은 잡음과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동료 교수의 자녀에게 특혜를 주거나 뒷돈과 청탁이 오간 사실이 감사와 수사 등을 통해 여러차례 드러나기도 했다.

정 후보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부정의 소지 없이 편입했다”며 특혜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 정도 해명으로 넘길 사안은 아니라고 본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한치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당선자는 검찰총장 시절이던 2019년 당시 조국 법무부 장관 자녀의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해 특수부 검사들을 동원해 대대적으로 수사를 벌인 바 있다. 그 사건은 우리 사회가 ‘공정’이라는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윤 당선자도 선거 기간 내내 ‘공정과 상식’을 강조해왔다. 그 잣대가 윤 당선자의 ‘40년 지기’라고 해서 무뎌져서는 안 된다.

 

 

[ 2022. 4. 15  한겨레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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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아들, 19학점 수업 들으며 ‘매주 40시간’ 연구원까지?

 

경북대 의대 편입 서류에 기재
현실적 불가능 허위·부풀리기 의혹
“교수 자제 품앗이 아닌지 따질 것”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이 경북대 의대 입시 당시 제출한 경력사항으로, 한 학기에 19학점 수업을 들으며 매주 40시간의 연구원 활동을 했다고 기재한 사실이 확인됐다. 19학점 수업과 주당 40시간 연구원 활동 병행은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이어서 허위 부풀리기 의혹이 일고 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14일 경북대에서 제출받은 정 후보자 아들의 의대 편입 서류를 보면, 정 후보자 아들은 자기기술서 경력사항으로 ‘경북대 유(U)-헬스케어 융합네트워크연구센터’에서 2015년 10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매주 40시간씩 학생연구원으로 근무했다고 기재했다. 하지만 정 후보자 아들은 같은 기간인 2015학년도 2학기에 경북대 전자공학부에서 19학점 수업을 수강 중인 상태였다.

서류대로라면 일주일에 최소 19시간은 학교 수업을 듣고, 40시간은 학생연구원으로 일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대학교 수업이 통상 평일에 진행되기 때문에 주당 40시간의 연구원 활동을 학업과 병행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겨울방학이 보통 12월 중순부터라는 점을 감안해도 수업을 들으며 3개월 동안 480시간 연구원 활동을 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정 후보자의 아들은 해당 학기 수업 대다수를 학업 부담이 큰 전자공학과 전공수업으로 들었음에도, 높은 학점을 받아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기까지 했다.

정 후보자 아들이 ‘아르바이트 경력’을 ‘학생 연구원’ 이력으로 포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정 후보자 아들은 자기소개서에서 ‘대학교 3학년때부터 학생 연구원으로 활동했다’고 적었지만, 정작 경력사항에는 학생연구원 활동 기간을 3개월이라고 기재했다.

정 후보자 아들은 해당 기간동안 ‘수요연계형 데일리 헬스케어 실증단지 조성사업’이란 이름의 연구과제에 참여했다고 소개했는데, 공교롭게도 비슷한 기간 대구테크노파크 경북대센터는 비슷한 이름(수요연계형 데일리 헬스케어센터 실증단지 조성사업)의 사업단 업무를 ‘보조’할 아르바이트생 모집 공고를 냈다.

해당 공고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의 업무는 전산입력·물품정리 등의 업무 보조로, 하루에 8시간씩 주당 40시간 일하는 것으로 돼 있다. 아르바이트 활동 기간은 정 후보자 아들이 적은 ‘학생연구원’ 활동시기와 대부분 겹친다. 정 후보자 아들이 학생연구원으로 일한 경북대 유-헬스케어 융합네트워크연구센터장과 아르바이트 공고를 낸 사업단의 단장 모두 정 후보자 아들의 지도교수인 박아무개 교수다.

신현영 의원은 “주 40시간이면 풀타임으로 일한 것인데, 실제 학업과 병행한 것인지 검증해봐야 한다”며 “해당 스펙이 과장된 것은 아닌지, 당시 후보자가 경북대 병원장이었던 만큼 교수들끼리 품앗이를 해준 것은 아닌지 철저히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