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측근) 관련

다섯 개의 칼 휘두르는 윤석열의 동지들... 변수는 '2인자'

道雨 2024. 2. 22. 11:25

다섯 개의 칼 휘두르는 윤석열의 동지들... 변수는 '2인자'

 

 검찰정권 막후실세, 윤석열 사단의 실체

 

 

 

지난 6일 자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의 칼럼에 등장한 '수사농단'이라는 표현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검사 윤석열과 左동훈 右복현의 '수사농단'"이라는 제목이 말해주듯, 검찰 특수부(현 반부패수사부) 수사의 문제점을 국정농단과 사법농단에 빗대 날카롭게 지적한 칼럼이다.

'左동훈'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右복현'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다.


대체로 동의한다. 검찰권력의 폐해,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사람이라면, "저인망식으로 혐의가 걸릴 때까지 수사하고, 걸 수 있는 혐의는 모조리 기소하는 방식"이라는 비판에 공감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세계적으로도 막강한 한국 검찰의 '아니면 말고'식 수사·기소의 폐해는 일일이 손꼽기 힘들 정도다. 진보 진영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적폐청산 수사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억지·강압수사와 무리한 기소로 법정에서 완패한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칼럼은 적폐청산 관련 재판의 1심 무죄율이 일반 형사사건의 5배에 달한다는 과거 언론보도(<문화일보> 2020.10.7.)를 소환했다. 기사에 따르면, 적폐청산 수사로 기소한 106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1심 판결이 나온 95건의 무죄 판결률이 15.8%였다. 반면 2019년 1심 형사사건 무죄율은 3.1%였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후계 구도와 관련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의혹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해서 수사에 착수한 것 자체가 문제라는 주장이라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1심 판결인 만큼 향후 재판 결과를 더 지켜볼 필요도 있는 데다, 수사 내용 비판과 수사 당위성 논란은 별개라고 보기 때문이다.

국가 공권력을 사조직처럼

논란의 핵심은 검찰권 남용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특수통 검사들은, 선택적 수사와 기소, 노회한 법기술과 화려한 언론플레이로 국민을 현혹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는 국가 공권력을 사조직처럼 부린다는 비판을 받는 윤석열 검찰정권의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다.

검찰을 기반으로 한 정권이기에 검찰을 보면 곧 정권이 보인다. 검찰을 평가하는 두 가지 잣대는 인사와 수사다. 노무현 정부가 예외이기는 하지만, 역대 정부 검찰은 대체로 초반에는 정권과 유착하고 후반에는 갈등과 충돌을 빚었다. 다만 검찰이 통치 기반인 윤석열 정부의 경우 특별한 관전법이 요구된다.

수사에 앞서는 것이 인사다. 수사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검사 또는 지휘부의 의지나 성향에 따라 수사 대상과 수사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역대 정권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등이 주요 수사·지휘 라인에 자기 사람을 앉히려고 애썼던 까닭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총장 시절 "검찰이라는 주식회사를 1인 회사처럼 운영했다"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검찰 주력부대인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요직에 자신과 가까운 검사들을 집중 배치했다. 주로 과거에 대형 수사를 같이했던 검사들이다. 검찰 인사와 정책에 관여하는 법무부에도 그의 측근들이 포진했다.
 

 [그림 1] 윤석열 수사 인맥 ⓒ 봉주영

  
[그림1]은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맡았던 주요 직책과 직접 참여하거나 지휘한 대형 수사를 정리한 것이다. 현대차 비자금 수사에서부터 조국 수사에 이르기까지 그가 구축한 수사 인맥은 전 정부는 물론 현 정부에서도 검찰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검찰에서 수사를 같이한 인연은 지연이나 학연, 근무 인연보다 더 중시된다. 특히 유력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재벌기업 회장 등 권력자들을 수사하면서 긴장과 압박, 대중의 열광을 경험한 검사들은, 마치 전장에서 함께 생사 고비를 넘던 군인들처럼 강렬하고 끈끈한 동지 의식을 갖게 된다. 수사라는 전쟁터에서 동고동락한 그들은, 이후 모임을 만들어 우의를 다지고 인사 때 서로 챙겨주고 주요 사건이 발생하면 역전의 용사들처럼 모여들어 다시 팀을 이룬다.

서울중앙지검장 때부터 두드러졌던 윤 대통령의 유별난 제 식구 챙기기는 지독한 제 식구 감싸기로 이어졌다. 일부 친검(親檢) 언론은 이를 "보스 기질"로 미화했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 휘말렸던 한동훈 검사에 대한 감찰·수사 방해,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의혹 사건에 연루된 엄희준 검사에 대한 감찰 조사 차단이 대표적 사례다.

윤석열 사단의 화려한 부활

과거 윤 대통령의 검찰 인사를 다시 언급하는 것은 그 사조직 같은 행태가 검찰정권에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측근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년간 단행한 검찰 인사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윤석열 사단의 화려한 부활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 수사와 조국 수사의 선봉에 섰던 윤석열 사단은, 추미애 장관 취임 이후 좌천당하거나 한직으로 밀려났다. 이들에 대한 '응징 인사'는 정권이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윤석열 사단의 상징적 인물인 한동훈 검사의 경우 인사에서 네 차례나 쓴맛을 봐야 했다.

2020년 말 검찰총장의 대선 출마설이 제기될 때 서초동 주변에서는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려는 이유는 윤석열 사단을 구제하기 위해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았다. 그가 대통령이 된 후 농담은 진담이 됐다. 그는 유배지에서 돌아온 친윤 검사들을 고위직과 요직에 앉혔고, 이들은 보답이라도 하듯 정권의 뜻에 부합하는 수사를 밀어붙였다.

2020년 2월 <뉴스타파>는 윤석열 총장과 대형 수사를 같이한 검사 74명 중 41명이 현직에 근무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그중 일부는 검찰을 떠났지만, 대다수는 약진을 거듭해 주요 직위와 직책에 올라 있다.
 

 [표 1] 윤석열 사단 수사·지휘 라인 ⓒ 봉주영

  
[표1]은 현직에 남아 있는 윤석열 사단 검사들 중 검찰권력의 핵심인 대검과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수사·지휘 라인 보직자만 정리한 명단이다. 이름 옆 괄호 안 숫자는 사법연수원 기수다. '주요 수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했던 수사(굵은 글씨)와 해당 검사의 대표적 수사다. 대검 대변인 재직 시 고발사주 사건에 연루된 권순정 법무부 검찰국장처럼, 윤석열 라인이지만 수사 인연이 없는 검사는 제외했다.

윤 대통령과 가장 끈끈한 수사 인연을 맺은 사람은 한동훈 위원장이다. 두 사람은 불법 대선자금, 현대차 비자금, 론스타(외환은행 헐값 매각), 국정농단 특검 수사에서 힘을 합치고, 적폐청산 수사와 조국 수사를 지휘했다. 조국 수사의 경우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각각 검찰총장과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지휘 라인이었지만, 수사 전반에 깊이 관여했다는 점을 감안해 두 사람의 주요 수사에 포함시켰다.

그다음이 이복현 금감원장이다. 론스타 수사 때 두각을 나타낸 그는 박근혜 정권의 거센 압력을 받은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에 참여하고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활약했다. 이후 이재용 회장의 승계 구도와 관련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를 주도했다.

검찰 인사와 수사 구도를 보면, 곳곳에 윤 대통령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명목상 총장은 이원석이지만 실질적 총장은 윤석열"이라는 견해는 일리가 있다. 지휘부와 주요 수사 라인에 있는 검사들은 여전히 윤 대통령을 총장처럼 떠받들고, 윤 대통령도 여전히 총장인 것처럼 인사와 수사를 챙긴다는 시각이다.

한 가지 변수는 검찰정권 2인자인 한 위원장과 윤 대통령의 관계다. '디올 백 전투'는 무승부로 끝났지만, 향후 김건희씨를 둘러싼 권력투쟁 양상이 재현될 개연성이 있다. 윤석열 사단의 일부는 한동훈 라인과 겹친다. 이원석 총장만 해도 한 위원장의 동기로 절친한 사이다.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을 지내는 동안 그에게 줄을 서거나 신세 진 검사도 적지 않을 것이다.

윤-한 갈등이 심해지면 윤석열 사단이 균열할 수 있다. 이는 검찰정권의 운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대선배인 박성재(연수원 17기) 전 서울고검장을 후임 법무부 장관에 내정한 것을 두고 "한동훈 라인 견제용"이라는 성급한 관측이 나오는 게 흥미로운 이유다.

검찰의 주요 수사 대상

지난 2년간 검찰의 주요 수사 대상은 크게 다섯 부류였다. 첫째는 문재인 정부 고위직 인사들, 둘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측근들, 셋째는 대장동 사건 관련자들, 넷째는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연루된 민주당 의원들, 마지막은 여권이 "대선 공작"으로 규정한, 이른바 <뉴스타파> 사태와 관련된 언론인들이다(뉴스타파, JTBC, 경향신문, 뉴스버스, 리포액트).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수사의 시발점은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조작 의혹 사건과 탈북 선원들 강제 북송 의혹 사건이다. 전 정부의 안보실장, 국정원장, 국방부 장관, 통일부 장관, 비서실장 등이 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혐의로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됐다. 특수정보(SI)와 남북 관계의 특수성, 국제법을 무시했다는 비판과 더불어 직권남용죄 적용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도 전 정부 고위 인사들을 옭아맸다. 임기가 끝나지 않은 공공기관 기관장들에게 사표 제출을 종용하고 사적 경로로 추천된 새 기관장 후보자들에게 특혜를 제공했다는 혐의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일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인사들과 전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등이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김문기, 백현동 개발 관련 발언),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의혹, 측근의 정치자금 및 뇌물수수 의혹, 성남FC 뇌물성 후원 의혹과 성남지청장의 수사 무마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여러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수사 검사와 수사 대상자 수, 방대한 수사 내용에 비춰 역대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중 최대 규모라는 평을 듣는다.

이와 관련해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 "한 건 한 건이 중대 구속 사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사 당위성 논란과 별개로, 검찰이 명운을 걸다시피 2년 내내 야당 대표 구속에 집착한 것은 정치적 표적수사라는 오명을 쓸 만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사건은 주범 김만배씨와 공범들에 대한 수사로 출발해, '50억 클럽' 대상자들과 로비 의혹에 휩싸인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로 확대됐다. 강압과 회유 의혹, 피의자들의 잦은 말 바꾸기와 입 맞추기 의혹, 법정 진술 번복 등으로 수사 신뢰성에 흠집이 났다.

특히 검사 출신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과 윤 대통령의 '검찰 사부'인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검이 포함된 50억 클럽 의혹 수사의 경우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다가 특검 도입을 의식해 뒤늦게 시동을 걸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 돈봉투 사건의 발화점은 2021년 전당대회에서 의원들에게 돈봉투가 뿌려졌다는 정황이 담긴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의 녹음파일이다. 검찰은 윤관석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를 구속하고 이성만 의원을 불구속 기소한 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충분한 증거 없이 민주당 의원 20명을 돈봉투 수수자로 거론해, 당사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피의사실공표 시비에 휘말렸다.

언론인들에 대한 무차별 압수수색으로 국내외에서 화제가 된 <뉴스타파> 관련 수사는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9월 '대선 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을 가동할 때만 해도, "희대의 정치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수사 성과가 금방이라도 나올 것처럼 보였으나, 5개월이 지난 지금 검찰 주변에서는 "뭔가 잘 안 맞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여권이 총공세에 나섰던 만큼 어떻게든 기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보도의 대가성이나 허위성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과의 공모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확보했다는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 
 

 [표 2] <뉴스타파> 수사·지휘 라인 ⓒ 봉주영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뉴스타파> 사건의 수사·지휘 라인이 국정농단 특검 수사에 참여한 검사들로 구성됐다는 사실이다([표2] 참고). 당시 특검팀 파견 검사는 윤 대통령과 한동훈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20명이었다. 일부 퇴직한 검사도 있지만, 상당수가 현 정부 검찰의 요직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표1] 참고).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과거 대통령의 '수사 동지'인 검사들이 정권에 비판적인 매체의 기자들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수사한다는 사실이 예사롭지 않다. 이들의 보직을 보면, 검찰 사정 라인의 주축임을 알 수 있다.

주임검사 격인 강백신 반부패수사1부장은 그간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에 주력했던 검사다. 그의 직속상관으로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 수사(옛 특수부 수사)를 총괄하는 고형곤 4차장은 조국 사태 때 특수2부장으로 수사를 주도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3차장으로 조국 수사를 지휘한 검사가 바로 송경호 현 서울중앙지검장이다([표1] 참고).

총장 출신 대통령의 그림자 떼어내야

어느 정권에서든 검찰이 욕먹는 이유는 단순하다. 해야 할 수사와 하지 말아야 할 수사를 정반대로 하면 그렇다. 실적 욕심과 공명심에 취하면 짜맞추기 수사와 먼지떨이 수사를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검찰은 늘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를 강조한다. 좋은 말이다. 하지만 한쪽은 샅샅이 파헤치고 다른 한쪽은 덮으면서 할 말은 아니다.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임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헌법 84조). 뒤집어 말하면, 대통령의 일반 범죄는 기소 대상은 아니지만 수사 대상은 된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 고발한 대통령의 중대한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는 거들떠보지도 않으면서 전 정부와 야권 인사들에게만 엄정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국민이 공감하겠는가?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를 정조준했던 그 기개는 대국민 사기극이었나?

대통령 부인이 주가조작 사건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고발이 넘치는 데도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벌어진 고발 사주 사건의 공범 격인 김웅 의원을 석연찮은 이유로 불기소했다. 심지어 재판이 진행 중임에도 주범인 손준성 검사에 대한 감찰을 무혐의로 종결하고 나아가 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1심 유죄 판결로 다시 불거진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개입 의혹에 대해 윤석열 사단 검사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검사들 중 일부는 억울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학연이나 지연보다 수사·근무 인연을 더 중시하는 풍토와 검사동일체 원칙, 피라미드식 철저한 상명하복 체계를 감안하면 실체와 상관없이 외부에 그렇게 비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바로 그런 점 때문이라도 수사 공정성과 형평성을 갖추려 노력해야 한다. 야권 수사를 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다. 정권과 한 몸이라는 비판이 부당하게 느껴진다면 여권도 같은 잣대로 수사하면 된다. 윤석열 사단이라는 태생적 한계 탓에 공정하게 수사해도 의심과 오해를 받을 판에 대놓고 편파성을 보인다면 정치검찰임을 자인하는 셈이다.

검찰개혁이 완성되면 검찰의 직접수사권은 박탈되는 게 아니라 타 기관으로 옮기게 된다. 그전에라도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로 거듭나려면 무엇보다도 총장 출신 대통령의 그림자를 떼어내야 한다.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로서 '온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겠다'는 검사 선서를 잊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 점에서 윤석열 사단이 이끄는 <뉴스타파> 수사팀이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관심을 끈다. <뉴스타파>는 대통령 부인의 주가조작 개입 의혹을 끈질기게 추적하고, 검찰권력의 젖줄이자 아킬레스건인 특수활동비 오남용을 파헤친 매체다. 대통령의 수사 동지인 검사들이 언론을 상대로 수사농단을 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