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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한국의 책임

선진국 한국의 책임 *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2020년대 초반 한국은 ‘선진국’으로 공인됐다. ‘선진국’이라는 말은 ‘부자 나라’의 의미도 포함하지만, 단순히 일정 수준 이상의 1인당 국민소득을 자랑하는 부유한 나라라고 해서 바로 ‘선진국’이 되지는 않는다. 카타르의 1인당 국민소득(약 5만7천달러)은 한국(약 3만4천달러)보다 훨씬 많지만, 세계인들은 군주국인 카타르를 ‘선진국’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복잡한 권력교체 과정이 평화적이고 민주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는 것은, 한국의 명실상부한 ‘선진성’을 입증한 가장 결정적인 국면이었다. 한국과 함께 과거의 식민지로서 ‘부자 나라’ 대열에 오른 흔치 않은 경우 중 하나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보다 거의..

시사, 상식 2022.10.19

북한 핵무기보다 더 위험한 것

북한 핵무기보다 더 위험한 것 2017년 독일에서 나는 북한 핵무기보다 더 위험한 것은 우리 자신의 전쟁 불감증이라는 사실을 절감했다. 멀리서 보니 비로소 보였다. 그해 가을 김정은과 트럼프의 막말 공방이 극단으로 치달으며, 세계 언론이 한목소리로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우려하던 시기에, 나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산실로 잘 알려진 프랑크푸르트대학 사회연구소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었다. 당시 독일 언론은 연일 ‘한반도 전쟁 위기’라는 제목 아래 한반도 상황을 주요 뉴스로 상세히 전했다. 그런데 이 시기에 한국인들이 보인 태도는 참으로 이상했다. 전세계가 한반도 전쟁을 경고하고 있는데, 정작 한국인들에게서는 어떤 위기의식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독일 공영방송(ARD, ZDF)과 최고의 권위지 에서 긴박하..

시사, 상식 2022.10.19

자유민주주의 참칭 감별법

자유민주주의 참칭 감별법 대통령을 풍자한 작품에 상을 준 한국만화영상진흥회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엄중한 경고”를 했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은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감사에 관해 메시지를 주고받다 노출됐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총살감 김일성주의자”라고 극언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김일성주의자” 몰이를 이어 갔다. 요즘 우리가 보고 있는 윤석열 정부의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자유’, ‘법치’, ‘자유민주주의’를 수없이 외쳤다. 민주주의 연구에서 ‘리버럴 데모크라시’는 선거와 다수결의 원리뿐 아니라, 시민의 포괄적 자유와 기본권 보장, 권력분립, 법의 공정한 집행을 갖춘 정치체제를 뜻한다. 그런 기준으로 봤을 때 윤석열 ..

시사, 상식 2022.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