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환기의 국가정보 구체제는 붕괴하고 있지만, 새로운 세계는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전환의 시대’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안갯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스트레일리아 노동당 정부가 미-중 관계에서 추구하는 ‘균형 지점’이나, 인도 모디 정부가 추구하는 ‘전략적 자율성’은 흔들리는 정세에서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념은 딱딱하지만, 실용은 유연하다. 균형은 중간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며, 환경 변화를 예측할 때 가능하다. 그래서 정보력이 국가의 생존을 좌우한다.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한반도 질서가 변화할 때, 광해군 외교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정보의 중요성이다. 광해군은 임진왜란을 몸으로 겪으며 변방의 사정을 알았고, 언제나 정보 수집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