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 66

이명박 박근혜도 이렇지는 않았다

이명박 박근혜도 이렇지는 않았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지만,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게 될 줄은 몰랐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으로 최적화된 사람인 것 같다. 매사에 거침이 없고 용감무쌍하다.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은 자신감으로 환하게 빛났다. “여러분 이렇게 오래간만에 다 같이 뵈니까 정말 제가 신이 난다”고 했다. 겁이 났다. “국정 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생각하면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 “(문재인 정부는) 그야말로 나라가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이었다”고 했다. 지금 나라가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 아닌가 걱정이다. 무섭다. 말꼬리를 잡으려는 게 ..

시사, 상식 2023.08.31

'불발탄 조작' 목격 부대원 "신원식 두렵지만, 진실 밝히고 싶었다"

'불발탄 조작' 목격 부대원 "신원식 두렵지만, 진실 밝히고 싶었다" [군진상규명위 진정인 인터뷰] 동료 1명과 사건·조작 은폐 증언... 진정 결정문, 고인 영전에 ▲ 'A 이병' 사망 당시 훈련에 참가해 사고 상황을 목격한 조아무개 병장. 지난 26일 순천의 한 카페에서 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두렵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솔직한 말로 거짓말이지요. 신원식이 보통 X가 아니니까." 1985년 훈련 중 '잘못 발사된' 포탄을 맞고 사망했지만, '불발탄을 밟은 것'으로 사인이 조작된 A 이병과 함께 복무한 조아무개씨(당시 병장)는 대통령 소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아래 군진상규명위)에 이 사건을 진정할 당시 심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진정 대상인 소속 부대 중대장이 현역 국회의원이자 차기 국방부 장관으로 ..

‘독재자’의 동상을 세우면 ‘애국자’가 되는가?

‘독재자’의 동상을 세우면 ‘애국자’가 되는가? 죽으면 영웅이 되는 독재자들... 독립 전쟁 영웅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 흉상을 철거한 자리에, 일제 만주군 출신 백선엽 장군 흉상을 설치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2018년 3월 1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제막한 독립 전쟁 영웅 5인의 흉상은, 육사 생도들이 독립 영웅들의 애국심과 독립투혼을 본받고, 국가관과 역사관을 바로 세울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서다. 백선엽이 누군가? 백선엽은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판정한 인물이다. 역사가 검증한 독립 영웅들을, 대통령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공산주의 프레임을 씌워,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독립투혼 대신 반민족 ..

시사, 상식 2023.08.30

무리한 감세가 빚은 세수급감에, 상식 밖 초긴축예산

무리한 감세가 빚은 세수급감에, 상식 밖 초긴축예산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예산안 및 2023~2027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656조9천억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29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증가율이 2.8%로 올해(5.1%)보다 큰 폭 낮춰졌다. 정부 재정 통계를 현재의 총지출 기준으로 개편한 2005년 이래 가장 낮다. 내년 경상성장률 전망치(4.9%)를 한참 밑도는 초긴축예산이다. 내년 경제 상황이 호황과는 거리가 멀 것으로 예상되는 국면에서, 이런 긴축예산 편성은 재정운용의 상식을 크게 벗어난다. 정부는 이런 예산 편성에 대해 “건전재정을 지켜내기 위한 고심 어린 결정이었다”고 설명한다. ..

시사, 상식 2023.08.30

‘시진핑의 길’ 따라가는 윤석열 대통령

‘시진핑의 길’ 따라가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은 스스로를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위대한 투사’로 여기고 있다. 북한·중국·러시아의 권위주의 진영에 맞서 한·미·일 자유민주주의 ‘준동맹’의 최전선에 섰고, 국내에서는 “공산전체주의 세력”과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가,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터인 ‘시진핑 노선’과 놀랄 만큼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다. 첫째, 2012년 집권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부패와의 전쟁’을 내세워 대중의 인기를 모으면서, 동시에 당·정·군에서 반대 세력을 쉼 없이 숙청하면서 권력을 급속도로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당내 검찰 역할을 하는 ‘기율검사위원회’와 공안기구를 총동원했다. 2015년 7월9일 인권변호사와 노동운동가 ..

시사, 상식 2023.08.30

한동훈 장관의 이민철학이 우려스러운 이유

한동훈 장관의 이민철학이 우려스러운 이유 나는 일종의 이중 이민자다. 한국에서는 귀화인이면서, 노르웨이에서는 이민 노동자다. 그래서인지 이민정책에 관한 일간지 기사들은 빠짐없이 챙겨 읽는다. 그 일환으로 지난 7월15일 ‘제46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현 정부의 이민정책을 강연한 내용도 꼼꼼히 읽어봤다. 이 강연에서 내가 동의할 수 있었던 거의 유일한 내용은, 이민 없이 한국의 미래가 없다는 말이었다.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하는 이 나라에서 이 주장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 강연에서 한 장관이 드러낸 이민 문제에 대한 몰이해·몰상식이 한국 이민정책의 기조로 남아 있는 한, 우리 미래를 담보할 이민자들의 사회통합은 영영 이루어질 수 없을 것이라는 점..

시사, 상식 2023.08.30

‘대통령적 제왕’의 시대착오적 언어

‘대통령적 제왕’의 시대착오적 언어 “지금 우리나라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니라, 대통령적 제왕제다.” 얼마 전 한 토론회에서 이 말을 듣고 나는 무릎을 쳤다. 이보다 현재 이 나라의 상황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는 말이 있겠는가. 지금 윤석열 대통령은 민주공화국의 수장이 아니라, 중세시대 절대군주처럼 행동한다. 누구도 대통령을 막을 수 없고, 어떤 기구도 대통령을 제어할 수 없다. 민주공화국의 기본원리인 삼권 분립이 이리도 허무하게 무너질 줄은 몰랐다. 검찰과 경찰, 감사원 등 사정기관을 통치의 전면에 내세웠으며, 야당이 180석으로 다수인 입법부조차 대통령의 폭주를 막아내지 못한다. 세계가 경탄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대통령의 허울을 쓴 제왕’에 의해 하릴없이 허물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행태만 시..

철 지난 ‘반공’ 선동하는 윤 대통령, ‘역사 뒤집기’ 노골화

철 지난 ‘반공’ 선동하는 윤 대통령, ‘역사 뒤집기’ 노골화 집권 2년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의 반공·멸공주의 색깔론 제기와 역사 뒤집기가 갈수록 극심해지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잘못된 전임 정부 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으로 ‘국가 정체성 바로 세우기’라고 의미를 부여하지만, 홍범도 장군 예우처럼 이미 좌우를 떠나 국민적 공감대가 폭넓게 존재하는 사안까지 철 지난 이념 논쟁으로 끌어들여 국론 분열을 일으킨다는 비판이 거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8일, 국방부의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추진과 국가보훈부의 ‘정율성 역사공원’ 건립 반발을 “역사 논쟁이나 색깔론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정체성에 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공식적으론 이번 일이 “국방부와 보훈부가 추진하는 것”이라며..

금감원 정치 이용 의혹, 이복현 원장은 소명하라

금감원 정치 이용 의혹, 이복현 원장은 소명하라 금융감독원이 지난 24일 라임펀드 재검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선 국회의원’ 등에 ‘특혜성 환매’가 이뤄졌다고 명시한 것에 대한 비판이 금감원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인 이복현 금감원장이 금감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금감원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대규모 환매 중단 선언(2019년 10월) 직전인 2019년 8~9월 “라임이 일부 투자자들에게 특혜성 환매를 해줬다”며 농협중앙회(200억원)와 상장회사(50억원), 다선 국회의원(2억원) 등을 명시했다. 이 ‘다선 국회의원’은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밝혀졌다. 만일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면 철저히 조사해 그 실상을 분명히 밝혀..

21세기 한국에 ‘공산주의’ 유령이 떠돈다

21세기 한국에 ‘공산주의’ 유령이 떠돈다 어렸을 적 학교에서 김좌진 장군과 홍범도 장군을 항일 독립운동의 영웅이라 배우며 자랐다. 박정희 대통령의 유신정권 시절이었다. 보수 본산이랄 수 있는 박정희 대통령도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던 홍범도 장군이, 그로부터 반세기 지난 지금 새로운 보수 집권세력에 의해 부정당하는 현실은 낯설기 짝이 없다. 역사란 항상 앞으로 나가지는 않는 법이라지만, 이렇게 극적으로 퇴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놀라운 일이다. 국방부는 육사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이전하기로 한 이유를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논란이 있는 분을 생도 교육의 상징적 장소에 기념하는 것은 적절치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홍 장군 흉상을 없애기 위해서, 옆에 함께 세운 김좌진·지청천·이범석..

시사, 상식 2023.08.29

독립영웅 흉상 철거도 ‘국방부 결정’이라는 윤 대통령

독립영웅 흉상 철거도 ‘국방부 결정’이라는 윤 대통령 *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연합뉴스 육군사관학교 내 독립영웅 5명 흉상 철거 방침을 밝힌 국방부가, 청사 앞에 설치돼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까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잠수함 ‘홍범도함’ 명칭도 필요하다면 바꾸겠다고 했다. 퇴행적이고 반역사적인 행태가 정부 차원에서 이처럼 버젓이 자행되는데도, 윤석열 대통령은 짐짓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국방부는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육사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은 지난해부터 논의됐다며 “공산당 입당 또는 그와 관련된 활동이 지적되고 있어서 검토하는 것”이라고 했다.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공산당에 가입한 전력을 거듭 문제 삼은 것이다. 같은 기..

시사, 상식 2023.08.29

홍범도 '공산당 전력'이 문제라면 박정희 동상도 없애야

홍범도 '공산당 전력'이 문제라면 박정희 동상도 없애야 일본군 만주군 편중 한국군사 바로잡기 되돌리려 독립운동가 대신 그들 때려잡던 이를 기린다고? 육사 생도들에게 무엇을 보고 배우라는 것인가 *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카자흐스탄으로부터 귀환한 2021년 8월 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 외벽에 '봉오동 전투' 홍범도 장군 추모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8.15 연합뉴스 1920년은 '특정한' 시기 아닌 한국군의 원년 육군사관학교 교정에서 홍범도 이회영 등 독립운동가 5인의 흉상을 철거한다는 뉴스가 국민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그 자리에는 대신 독립운동을 토벌하던 백선엽 장군의 흉상을 세운다고 해서 경악은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독립군 영웅들의 흉상을 독립기념관 수장고의 ‘보관’ 유물로 처..

시사, 상식 2023.08.28

"윤 대통령 격노로 국방부 발칵... 이때부터 외압 시작"

"윤 대통령 격노로 국방부 발칵... 이때부터 외압 시작" 군인권센터,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 제기... "국정농단급, 빠른 국정조사 필요"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28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대통령실 수사 외압 의혹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군인권센터가 외압의 정점에 윤석열 대통령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촉구했다. 군인권센터는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은 채 상병 사망 원인 규명을 방해하기 위해 권력자가 조직적으로 수사에 개입한 권력형 범죄"라며 "수사기관의 정당한 수사에 대통령의 명이 개입돼 수사 결과에 대한 수..

군대 방송도 틀어주던 '이등병의 편지' 왜 금지곡이 됐나

군대 방송도 틀어주던 '이등병의 편지' 왜 금지곡이 됐나 [특별대담①] '이등병의 편지' 40주년, 가수 김현성을 만나다 ▲ '이등병의 편지'를 작사.작곡한 가수 김현성. 노래는 어떤 생명력을 지녔을까. 한 과학자는 '지구상에 이미 잠입(?)하여 함께 사는 외계 생명체가 있다면 혹시 노래가 아닐까, (그 노래는) 새롭고 놀라운 불멸의 삶을 사는가 하면 가물가물해지고 잊히고 마는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오랜 생명력을 가진 노래 '이등병의 편지'가 세상에 태어난 지 올해 40주년을 맞는다. 자두꽃, 호박꽃 핀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에 올라탄 작곡가 겸 가수 김현성은 파주와 서울을 오가며 가지가지 노래 타래를 만들어왔다. 가슴팍 꼭 안아주는 사랑 노래에서부터 주먹을 부르르 쥐게 만들었던 거리..

홍범도 흉상 철거, 독립운동마저 지우는 ‘역사 쿠데타’

홍범도 흉상 철거, 독립운동마저 지우는 ‘역사 쿠데타’ * 2018년 3월1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제막한 독립전쟁 영웅 5인의 흉상 표지석. 왼쪽부터 홍범도 장군, 지청천 장군, 이회영 선생, 이범석 장군, 김좌진 장군. 육군 제공 국방부와 육군사관학교가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관련 이력을 문제 삼아 흉상 철거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두차례 받은 독립영웅마저 이념 잣대를 들이대 배제하려는, 윤석열 정부의 반역사적 행태가 통탄스럽다. 국방부는 지난 26일 언론 공지를 통해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육사에서, 특히 생도 교육의 상징적인 건물의 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냈다. 현재 육사 내 충무관 중앙현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

시사, 상식 2023.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