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외교와 역사의 포기 ‘세계유산 문제는 역사전쟁이나 마찬가지.’일본 우익 정치단체가 2022년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후보로 추천하라며, 기시다 정부를 압박할 때 썼던 표현이다. 식민지 시기 1500여명의 조선인을 강제동원한 고통의 장소인 사도광산이, 피해국 한국의 동의 없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가능성은 없었다.그렇다고 일본이 가해의 역사를 인정할 여지도 크지 않았다. 이 모순 속 일본 내부에서도 ‘안 될 텐데 왜 하냐?’는 회의론이 상당했다. 그러나 사도광산은 지난달 세계유산 등재에 성공했다. 가해국이 역사전쟁에서 이긴 과정은 피해국, 정확히는 윤석열 정부가 외교와 역사를 포기한 과정이었다. 사도광산 쟁점은 한·일 과거사 쟁점 전체를 통틀어 한국이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했던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