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생각해보는 구호 “함께 살자!”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김용균씨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뒤 널리 알려진 사진이 있다. 김용균씨가 사망하기 불과 열흘 전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고 쓴 팻말을 들고 찍은 사진이다. 사람들은 비정규직 문제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 등에 관한 주장이나 홍보를 할 때마다 그 사진을 썼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했다. 강의할 때마다 그 사진을 수십번도 더 사용한 뒤에야 정작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그 사진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스크 때문에 숨 쉬기 답답해 보이고 아들의 잘생긴 얼굴을 너무 많이 가리고 있는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아들의 사진은 김씨가 발전소에서 자전거를 타고 갈 때 직장 동료가 찍어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