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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대통령 전용기 탑승불허, 반헌법적 ‘언론통제’다

MBC 전용기 탑승불허, 반헌법적 ‘언론통제’다 대통령실이 9일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 편파 보도가 반복돼왔다”며, 11~16일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기간 문화방송 기자들의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통보했다. 문화방송이 지난 9월 미국 순방 도중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을 가장 먼저 보도한 점, 지난달 ‘피디수첩’에서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 관련 대역 출연 장면을 ‘대역’ 고지 없이 내보낸 점 등을 사례로 들었다. 문화방송의 기존 보도에 대한 보복 차원의 조처임을 자인한 셈이다. 언론 보도에 문제가 있다면, 정정 보도나 반론 게재를 청구하는 등의 제도적 절차를 밟아 해결해야 한다. 권력자를 불편하게 하는 보도를 했다고 전용기를 못 타게 하는 식의 치졸한 보복에 나선 ..

철면피(鐵面皮)들의 적반하장(賊反荷杖)

철면피(鐵面皮)들의 적반하장(賊反荷杖) 대통령실 김은혜-강승규 수석의 ‘웃기고 있네’ 메모 鐵面皮(철면피, 쇠鐵 얼굴面 가죽皮)...쇠로 만든 낯가죽을 가진 사람, 즉 염치가 없고 뻔뻔한 사람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손광헌의 [북몽쇄언]에 나오는 왕광원(王光遠)이란 사람은 술 취한 권세가가 채찍으로 마구 때려도 아무 저항 없이 매를 맞고, 오히려 듣기 좋은 말로 그의 비위를 맞춘다. 그리고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그런 사람에게 잘 보여서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은가?” 라고 항변한다. 이에 “광원의 낯가죽은 열 겹 철갑처럼 두껍다”는 말이 나왔다. 출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세가에게 아부를 하는 사람, 자신의 잘못을 뻔뻔하게 변명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 ‘철면피’의 효시다. 적반하장(..

시사, 상식 2022.11.10

그런데, 경찰은 안 돼

그런데, 경찰은 안 돼 일부 검사들을 빼면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큰 뜻에 반대했던 이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형사소송법을 졸속으로 처리할 때도, 무소불위한 검찰의 권한을 줄인다는 대전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그럼 이제 경찰의 권한이 커질 텐데, 경찰은 잘할까? 누군가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검찰은 나빠. 그런데 경찰은 안 돼.” 편견에서 나온 말이라는 걸 안다. 나쁘지도 않고 안 되지도 않는 경찰관이 있다는 것도 안다. 경찰이 안 된다고 했지, 검찰은 된다고, 법원은 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검찰이 우리 사회에 끼친 해악이 너무 커서 검찰의 권한 일부분을 경찰에 넘기는 게 대안처럼 보이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단순하면 얼마나 좋을까...

시사, 상식 2022.11.10

2002년 거리응원과 이태원 참사의 결정적 차이

2002년 거리응원과 이태원 참사의 결정적 차이 벌써 20년 전인 2002년, 수백만명이 서울 도심을 메운 한·일 월드컵의 자발적 거리응원은 어떻게 안전할 수 있었을까. 그때 매일 아침 청와대서 열린 안전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어느 수석비서관은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당시 거리 상황을 책임진 건 경찰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가 있었지만, 경기 중에도 수시로 거리의 안전 상황을 보고하라고 비서실장에게 지시했다. 대통령 보고를 위해 비서실장과 정무수석비서관은 거의 10분 간격으로 경찰청장과 계속 통화를 했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니까 경찰도 안전에 온 힘을 쏟았다. 가령 거리응원 주무대인 광화문 네거리로 통하는 간선도로는 개방하되 골목길은 폐쇄하겠다고 했다. 골목길에 ..

시사, 상식 2022.11.10

전 부처의 산업부화와 이태원 참사

전 부처의 산업부화와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이틀 전인 10월27일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했다. 그 회의는 생중계됐다. 강원도지사발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와중이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작 의제는 중장기 과제인 산업육성 정책이라 한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모든 부처가 산업부가 돼야 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산업부, 정확히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의 지원을 통해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1960~70년대 산업화 초기에 중추적 역할을 했지만, 그 후에는 점차 그 역할이 줄어들었고 또 줄여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이런 와중에 모든 부처가 산업부처럼 되라는 대통령의 지시는,..

시사, 상식 202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