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 48

이것이 ‘극일’이라는 보수의 거대한 착각

이것이 ‘극일’이라는 보수의 거대한 착각 * 지난 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강제동원 피해자 해결방안 발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의 모습.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 매해 6월30일 일본 아키타현 오다테시(옛 하나오카)에선 중국인 생존자·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하나오카 사건’ 희생자 추도식이 열린다. 1945년 6월30일 하나오카 광산에서 가시마건설의 수로변경공사에 강제동원됐던 중국인들이 일본인 감독 등을 죽이고 탈출했다. 1년간 이곳에 끌려온 중국인 전체 986명 가운데 사망자가 418명이란 기록에서 짐작되듯, 열악한 노동조건과 가혹한 학대 때문이었다. ‘봉기’는 금세 진압됐다. 체포된 전원은 ..

시사, 상식 2023.03.09

[우크라이나] 미•러, 전쟁의 끝 모른 채 “직접 붙지만 말자”

[우크라이나] 미•러, 전쟁의 끝 모른 채 “직접 붙지만 말자” 미 “공격무기 제공은 3차대전” 개전 초 방침 선회 러시아군 고전하자 목표상향, 제공무기 점점 높여 끓는 물 넘치지 않으면 된다? 협상뜻 없는 미•러 세계로 번진 에너지·식량난, 미·러엔 “강 건너 불” 넘치기 전까지 ‘물’을 끓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초 '3차 대전 발발'의 위험성을 거론한 것은 미국이었다.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 지원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공격용 무기의 제공을 한사코 거절했다. *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7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에 폭설이 쏟아지고 있다. 2023.3.7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2월 말 한 인터뷰에서 전쟁을 "러시아 제재와 3차 대전 중 양자택일"이라고 정의했다...

시사, 상식 2023.03.08

사법 주권 포기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한다!

사법 주권 포기한 윤석열 대통령을 규탄한다! 윤석열은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 사람이오, 일본 사람이오? 일본을 위해서 살아요, 우리 한국 사람을 위해서 살아요? 도대체 이해가 안 가고 나 지금 아흔다섯 살이나 먹도록 그런 식은 처음 봅니다.” 윤석열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기금을 국내 기업 단독으로 조성하는 ‘제3자 병존적 채무 인수’ 방안으로 하겠다고 공식 발표한 6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95)의 피맺힌 절규다. 지난 2018년 대법원에서 승소해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는 모두 15명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정부가 발표한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자 배상 방안과 관련해 “그동안 정부..

강제동원 배상안은 ‘3차 역사 봉인’…가장 치욕적 선택

강제동원 배상안은 ‘3차 역사 봉인’…가장 치욕적 선택 강제동원 배상안 굴욕적인 이유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 이후 4년 반 동안 이어졌던 강제동원 피해자의 배상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은, 지난 6일 윤석열 정부의 ‘백기 투항’으로 마무리됐다. 일본으로부터 지난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인정받고 정당한 사죄와 배상을 받아내겠다는 한국 시민사회의 치열했던 전후 보상 투쟁 역시 ‘거대한 실패’로 마무리될 위기에 놓였다. 1965년 한-일 협정, 2015년 말 ‘위안부’ 합의에 이어, 한-일 역사 갈등을 정의롭게 해결하려는 한국인들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은 ‘3차 봉인’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은 해방 뒤 일본과 국교를 재개하는 과정에서, 지난 식민지배에 대한 불법성을 인정받기 위해, 무려 13년8개월에 ..

시사, 상식 2023.03.08

신권위주의, 외로운 이들을 사로잡는 지배전략

신권위주의, 외로운 이들을 사로잡는 지배전략 우크라이나 침공을 포함해 최근 러시아의 상황을 지켜보는 외부자들이 놀라는 한가지 사실이 있다. 합리적인 이유를 찾기 힘든 푸틴의 높은 지지율이 그것이다. 러시아인 평균 가용 소득은 2012년 이후 침체해 거의 늘지 않고 있다. 근로자 평균임금은 과거 저임금 국가였던 중국에도 추월당했다. 게다가 푸틴 정권이 일년 넘게 자행해온 우크라이나 침공도 ‘성공’과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는 전체의 16%에 불과하며, 그 점령지를 지키는 일조차 러시아군에는 버거운 과제다. 이렇듯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한 성과가 없는데도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수 주민이 상대적 가난 속에서 허덕이고, 정권이 벌인 침략전쟁이 고전을..

시사, 상식 2023.03.08

윤석열 정부 1년, 거대한 퇴행을 목도하다

윤석열 정부 1년, 거대한 퇴행을 목도하다 독일 방송에서 가장 정치적이고 지적인 장르는 코미디다. 특히 공영방송 코미디 프로는 정치의식의 수준을 보여준다. 촌철살인의 예리한 지성과 신랄한 풍자의 언어로 권력의 위선과 부패를 통렬하게 꾸짖는다. 한국에도 그런 프로가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 1년은 정치코미디의 황금기였을 것이다. 이처럼 무궁무진한 코미디 소재를 제공한 대통령이 있었던가. 왕(王)자 손바닥, 천공 스캔들, 바이든-날리면 참사, 도어스테핑 사고, 이준석-유승민-나경원 사태까지 그야말로 코미디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지난 한해를 단순히 ‘사건사’만으로 돌아보는 것은 위험하다. 사건의 저류에 흐르는 불길한 구조적 변화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당선 1년은 무엇보다도 ‘선진국’ 대한민국의 토..

시사, 상식 2023.03.08

역사 후퇴시킨 최악의 강제동원 굴욕 ‘해법’

역사 후퇴시킨 최악의 강제동원 굴욕 ‘해법’ 정부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받아야 할 배상금을 국내 기업 돈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해법’이라며 6일 발표했다. 일본 가해 기업들의 배상 참여나 사과는 없다. 일본 외무상이 ‘과거 담화를 계승한다’는 차가운 언급을 했을 뿐, ‘사과와 반성’조차 입에 올리지 않았다. 피해자들의 수십년 힘겨운 싸움과 그 결실인 대법원 판결 등을 모두 후퇴시킨 참담한 굴욕적인 ‘해법’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국내 기업들의 “자발적 기여”를 받아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판결금’으로 지급하는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일본은 이날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확인한다”는 외무상 발언과 대한국 수..

시사, 상식 2023.03.07

‘국립공원 파수꾼’의 유체이탈

‘국립공원 파수꾼’의 유체이탈 과연 ‘환경산업부’다운 면모다. 이럴 거면 왜 간판을 바꿔 달지 않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환경부는 최근 40여년 동안 굳게 채워둔 빗장을 풀었다. 강원도와 양양군이 추진해온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에서 ‘조건부 협의’(조건부 동의) 의견을 내면서다. 상부정류장 규모 축소 등 일부 조건을 달았지만, 사실상 케이블카 설치를 허가한 것이다. 오색케이블카는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지구(양양군 서면 오색리)와 끝청(주봉인 대청봉 서쪽 봉우리)을 연결하는 3.3㎞ 노선이다. 이번 결정은 환경부의 존재 이유를 의심케 한다. 앞선 정부에서 환경부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에 꾸준히 제동을 걸어왔다. 강원도는 1982년부터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이 사업을 추진했지만..

시사, 상식 2023.03.07

‘검폭’들의 전성시대

‘검폭’들의 전성시대 미국의 역대 대통령 45명 중, 조 바이든 대통령 등 절반 이상인 27명이 법조인이다. 미국의 상·하원 의원 535명 중 175명이 법조인이다. 1964년 1월5일 의 ‘의회에 법조인이 너무 많나’라는 기사는 535명의 상·하원 의원 중 315명이 법조인이라고 보도했다. 정치는 이해관계를 조정해 정책을 만들고, 법률을 통해 구현된다. 법률을 다룬 경험은 정치인이 되는 좋은 조건이다. 한국에서는 판사·변호사와 함께 법조 3륜에 속한다는 검사 출신 정치인이 미국에서는 드물다. 미국의 법조인 출신 대통령은 대부분 변호사나 판사 경력이다. 민주당의 아버지로 불리는 7대 대통령 앤드루 잭슨이 21살 때 검사로 임용된 경력이 있으나, 독립전쟁 장군 경력이 대통령이 된 자산이다. 검사 경력 의원..

시사, 상식 2023.03.07

윤석열 1년,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윤석열 1년, 시스템을 무너뜨렸다 [특집] 대통령실 용산 이전으로 시작된 붕괴 검찰개혁 후퇴·외교관행 파괴·관료사회 냉각으로 “상대방 인정하고, 자신에게도 법과 원칙 적용해야” * 제20대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임기가 시작된 2022년 5월10일, 청와대에서 옮겨온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실 사진기자단 1년 전 대한민국 시민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를 제20대 대통령으로 뽑았다. 정치 경험이 없고 평생 검사로 일한 윤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그가 검사 시절 보여준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태도, 권력자에게 굴종하지 않는 기개가 아니었을까? 이제 1년이 지났다. 전문가, 정치인, 전 정부 고위 공직자들에게 윤석열 정부에 대해 물었다. 대체..

시사, 상식 2023.03.07

“내 노후자금 어쩌나”…국민연금 작년 80조 날렸다

“내 노후자금 어쩌나”…국민연금 작년 80조 날렸다 국민연금, 지난해 수익률 -8.22% '역대 최악'…손실액 80조 국민연금이 지난해 역대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2022년 한 해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이 -8.22%를 기록했다고 오늘(2일) 밝혔습니다. 2022년 연말 기준 적립금은 890조 5천억 원으로, 900조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작년 1년간 손실금은 79조 6천억 원입니다. 작년 수익률은 1999년 기금운용본부가 출범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수익률은 통화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대체투자 확대와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을 통해 손실 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월 반도체 수출 ‘-42.5%’ 내리막…무역적자도 12개월째

2월 반도체 수출 ‘-42.5%’ 내리막…무역적자도 12개월째 2월 수출, 7.5% 감소한 501억달러 올 무역적자, 작년 연간 규모의 38% 우리나라 수출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째 이어진 뒷걸음질이다. 무역수지는 1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월 수출입동향(잠정)’을 보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7.5% 줄어든 501억달러, 수입은 3.6% 늘어난 554억달러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5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연속 무역적자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5개월째 이어진 수출 감소세 또한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일 정도로 이례적이다. 1~2월 누적 무역..

“대한민국 역사상 이런 3·1절 기념사가 있었나” 비판 이어진 이유

“대한민국 역사상 이런 3·1절 기념사가 있었나” 비판 이어진 이유 과거사 배상 언급 없이 일본에 ‘협력 파트너’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고 발언하자, 과거사 배상 등에 대해서는 언급 없이 일본을 협력 대상으로만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윤 대통령은 1일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낭독한 기념사에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 파트너로 변했다”고 했다. 한일 양국이 협의 중인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이 나온 발언이었다. 일본 강제동원 문제를 제기해온 시민단체 ..

시사, 상식 2023.03.02

인사 참사 책임 안 진다는 한동훈, ‘무책임 정부’의 민낯

인사 참사 책임 안 진다는 한동훈, ‘무책임 정부’의 민낯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하루 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걸러지지 않은 데 대해 국민적 공분이 들끓지만, 책임선상에 있는 공직자들의 뻔뻔한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일차적 인사검증 기구인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을 통솔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28일 “제가 정무적인 책임감을 느껴야 되는 것 아니겠나”라면서도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엔 “아니다”라고 잘랐다. 말로는 책임감 운운하면서 실제 책임은 지지 않겠다니 국민을 우롱하는 건가. 한 장관은 “구조적으로 지금 (인사검증) 시스템이 걸러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권한 집중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