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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불평등, 재난연대세로 풀자

코로나 불평등, 재난연대세로 풀자 * 3월26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상가에 임대 문의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번잡한 도로에서 몇 걸음 들어서면, 이탈리아 시골길처럼 소박한 정원이 반겨주던 식당이었다. 드라마 에서 손예진과 정해인이 ‘썸 타는’ 장면을 찍었던, 고즈넉하고 이국적인 공간. 10년 넘게 단골로 다녔던 그곳이 지난봄 문을 닫았다. 늘 밝고 싹싹했던 매니저는 “사장님이 코로나 탓에 버티기가 어려워, 월세를 좀 깎아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했다더라”며 풀죽은 표정을 지었다. 고객은 추억의 공간을 잃고, 직원은 일자리를 잃고, 주인은 생업을 잃는 ‘코로나 폐업’을 직접 보니 마음이 스산했다. 소상공인연합회 발표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확산 1년6개월 동안 문을 닫은 점포가 45만3천여 곳이나 된다..

시사, 상식 2021.09.28

‘고발 사주’와 메신저 때리기

‘고발 사주’와 메신저 때리기 ‘메시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메신저를 친다’는 말은 오랜 연원을 지닌다. 고대에는 사람이 직접 소식을 전하다 보니 그 소식이 불쾌하면 전달자에게 위해를 가하기도 했다. 에는 아르메니아 왕 티그라네스의 일화가 전해진다. 그는 로마군이 진격해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분이 상해 그 전달자의 목을 베었고, 이후 누구도 로마군의 동향을 보고하지 않게 됐다. 결국 그는 듣기 좋은 말에만 귀를 기울이다, 로마군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티그라네스 왕의 태도는 인지상정일 수 있다. 관련된 심리학 실험이 있다. 실험 참가자에게 50% 확률의 복권을 주는데, 실험 도우미가 복권을 뽑아 두번째 도우미에게 전달하고, 두번째 도우미가 이를 실험 참가자에게 전달한다. 그런데 실험 ..

파리바게뜨 노동탄압, 민주노총 탈퇴의 ‘대가’

[ 파리바게뜨 노동탄압 연쇄기고 _2 ] 민주노총 탈퇴의 ‘대가’ 먼저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께 먼저 질문을 하나 드리려 한다. 만약 당신이 가입한 아이돌 팬클럽을 직장 상사가 탈퇴하라고 강요하고, 나아가 다른 아이돌 팬클럽에 가입하라고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는가? 아마도 이게 무슨 황당한 소리인가 하는 반응이 먼저 나올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전국에 약 3500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대표주자다. 그런데 이 파리바게뜨에서 이와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파리바게뜨에는 제빵 및 카페기사들이 가입된 노동조합이 복수로 존재한다. 노동조합의 한축은 민주노총이고, 다른 한축은 한국노총이다. 제빵기사들 말을 들으면, 제빵기사 업무 관리자(BMC)가 민주노총에 가입한 제빵기사한테 민주노총 탈퇴..

푸에블로호 사건, 북미관계 ‘이상한 공식’의 기원

푸에블로호 사건, 북미관계 ‘이상한 공식’의 기원 이제훈의 1991~2021 _12 ‘적대적 위기상황→대화와 협상’의 패턴은 1990년대의 ‘1차 북핵위기’, 2000년대의 ‘2차 북핵위기’, 2010·2020년대의 ‘3차 북핵위기’에서 예외 없이 되풀이돼왔다. 미국은 문제 해결에 관심이 없어 보이고, 북은 자해공갈식 군사행동을 빼고는 미국의 관심을 이끌어낼 능력과 지혜가 모자란다는 게 문제다. * 1968년 1월23일 원산항으로 끌려간 푸에블로호는, 평양 대동강 변 제너럴셔먼호 격침 기념비 바로 옆에 전시돼 지금껏 ‘안보교육장’으로 쓰이고 있다. 자료사진 “정선하라, 따르지 않으면 발포한다.” 1968년 1월23일 낮 12시27분 원산 앞 먼바다를 항해하던 미국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에, 조선인..

시사, 상식 2021.09.28

‘오커스’로 군비 경쟁 가속…핵확산 먹구름 낀 동아시아

‘오커스’로 군비 경쟁 가속…핵확산 먹구름 낀 동아시아 미-중 신냉전 무력증강 격전지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교착에 북, 핵잠수함·전술 핵무기 가속 남쪽도 미사일 전력화 무장 강화 일본도 8년 연속 방위비 증액 미-중 간 ‘전략 경쟁’과 북한의 ‘핵 무력 완성’이라는 이중 파고가 몰아친 인도·태평양에서 관련국들의 군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쪽의 무력 증강이 다른 쪽의 대응을 부르는 군비 경쟁의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지만, 신냉전이라 불리는 거대한 지정학적 변동 속에서 관련국들 사이의 불신의 늪이 너무 깊어, 이 흐름을 반전시킬 똑 부러진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15일 이 지역의 엄혹한 정세를 보여주는 세 사건이 잇달아 일어났다. 먼저 소식을 전한 것은 북한이었다. 북한은 이날 오전 열차 위에서..

무령왕 부부 위로 황금 꽃비가 내렸습니다...왕릉 속 2715개 연꽃·원형장식의 비밀

무령왕 부부 위로 황금 꽃비가 내렸습니다...왕릉 속 2715개 연꽃·원형장식의 비밀 * 무령왕릉 안에서 확인된 황금 연꽃 모양의 장식. 금함유량은 93.4~94.1%(큰 것)과 98.8~99.5%(작은 것)로 순금(24K)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금 연꽃 668점, 은연꽃 137점 등 805점의 연꽃 장식이 수습됐다.|국립공주박물관 제공 ‘무령왕릉에 연꽃비가 내렸습니다.’ 무령왕릉 발굴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 발굴 50주년을 맞아 국립공주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무령왕릉 발굴 50주년-1971~2021)을 찾은 필자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우선 출토된 묘지석에 따라 삼국시대 고분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공(무령왕 부부)과 축조연대(523~529년)를 알 수 있는 무덤이라는 것이 떠오를 법하다...

문화, 문화재 2021.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