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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면피(鐵面皮)들의 적반하장(賊反荷杖)

철면피(鐵面皮)들의 적반하장(賊反荷杖) 대통령실 김은혜-강승규 수석의 ‘웃기고 있네’ 메모 鐵面皮(철면피, 쇠鐵 얼굴面 가죽皮)...쇠로 만든 낯가죽을 가진 사람, 즉 염치가 없고 뻔뻔한 사람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손광헌의 [북몽쇄언]에 나오는 왕광원(王光遠)이란 사람은 술 취한 권세가가 채찍으로 마구 때려도 아무 저항 없이 매를 맞고, 오히려 듣기 좋은 말로 그의 비위를 맞춘다. 그리고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그런 사람에게 잘 보여서 손해 볼 것은 없지 않은가?” 라고 항변한다. 이에 “광원의 낯가죽은 열 겹 철갑처럼 두껍다”는 말이 나왔다. 출세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세가에게 아부를 하는 사람, 자신의 잘못을 뻔뻔하게 변명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인 ‘철면피’의 효시다. 적반하장(..

시사, 상식 2022.11.10

그런데, 경찰은 안 돼

그런데, 경찰은 안 돼 일부 검사들을 빼면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큰 뜻에 반대했던 이는 별로 없었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형사소송법을 졸속으로 처리할 때도, 무소불위한 검찰의 권한을 줄인다는 대전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그럼 이제 경찰의 권한이 커질 텐데, 경찰은 잘할까? 누군가 묻는다면 내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검찰은 나빠. 그런데 경찰은 안 돼.” 편견에서 나온 말이라는 걸 안다. 나쁘지도 않고 안 되지도 않는 경찰관이 있다는 것도 안다. 경찰이 안 된다고 했지, 검찰은 된다고, 법원은 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다. 검찰이 우리 사회에 끼친 해악이 너무 커서 검찰의 권한 일부분을 경찰에 넘기는 게 대안처럼 보이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단순하면 얼마나 좋을까...

시사, 상식 2022.11.10

2002년 거리응원과 이태원 참사의 결정적 차이

2002년 거리응원과 이태원 참사의 결정적 차이 벌써 20년 전인 2002년, 수백만명이 서울 도심을 메운 한·일 월드컵의 자발적 거리응원은 어떻게 안전할 수 있었을까. 그때 매일 아침 청와대서 열린 안전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어느 수석비서관은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당시 거리 상황을 책임진 건 경찰이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에 가 있었지만, 경기 중에도 수시로 거리의 안전 상황을 보고하라고 비서실장에게 지시했다. 대통령 보고를 위해 비서실장과 정무수석비서관은 거의 10분 간격으로 경찰청장과 계속 통화를 했다. 대통령이 직접 챙기니까 경찰도 안전에 온 힘을 쏟았다. 가령 거리응원 주무대인 광화문 네거리로 통하는 간선도로는 개방하되 골목길은 폐쇄하겠다고 했다. 골목길에 ..

시사, 상식 2022.11.10

전 부처의 산업부화와 이태원 참사

전 부처의 산업부화와 이태원 참사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기 이틀 전인 10월27일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했다. 그 회의는 생중계됐다. 강원도지사발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와중이라,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정작 의제는 중장기 과제인 산업육성 정책이라 한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모든 부처가 산업부가 돼야 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산업부, 정확히 산업통상자원부는 정부의 지원을 통해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1960~70년대 산업화 초기에 중추적 역할을 했지만, 그 후에는 점차 그 역할이 줄어들었고 또 줄여야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이런 와중에 모든 부처가 산업부처럼 되라는 대통령의 지시는,..

시사, 상식 2022.11.10

불평등이라는 부메랑

불평등이라는 부메랑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은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자유무역의 혜택이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광범위하고 다양할 수 있음을 보인 그의 ‘신무역이론’이 경제학에 공헌한 바를 인정한 것이다. 그때는 바야흐로 ‘자유무역’을 내세운 세계화가 세계금융위기 때문에 잠시 멈칫했을 때였다. 게다가 중국의 공격적인 수출 공세로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제조업 고용이 휘청이고 있었다. “무역이 너희를 부유하게 하리라”는 경제학적 교리는 여전히 유효했지만, 사람들은 그 부유로운 ‘너희’가 누군지를 묻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자유무역으로 회사 문을 닫고 일자리를 잃거나 벌이가 나빠지는 일이 많았고, 무역 앞에 ‘너희’가 모두 평등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의 반응은 대체로 ..

시사, 상식 2022.11.09

꿀잠과 단꿈, 그리고 꿈 없는 대통령

꿀잠과 단꿈, 그리고 꿈 없는 대통령 꿈이 늙어간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장래 가구 추계에 따르면, 2050년 65살 이상 고령자 가구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시·도가 10개에 달할 것이라 한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다. 하지만 고령화를 비난해선 안 된다. 우리는 모두 오래 살기를 원하지 않는가? 문제는 꿈이 늙어간다는 것이다. 나이 든 이들은 50년 뒤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요한 결정을 이들이 하는 것이 문제다. 꿈꾸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신경과학자 매슈 워커는 꿈이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고, 정서적, 정신적 건강을 함양시키며, 문제 해결과 창의력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이 세상 모든 변화는 꿈이 만들어낸 것이다. 한류, 세계 10위 경제대국,..

시사, 상식 2022.11.09

“죄송한 마음” 대통령, “웃기고 있네” 수석

“죄송한 마음” 대통령, “웃기고 있네” 수석 *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펜든 이)이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이태원 참사 관련 질의 도중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수첩에 “웃기고 있네”라고 쓴 장면. 이데일리 제공 소요, 선동, 마음의 책임…. 말 같지 않은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혼란스러울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언어의 도착, 말의 타락이다. 이번엔 고관대작 권력자들의 입에서 이런 말들이 쏟아지고 있고, 갈수록 단어 선택과 배열이 더 교묘해진다는 특징이 있다. 사태를 호도하고 책임을 회피하겠다는 저열한 욕망의 표출이다. 그 결과는 전례가 드문 무책임의 난장이다. 국가의 부재, 정부의 무능이 드러났는데도 정치·도의적 책임을 지고 깨끗이 물러나는 국정 지휘부가 단 한명도 없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태..

욱일기에 경례한 한국군, 그 장면에 담긴 위험한 징후

욱일기에 경례한 한국군, 그 장면에 담긴 위험한 징후 [역사로 보는 오늘의 이슈] 자위대 관함식과 윤석열 정부의 안보 불감증 ▲ 일본 국제관함식에서 거수경례 하는 한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 주최로 6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서 한국 해군 장병들이 거수경례하고 있다. 한국 해군은 이번 관함식에 최신예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천t급)을 보냈다. 우리 해군이 해상자위대 국제관함식에 참가해 욱일기에 거수경례했다. 6일 오전 도쿄 및 요코하마 남쪽 사가미만에서 거행된 관함식에서 해군 소양함은 일본군 통수권자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탑승한 이즈모함에 게양된 욱일기를 향해 경례를 했다. 다른 나라 해군도 아니고 한국 해군이 국민적 우려를 무릅쓰고 자위대와 함께 그런 장면을 연출했다. 일본 언론보..

시사, 상식 2022.11.08

61개국 중 60등...산업 붕괴하는데 정부는 뭐 하나

61개국 중 60등...산업 붕괴하는데 정부는 뭐 하나 [소셜 코리아] 유럽·미국 탄소국경세 시행하면 수출길 막혀... 시민공동체에서 해법 찾자 ▲ 2021년 7월 14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탄소배출 감축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는 이날 역내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최소 55% 감축하기 위해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고, 2035년부터 EU 내 신규 휘발유·디젤 차량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정책 패키지를 제안했다. ⓒ 연합뉴스 국제사회가 탈탄소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국제연합(UN)은 환경보고서를 통해 기후붕괴 마지노선인 1.5℃ 상승을 넘어 2.8℃ 상승을 ..

시사, 상식 2022.11.08

정보경찰의 유구한 민낯

정보경찰의 유구한 민낯 * 정보경찰의 유구한 민낯. 김재욱 화백 2014년 5월17일 34살 염호석씨가 강원도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삼성전자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삼성전자 제품을 수리하던 염씨는 협력업체 소속이었다. 그는 노동조합에 가입한 뒤 회사 쪽의 집요한 탄압에 시달렸다. 노조는 염씨 유지에 따라 노조장을 치르려 했으나, 갑자기 나타난 염씨 아버지가 주검을 인수한 뒤 가족장으로 치러버렸다. 나중에 아버지가 회사 쪽에서 6억원을 받았고, 이 과정에 양산경찰서 정보경찰 2명이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5월 염씨 주검 거간의 대가로 회사에서 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이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정보경찰 개혁이라는 묵은 과제가 현재진행형이라는 걸 보여..

국회의 국정조사 거부한 채 촛불·야당 탓, 적반하장 노골화한 여당

국조 거부한 채 촛불·야당 탓, 적반하장 노골화한 여당 여야는 ‘이태원 참사’ 열흘째인 7일에도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국조)에 합의하지 못했다. 국민의힘이 군색한 이유를 들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조 소집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집권 여당은 참사 원인을 같은 날 열린 광화문 촛불집회 탓, 야당 탓으로 돌리며 정쟁에 불을 지폈다. 350여명의 사상자를 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문책은 뒷전으로 미룬 채, 적반하장식 정치공세에 매달리는 태도가 몰염치하기 짝이 없다.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오전 국조 논의를 위해 만난 여야 원내대표는 결국 빈손으로 헤어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도 “(경찰) 수사에 방해가 된다”며 ‘국조 불가론’을 고집했다. 국조는 ‘수사 중인 사건의 ..

시사, 상식 2022.11.08

참사 수준의 ‘6개월 국정’과 이태원 참사의 책임

참사 수준의 ‘6개월 국정’과 이태원 참사의 책임 10일로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을 맞는다. 그간 국정은 한마디로 참사 수준이었다. 지난주 윤 대통령의 한국갤럽 지지율은 29%였다. 지지율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간의 성과와 미래 지표로서 무시하기 어렵다. 윤 대통령의 6개월 지지율 29%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24% 이후 최저치다. 이태원 참사는 지난 6개월 국정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진 않는다. 하지만 포괄적·상징적으로 연결된다. 이태원 참사가 있어서 지난 6개월이 참사 수준이라는 게 아니라, 6개월의 참사적 국정 운영이 이태원 참사와 시기적으로 맞닿아 있다. 우연으로만 보기 어렵다. 기대가 많았던 건 아니지만 지난 6개월은 너무 심했다. 무엇보다 인사가 망가졌다. 정권의 주요 길목에 검찰 때 심복들이..

시사, 상식 2022.11.08

‘청담동 술자리’ 제보자, SNS서 윤석열 대통령에 공개 질의

‘청담동 술자리’ 尹 동영상?... 박지원 “어떻게...진짜면 진짜 탄핵감” ‘첼리스트 전 남친’ 제보자, SNS서 윤석열 대통령에 공개질의 - “가게 특정, 술자리 목소리 녹취, 동영상 있으면 인정하시겠나” - 박지원 “처음엔 믿지 않았는데...제보자, 자신 있으면 공개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 김앤장 변호사들의 이른바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보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윤 대통령 술자리 목소리 녹취’ 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하나하나 껍질이 벗겨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오늘(7일) KBC 광주방송 ‘여의도초대석’ 인터뷰에서 “양파 껍질처럼 벗겨지는데 진짜 알맹이가 어떻게 될지 그건 모르지만”이라며 “제보자가 그렇게 자신이 있다고 하면 ..

‘총체적 무능·부실’ 밝히려면 국정조사 불가피하다

‘총체적 무능·부실’ 밝히려면 국정조사 불가피하다 이태원 참사를 막지 못한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 소재를 가리는 막중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경찰이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 서울소방재난본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셀프 수사’라는 불신을 떨치기 힘들다. 정치권에서는 국정조사 요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총체적인 진상 규명이 가능한 조사·수사 주체를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 다급한 112 신고에도 불구하고 경찰력 투입이 늦어진 것은, 보고·지휘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태원을 관할하는 용산경찰서장이 참사 직전까지 용산 대통령실 인근의 집회 현장을 통제하고 있었고,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의 책임자는 사고 발생 1시간을 ..

시사, 상식 2022.11.05

‘안전·보호’보다 ‘통제·단속’에 쏠린 공권력 기조 바뀌어야

‘안전·보호’보다 ‘통제·단속’에 쏠린 공권력 기조 바뀌어야 이태원 참사 뒤편에 어둡게 깔린 배경에는 국가 공권력이 국민을 대하는 근본 태도의 문제점이 자리잡고 있다. 참사 현장의 공권력 부재는 당일 집회·시위 현장에 넘쳐나던 경찰관들, 마약 등 단속을 목적으로 대거 투입된 수사인력들과 기묘한 대비를 이룬다. 공권력 행사의 무게중심이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보다 국민을 통제·단속하는 데 두어지는 그릇된 인식과 관행을, 이번 참사를 통해 심각하게 돌아봐야 한다. 참사 당일 서울 시내에서 열린 주요 집회에는 경찰 추산으로 4만명가량이 참석했는데, 집회 대응에 동원된 경찰력은 4천여명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폭력 시위가 예상되는 것도 아닌데 과도한 경찰력을 투입해 집회를 통제·관리하는 게 경찰의 해묵은 관..

시사, 상식 2022.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