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 99

우영우 ‘팰린드롬’의 메타포

우영우 ‘팰린드롬’의 메타포 드라마 에서 우영우는 처음 보는 상대 누구에게나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곧바로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같은 낱말을 나열한다. 이처럼 어느 쪽에서 읽어나가도 배열이 같은 경우를 고릿적부터 서양에서는 ‘팰린드롬’(palindrome)이라 했고, 한자권에서는 ‘회문’(回文)이라고 했다. 사례를 찾아보면 차고 넘친다. 극 중에서 우영우는 단순명사만 제시하는데, 범주는 그보다 훨씬 다양하다. ‘내 아내’와 ‘다들 잠들다’처럼 구나 절, 문장이 될 수도 있다. 소릿값이 같아도 문자에 따라 팰린드롬이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한다. 스웨덴 혼성그룹 ‘아바’는 팰린드롬이 아니지만, ‘ABBA’는 팰린드롬이다. 음소를 조합해 음절 단위..

시사, 상식 2022.07.27

사적 채용, ‘용궁’으로 가는 그들만의 하이웨이

사적 채용, ‘용궁’으로 가는 그들만의 하이웨이 용산 대통령실을 시중에서 ‘용궁’이라 부르는 건 이제 보편적인 듯하다. 애초 적잖이 썼던 ‘용와대’는 거의 사라졌다. 용궁이 처음 공개적으로 거론된 건 지난달 10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 오찬 자리였다. 윤 대통령이 당시 대통령실 명칭 공모에 올라온 ‘이태원로22’ ‘국민의집’ 등이 다 마음에 안 든다고 하자, 한 참석자가 “용산에 있으니 용궁이 어떠냐”고 했다. 우스개였다. 윤 대통령도 “궁이 들어가면 다 중국집 이름 같다”며 유머로 받았다. 대통령실은 결국 나흘 뒤 새 명칭을 정하지 않고 ‘용산 대통령실’을 당분간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권 핵심부가 우스갯거리로 한번 쓰고 만 용궁을 국민들이 널리 쓰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단 용산 ..

우린 이대로 살 순 없지 않나

우린 이대로 살 순 없지 않나 일러스트레이션 김대중 “내 몸도 그리고 내 심장도 굶주려 가네”. 백년 전, 미국 동부의 섬유 공장 노동자들은 공장주들의 짬짜미에 맞서 15%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공장주가 정부의 노동시간 제한조치에 임금 삭감으로 대응했기 때문이다. 공장주는 경찰과 법원과 함께 발끈했다. 이번에 제대로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며 총구를 닦고 몽둥이를 매만졌다. 당시 가장 힘셌던 노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장인정신”으로 무장하고 백인 남성으로 뭉친 미국노동연맹은 50여개의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민 노동자들의 파업을 냉소적으로 봤다. 게다가 여성노동자가 주도한 파업이었다. 끝내 지지하지 않았다. 세계산업노동자연맹이라는 신생 노조가 이들을 도왔다. 저임금의 배고픔도 컸지만 무시,..

시사, 상식 2022.07.27

부동산 세제개편안, 다주택자에게 압도적 세금 감면... 종부세 무력화

IMF 권고도 무색... 깎고, 깎고, 또 깎은 윤석열 정부 [분석] 부동산 세제개편안, 다주택자에게 압도적 세금 감면... 종부세 무력화 지난 2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2년 세제개편안'의 '부동산세제 정상화' 내용은 대부분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에 집중되어 있다. 종부세의 과세기준을 주택 수가 아닌 가액 기준으로 전환하면서, 기존에 다주택자에게 부과되었던 1.2~6% 세율은 0.5~2.7%로 대폭 낮아졌다. 지난해 세금 대비 올해 세금 증가 상한 비율인 세부담 상한선도, 다주택자는 300%에서 150%로 확 낮아졌다. 기본공제금액 역시 6억 원에서 9억 원까지로 높여, 다주택자들이 내야 할 종부세는 대폭 경감되었다. 언론에서 '다주택자 대거 혜택'이라 보도되는 이유다. 한편 추경호 경제부총..

시사, 상식 2022.07.26

부시·네오콘 “북은 악의 축” 주문, 2차 핵위기 부르다

부시·네오콘 “북은 악의 축” 주문, 2차 핵위기 부르다 [이제훈의 1991~2021] _33 2000년 미국 대선(11월7일)에서 ‘플로리다 검표 논란’ 끝에 연방대법원이 5 대 4로 조지 부시의 손을 들어주자, 너무도 많은 게 바뀌었다. 부시는 ‘에이비시’(ABC: Anything But Clinton)를 주문처럼 되뇌었다. 딕 체니(부통령), 도널드 럼스펠드(국방장관), 폴 울포위츠(국방부 부장관), 존 볼턴(국무부 차관보) 등 강경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은 ‘제네바 기본합의’를 “저자세 외교의 극치”라며, “우리는 클린턴과는 정반대의 대북정책을 펼 것”이라고 떠들었다. 부시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인 콜린 파월의 비서실장을 지낸 로런스 윌커슨은 이들을 “대통령 집무실의 비밀결사”(Oval Office ..

시사, 상식 2022.07.26

전두환의 신군부 뺨치는, 윤석열의 신‘검’부 정권

전두환의 신군부 뺨치는, 윤석열의 신‘검’부 정권 나의 기자 초년 시절에 이른바 ‘빅 세븐’이란 말이 있었다. 국가권력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권력직을 일컫는 말이다. 청와대 정무수석, 여당 사무총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보안사령관(현 기무사령관), 국세청장, 안기부 국내 차장(현 국정원 2차장)이었다. 국가권력의 요체는 형벌권과 조세권이다. 그 권한들을 직접 조율하고 담당하는 자리였다. 당시는 전두환 신군부 정권의 그림자가 짙던 노태우 정부 시절이라서, 청와대 정무수석이나 여당 사무총장, 보안사령관, 안기부 국내차장이 배후에서 인사권과 정보채널을 쥐고는 검찰과 경찰, 국세청의 형벌권과 조세권을 조정하고 지휘했다. 하지만 정치 민주화가 되면서 형벌권과 조세권을 공식적으로 담당하는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

반발만 키운 ‘쿠데타’ 궤변, ‘경찰국안’ 폐기가 답이다

반발만 키운 ‘쿠데타’ 궤변, ‘경찰국안’ 폐기가 답이다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등 ‘경찰 장악’ 시도에 경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데도, 정부·여당은 강압과 궤변으로 사태를 악화일로로 몰아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행안부와 경찰청에서 필요한 조치를 잘해나갈 것으로 본다”며, 집단 반발에 대한 감찰·징계 등 강경 대처에 힘을 실었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심지어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한다고 비유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직무유기이자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했다. 법적 근거도 없이 경찰국 신설 등을 밀어붙이는 정부의 행태만큼이나 몰역사적이고 비민주적인 망언들이다. 특히 ‘12·12 쿠데타’ 운운한 이 장관의 발언은 귀를 의심케 한다. 독립성과 정치적 중..

시사, 상식 2022.07.26

‘빵플레이션’이 경고하는 미래

‘빵플레이션’이 경고하는 미래 이따금 장을 보는 대형마트에서 라면이 몇 종류나 되는지 세어본 일이 있다. ‘매운맛’을 자랑하는 챔피언부터 ‘식물성’을 강조하는 도전자까지 화려한 포장의 봉지라면만 수십 종. 컵라면을 포함하면 100가지를 훌쩍 넘었다. 개당 몇백원에서 1천원대에 따끈하고 맛있는 한 끼가 되어주는 라면이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은 자연스럽다. 피자도 1만~2만원대면 여럿이 둘러앉아 한두 조각씩 즐길 수 있는 일상의 별미가 됐다. 그런데 이렇게 맛있는 밀가루 음식들이 언제까지나 ‘착한 가격’으로 우리 곁에 남을 수 있을까?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재난, 우크라이나 전쟁이 몰고 온 곡물파동을 보면, ‘그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진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밀 등 ..

시사, 상식 2022.07.26

국방부장관·통일부장관, 탈북 어민 북송 UN사 승인 사실 시인

"탈북 어민 북송, UN사 승인 받았다" 한마디에 무너진 국힘...하태경 '당황' [대정부 질문] 국방부장관·통일부장관, UN사 승인 사실 시인...태영호 의원 질의에도 같은 답변 - 탈북 어민 북송 문제 질문 드리겠다. 북송을 하려면 판문점을 통과해야 하고, 그 지역 관할권은 UN사(유엔군사령부)에 있지 않나? 그러면 UN사 승인을 거쳐야 됐던 것 아닌가? "네, 승인을 거쳐야 들어갈 수 있다." - 그러면 UN사가 당시 승인을 했나? "네, 그것은 UN사가 승인한 것으로 저희가 확인했다." - UN사가 승인을 했다고? "네, 그렇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답변하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집권여당과 다수 보수 언론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규제를 풀면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규제를 풀면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규제란 ‘작은 법’의 다른 이름이다 “임기 중 풀 수 있는 규제 다 풀겠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21일 전북 전주에 있는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해 이같이 말했다, 규제를 풀면 정말 살기 좋은 세상이 될까? 사익(private interest)을 추구하는 기업과는 달리 정부는 공익(public interest)을 추구하기 위해 존재한다.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규제를 풀어버린다면...? 미세먼지나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규제를 풀어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이렇게 규제란 ‘바람직한 경제·사회질서의 확립을 위해 정부가 개인과 기업의 활동을 제약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다. 불공정한 시장 구조를 개선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규제를 풀면 어..

시사, 상식 2022.07.25

폼페이오의 ‘중국 훼방론’

폼페이오의 ‘중국 훼방론’ 북한의 핵미사일 행보가 가파르다. 18회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핵무기의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에 따른 핵 교리의 결정적 변화다. 전통적인 응징억지 전략에 더해 전술핵 선제 사용을 공식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6월21일부터 김정은 총비서의 주재로 열린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8기 3차 확대회의에서 이뤄진 “전선부대들의 작전임무 추가 확정 및 작전계획 수정”은 이러한 구체화 작업을 강력히 시사한다. 한마디로 이는 지난 30년간 이어져온 북핵 문제 해결 노력이 무위로 끝났음을 의미한다. “2006년까지만 해도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여러 차례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핵 보유를 막는 데 실패했다. 이는 하나의..

시사, 상식 2022.07.25

고금리에 역대급 ‘이자 잔치’, 은행 사회적 책임 다해야

고금리에 역대급 ‘이자 잔치’, 은행 사회적 책임 다해야 주요 금융그룹들이 올해 상반기에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렸다. 초저금리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가계대출이 폭증한 상태에서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이자 이익이 급증한 데 힘입은 것이다. 서민들이 고물가·고금리에 신음하는 사이에 은행들은 손쉬운 ‘이자 장사’로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케이비(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8조96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0.8%나 증가했다. 케이비·신한금융은 나란히 2조7천억원대, 우리금융은 1조7천억원대의 순이익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냈다. 하나금융(1조7천억원대)은 대손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요인 탓에 1.4% 줄었으나 핵심 이익은 역대 최대였다. 금융그룹들이 ..

시사, 상식 2022.07.25

‘경찰 장악’ 예고편 보여준 총경회의 참가자 징계

‘경찰 장악’ 예고편 보여준 총경회의 참가자 징계 전국의 경찰서장(총경)들이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등에 반대하는 회의를 열자, 경찰청이 이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하고, 현장 참석자 56명에 대한 감찰 및 징계에 착수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서장 회의를 “부적절 행위”로 규정했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에는 귀를 막더니, 이제는 인사권을 동원해 논의 자체를 봉쇄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에는 온·오프라인으로 총경급 189명이 참여했다. 행안부가 경찰을 직접 통제하기 위해 속도전을 펴자, 이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이들은 “경찰국 설치와 지휘규칙 제정 방식의 행정통제는 역사적 퇴행”이라며 ..

권성동 대표연설 “우린 무능합니다” 선언한 것

권성동 대표연설 “우린 무능합니다” 선언한 것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현재의 경제위기는 문재인 정부가 발목을 잡은 때문이라고 말했다. 집권 여당의 대표 직무대행에다 원내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명실공히 여당 1인자의 입에서, 미래비젼이 아니라 과거정권 탓으로 현재의 난국에 대한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다. 우선 야당이라면 1인 2역이 아닌 3역인들 특별할 게 있겠는가? 물론 야당이라도 수권 정당을 표방하면 그에 맞는 능력과 비전을 보여주고 제시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그리고 지금도 우리 야당들은 밤낮으로 집권당만 물고 늘어지면 그만이기 때문에, 혼자서 대표, 원내대표, 사무총장을 한다 해도 이상할 것이나 힘들어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집권당은 다르다. 설령 의석수가 50석에..

시사, 상식 2022.07.22

블룸버그 혁신지수1위 韓, '부도 가능성 국가'로?…尹정부 경제정책 문제없나

블룸버그 혁신지수1위 韓, '부도 가능성 국가'로?…尹정부 경제정책 문제없나 블룸버그, 국가 부채 취약성 높은 50개 신흥국에 한국 포함 최배근 교수 "韓, 아프리카·중남미·중동 개도국들과 같은 취급 받은 것" 학계·정치권서 尹정부 경제정책 지적 이어져…"이명박정부 정책과 똑같다" 블룸버그 통신이 한국을 파산, 혹은 부도 가능성이 높은 50개 국가에 포함시켰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물가상승·경기침체 위기감과 맞물리면서 더욱 불안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7일(현지시간), 스리랑카에 이어 일부 신흥국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50개 신흥국의 부채 취약성 순위를 정리한 표를 함께 첨부했다. 이 표에서 한국은 47위로 평가돼 있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