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 92

플랫폼, 규제와 진흥의 줄타기

플랫폼, 규제와 진흥의 줄타기 아파트 정문이 내려다보이는 집에 살다 보니, 저녁의 한적함을 잊은 지 오래다. 치킨, 피자, 족발 등을 배달하는 오토바이가 끊임없이 붕붕거리며 드나든다. 주말엔 ‘아점’부터 야식 배달까지 한층 기세를 올려, 모처럼 펴든 책을 덮게 한다. 당연한 듯 인도에 올라와 스치듯 지나가고, 주행 중인 차 앞으로 머리를 들이미는 배달 오토바이에 깜짝깜짝 놀란다. ‘소음 적은 전기오토바이로 교체하고, 속도제한기까지 달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혼자 생각해본다. 이런 불편이 디지털 플랫폼 산업이 만들어내는 ‘외부효과’일 텐데, 주문 플랫폼, 배달 플랫폼, 음식점 주인, 배달 노동자 가운데 누굴 붙들고 따져야 할지 모호하다. 소음 같은 성가심이야 참고 넘어간다지만, 그러기 어려운 사람들이 ..

시사, 상식 2022.03.16

윤석열 시대의 갈등의 점화 장소

윤석열 시대의 갈등의 점화 장소 이번 대선은 최악의 비호감, 네거티브 선거로 불렸지만, 흥미롭게도 유권자들의 냉담이 아니라 뜨거운 대결이 벌어졌다. 윤석열 후보 쪽의 각종 도발과 그에 대한 반발이 맞서는 구도가 형성되면서, 한국 사회 심층 균열들이 정치의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반페미니즘, 여성가족부 폐지, 멸공, 선제타격, 120시간 노동, 최저임금 조정 등, 밈과 말을 툭 던지면, 세대, 젠더, 평화, 노동 등 핵심 이슈에서 거대한 갈등구조가 솟구쳤다. 이러한 사회 균열들의 정치화는 우리 사회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목이 요구된다. 담론 투쟁 측면에서 가장 폭발력 있었던 것은 단연 세대 이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세대포위론’을 전략으로 내세우며, 노인..

이명박 사면, 법치 훼손하고 제 편 챙기는 게 통합인가

이명박 사면, 법치 훼손하고 제 편 챙기는 게 통합인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6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하는 자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윤 당선인은 이 전 대통령을 사면 요청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견지해왔다”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국민 통합과 화합의 계기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대선을 통해 민심의 분열이 극명하게 드러난 지금, 국민 통합이 우리 정치가 추구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뇌물 수수 등 중대 부패범죄로 사법적 단죄가 매듭지어진 전직 대통령을 풀어주는 것이, 윤 당선자가 이 시점에서 국민 통합을 위해 다른 모든 사안을 제쳐놓고 해야 ..

시사, 상식 2022.03.16

'유리천장지수' : OECD 29개국 중 한국은 10년 연속 최하위

윤석열 당선인 눈엔 '10년 연속 꼴찌'란 이 성적표 안 보이나 '여성가족부 폐지' 논란... 영국·프랑스 등에도 독립부처로 존재, 갈수록 필요성 강조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자신의 대선공약인 '여성가족부 폐지'에 대해 "이제는 (여가부란) 부처의 역사적 소명이 다하지 않았느냐. 더 효과적으로 불공정·인권침해·권리구제 등을 위해 더 효과적인 정부조직을 구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 대다수 국가에는 성평등 정책 추진기구가 독립부처로 설치되어 있어, 그의 말대로 여가부가 정말 역사적 소명이 다했는지 의문이다. 여가부와 같은 성평등 정책 독립부처 있는 국가, 전세계 160개국에 달해 ▲ 2020년 기준 성평등 추진기구를 설치한 국가는 194개국이고 이..

시사, 상식 2022.03.15

제주도민 죽인 군인, 도민들이 응징했다.

제주도민 죽인 군인, 도민들이 응징했다 [김종성의 히,스토리] 창살 안에 갇힌 4.3 학살 책임자 박진경 추도비 ▲ 4·3 관련 단체와 도내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10일 오후 제주시 한울누리공원 인근 도로변에 있는 박진경 추도비에 '역사의 감옥에 가두다'라는 제목의 감옥 형태 조형물을 설치했다. 사진은 11일 오전 감옥 형태 조형물이 설치된 박진경 추도비의 모습. 2022.3.11 ⓒ 연합뉴스 4·3사건(4·3항쟁) 72주년을 맞게 될 제주에서 상징적인 의식이 거행됐다. 제주도민들을 학살하고도 버젓이 제주에 추도비가 세워졌던 박진경의 추도비에 감옥 창살을 씌우는 시민들의 의식이었다. 지난 10일 있었던 일이다. 정부에서 공식 인정한 4·3 희생자는 1만 4천 명 정도이지만, 실제로는 3만 정도라는 게..

‘대장동 의혹’ 수사, 검찰 아닌 특검에 맡겨야

‘대장동 의혹’ 수사, 검찰 아닌 특검에 맡겨야 대선은 끝났지만 윤석열·이재명 후보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여러 의혹에 대한 수사는 완료되지 못한 채 검경과 공수처의 손에 남아 있다. 이 의혹들은 선거전의 열띤 분위기 속에 감정 섞인 정쟁거리로 활용된 측면이 있었을지언정, 법치와 공정의 원칙상 선거가 끝났다고 대충 덮고 넘어갈 성질은 아니다. 특히 대장동 관련 의혹의 경우, 여야 모두 선거운동 과정에서 특별검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주장한 만큼, 각자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는 13일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 “부정부패 진상이 확실히 규명될 수 있는 어떤 조치라도 해야 한다. 꼼수 없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검 추진을 명확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부정도 하지 않은 셈이다..

푸틴의 우크라 침공 진짜 의도는 따로 있다

푸틴의 우크라 침공 진짜 의도는 따로 있다 러시아 생존과 직결되는 '지정학 완충지대'에 대한 종교적 신념...무리한 전쟁 감행해 부메랑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왜 2월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까. 이로 인해 국제사회의 공적 1호가 되고, 또 러시아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혹독한 경제제재를 받게 될 것을 잘 알았을 텐데 말이다. 미국과 서방이 금융에 이어 에너지 수출마저 막으면서, 러시아 경제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주목되는 것은 서방은 물론 국제사회 모두가 푸틴과 러시아에 싸늘하다는 사실이다. 유엔총회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3월2일 채택했다. 전체 193개 회원국 중 181개국이 표결에 참여해, 141개국이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러시아..

시사, 상식 2022.03.14

대만 언론 보도의 진실 : 미신과 논문 표절, 사기 행각 보도

연예인급 미모? 한국 언론 극찬 ‘대만 김건희 기사’ 찾아보니 정치 한류? 미신과 논문 표절, 사기 행각 보도한 대만 매체 대만 언론 ‘김건희 성형 수술, 과거 사진 게재’ 김건희, 논문 표절, 업무 사기 등 흑역사 많다고 보도 13일 국내 언론은 대만에 윤석열 당선인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배우자 김건희씨가 연예인급 외모로 대만 야후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내 언론은 “대만 현지 매체는 김 여사에 대해 “연예인급 미모를 가졌다”, “남다른 애교 포인트”, “외모가 대단하다”, “한류스타 못지 않은 미모” 등이라고 칭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는 “대만서 ‘정치 한류’…尹 당선에 김건희 실검 1위 찍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지 매체는 “연예인급 미모를 가졌다” “한류스타 못지 ..

"나는 돈은 알아도 드는 돈은 모른다"

부동산 계급투표? 제인 오스틴(1775~1817)의 소설은 당대 시대상을 잘 묘사한 것으로 유명하다. 여기엔 기존 체제의 폐허 위에 자본주의가 세워지고 있었다는 것도 포함된다. 두 체제가 교차하는 시기에 등장한 오스틴의 소설이 자본주의 특유의 인간상, 그리고 인간관계의 본질을 기막히게 잡아냈다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비교’의 관점을 쉽게 가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자본주의는 공기와 같다. 평소 우리는 자본주의가 무엇인지를 거의 느끼지 못하고 산다. 이나 같이 200년 넘은 작품이 오늘날에도 현실성을 갖고 새삼스러운 놀라움을 주는 것은 바로 그래서일 것이다. 토마 피케티는 경제학자로서는 매우 드물게 이런 점에 천착해, 자신의 세계적 히트작 에서 오스틴이나 발자크 같은 이들의 작품을 적..

시사, 상식 2022.03.14

패권경쟁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패권경쟁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우크라이나와 대만은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이 부딪치는 지정학적 단층선 위에 놓여 있다. 양 세력의 이익권이 겹치는 지정학적 중간 지대에 위험성이 상존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무력 충돌이 언제나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다. 구조의 압력 속에서도 행위자의 냉철한 대응과 관련국 간의 제도적 대비로 충돌을 회피할 수 있다. 패권국인 미국 입장에서 동유럽의 우크라이나와 동아시아의 대만은 ‘패권 도전국’인 러시아·중국의 세력 팽창을 막기 위한 교두보이자 주요 전략 수단이다. 반면에 도전국의 입장에서는 현상을 수정하기 위한 돌파구이다. 중간국이 이러한 강대국들의 논리에 휩쓸리게 되면 패권경쟁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중간국이 완충지대로서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가 ..

시사, 상식 2022.03.14

‘디바이드 앤드 룰’과 이준석

‘디바이드 앤드 룰’과 이준석 ‘디바이드 앤드 룰’(divide and rule)은 분할해 통치하는 것을 뜻한다. ‘분할 지배’라고도 한다. 로마제국 때부터 있었다. 지배층이 피지배층의 민족·종교·경제적 이해 등을 이용해 내부 분열을 일으켜 지배를 쉽게 하는 전략이다. 제국주의 국가의 식민지 지배에서 많이 활용됐다. 디바이드앤드룰의 잔재는 상처를 낳는다. 영국이 종교를 이용해 인도와 파키스탄을 분할 통치한 뒤, 두 나라는 전쟁과 핵무기 경쟁으로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아랍에서 수니파와 시아파의 끝없는 전쟁, 르완다에서 후투족과 투치족 간의 대학살도 마찬가지다. 식민 지배를 겪은 우리나라 역시 그랬다. 3·1운동을 계기로 ‘무단 통치’의 한계를 알게 된 일제가, 1920년대 내놓은 ‘문화 통치’ 역시 디바..

시사, 상식 2022.03.14

공수처, 스폰서 검사 김형준 기소...73년 만에 깨진 檢 기소독점권

공수처, 스폰서 검사 김형준 기소...73년 만에 깨진 檢 기소독점권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 넘겨...출범 이후 첫 사례 향응·1000만원 금품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 인정 재판 유무죄 여부...공수처 공소유지 역량 시험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른바 ‘스폰서 검사’로 불리던 김형준 전 부장검사를 재판에 넘겼다. 이는 공수처 출범 이후 14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김 전 부장검사를 기소한 데 따라, 73년간 이어져 온 검찰의 기소독점권이 깨졌다. 공수처는 김 전 부장검사를 1000만원대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뇌물 공여자인 옛 검찰 동료 박모 변호사도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 전 부장검사가 박 변호사로부터 2016년 3~4월 93만5000원 상당의 향응을 접대받고..

"천궁-II · K2 전차 · 레드백 성능 입증...역사상 최대 해외사업 기대"

"천궁-II · K2 전차 · 레드백 성능 입증...역사상 최대 해외사업 기대" K방산 기상도 올해도 '맑음' 러, 우크라 침공으로 세계 안보 불안 고조 여러국가와 프로젝트 논의...성과 나올 것 * K9 자주포(위쪽 사진)와 전투장갑차 레드백. [헤럴드DB·한화디펜스 제공] ‘K-방산’의 기상도는 올해도 맑음이다. 이미 K-방산은 올해 들어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천궁-Ⅱ(MSAM-Ⅱ)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과, 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 계약 체결 등, 잇단 낭보를 전해왔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전 세계적인 안보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오히려 한국 방산업계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UAE 진출을 통해 그동안 국방 선진국들이 선점해온 최첨단 복합무기체계인..

이코노미스트, 문대통령의 역대급 지지율, 임기 말에도 지속되는 이유...성공적 리더십-폭발적 경제성장-세계적 문화융성

이코노미스트, 문대통령의 역대급 지지율, 임기 말에도 지속되는 이유...성공적 리더십-폭발적 경제성장-세계적 문화융성 세계가 놀란 문재인 대통령의 역대급 국정지지율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말에도 변함없이 40%대의 역대급 국정수행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전직 대통령들의 경우 임기말 국정 수행 지지율이 30%를 넘는 경우는 아무도 없었다. 가장 높았던 노무현 대통령이 27%였다. 다음으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전자정보강국 등 최고의 국정성과를 올렸던 김대중 대통령도 24%에 그쳤다. 다음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였고, 외환위기를 맞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한자리수인 6%로 추락했다. 국정농단으로 탄핵받아 물러났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저인 4%에 불과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촛불혁..

오마이팩트가 본 윤석열, 후보 중 '거짓' 판정 최다

오마이팩트가 본 윤석열, 후보 중 '거짓' 판정 최다 [20대 대선 팩트체크 결산] 발언 12건 모두 '거짓'이나 '대체로 거짓', '새빨간 거짓'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당선인이 제20대 대선 기간 오마이뉴스 팩트체크 결과, 대선 후보 4명 가운데 '거짓' 판정을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마이뉴스 팩트체크 코너인 는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제20대 대선 관련 발언이나 루머 42건을 검증했다. 윤석열 당선인 발언의 경우 지난 6월 29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모두 12건을 검증한 결과, '거짓' 판정이 9건이었고, '대체로 거짓'이 2건, '새빨간 거짓'도 1건 있었다. 윤 후보가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국민의힘 캠프 차원에서 나온 발언 3건에서도 '대체로 거짓' 판정 2건, '사실반 거짓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