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규제와 진흥의 줄타기 아파트 정문이 내려다보이는 집에 살다 보니, 저녁의 한적함을 잊은 지 오래다. 치킨, 피자, 족발 등을 배달하는 오토바이가 끊임없이 붕붕거리며 드나든다. 주말엔 ‘아점’부터 야식 배달까지 한층 기세를 올려, 모처럼 펴든 책을 덮게 한다. 당연한 듯 인도에 올라와 스치듯 지나가고, 주행 중인 차 앞으로 머리를 들이미는 배달 오토바이에 깜짝깜짝 놀란다. ‘소음 적은 전기오토바이로 교체하고, 속도제한기까지 달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고 혼자 생각해본다. 이런 불편이 디지털 플랫폼 산업이 만들어내는 ‘외부효과’일 텐데, 주문 플랫폼, 배달 플랫폼, 음식점 주인, 배달 노동자 가운데 누굴 붙들고 따져야 할지 모호하다. 소음 같은 성가심이야 참고 넘어간다지만, 그러기 어려운 사람들이 ..